한국과 인니는 가치관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니, 당연히 상업적인 마인드도 다릅니다.
1. 상하 관계 - 동등한 관계
한국은 손님이 왕이라는, 언제부터 형성됐는지 모를 요상한 규칙이 보편화 되어, 판매자와 구매자가 마치 귀족과 천민처럼 상하 계급이 존재하는 괴상한 판이 됀지 오랩니다.
인니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비즈니스 거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 동등한 관계지요.
그래서 인력거나 미용실과 같이 손님을 앉혀 놓고 장사하는 업종의 경우, 손님이 없으면 일하는 사람이 그 좌석에 앉아서 쉬는 게 보편적입니다.
한국물(?) 아직 덜 빠졌던 인니 생활 초기에는 그게 얼마나 건방져 보였던지요.
가만 생각해 보면, 그게 왜 내가 기분 나빠할 일인지 정당한 이유가 없는데 말이죠.
아, 손님 자리에 앉지 않고, 손님을 아주 정중히 받드는, 한국의 상점들 같은 곳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곳은 아주 비싸고, 손님들의 신분도 정중히 모심을 받을만큼 중요한 사람들이 가는 장소입니다.
한국처럼 싼 곳에 온 주제에 개나 소나 도가 넘는 친절을 당연하다는듯이 요구하지 않습니다. ㅎㅎ
2. 책임 - 안책임
한국에는 파는 물건이 떨어지면 '죄송하다'는 개념이 있습니다.
그 물건을 사러 온 사람에게 헛걸음하게 해서 미안하다는 뜻이겠지요.
즉, 물건을 떨어지지 않게 준비하는 게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물건이 떨어지면 손님도 '뭐 이딴 식으로 장사하냐'고 불쾌해하지요.
인니에는 그런 개념이 없을 뿐더러, 그다지 신경 쓰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물건이 떨어질 수도 있고 그 게 꼭 내 탓은 아니지 않느냐는 태도입니다.
손님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요.
그래서 인니 소매점은 장사를 참 속편하게 하는 거 같습니다.
재고 짊어질 리스크 없이, 떨어지면 들여놔도 되니까요.
물론 편의점처럼 검증된 상품관리 시스템을 적용하는 업소의 경우는 물건이 떨어지는 일이 적습니다. (없진 않음. 관리 시스템이 아무리 좋아도 운용하는 건 사람이니까.)
떨어지면 죄송하다는 안내문도 붙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는 아직까지 물건 떨어지는 걸 심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