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라톤과 따만 사리(일명 물의 궁전)는 베짜로 나서 봤다.
소스로 위자야 거리에서 걸어서 30분 거리, 걸어갈 만 하지만 한 번 쯤 타보는 것도 좋겠다 싶다.
(인니의 거리 대부분은 보행자에게 매우 불친절하다.)
베짜 기사 (뚜깡 베짜 Tukang Becak 혹은 쁭운디 Pengundi라고 함)들은 거의 대부분 나이 들고 말라서, 한국인 정서로는 약간 거부감이 든다.
일찌기 고용인 관계라던가 금전적인 계약 관계에 익숙한 서양인들과는 달리, 한국 특유의 경로우대나 사람 위에 사람 없다는 정서 때문이랄까.
작심하고 담배도 한 대 꼬나 물어본다.
뒤에서 밭은 기침 소리가 들린다.
개망종 짓을 하지만 그래도 사과는 해야지.
" 쓰미마셍." 이라고. -ㅂ-
구도 따윈 없다.
그냥 몇 발짝 뒤로 가더니, 툭툭 찍는다.
얼굴만 제대로 나오면 그게 사진 찍어준 건가 보다.
하반신 자르는 것도 아니고 무릎에서 뚝 자르다니... -_-;
이나마도 자기가 찍어 주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한 거다.
영어로 멋지게 설명을 해야 존재 가치가 올라가는데, 그냥 인니말로 해도 되는 손님이니, 어떻게든 가치를 높이려고 그런 걸까?
뒷배경에 보이는 베이지색 건물이 현재 술탄 집무실이랜다.
끄라톤의 볼 꺼리 중 그나마 유니크 한 것들이다.
인니에서 가전은 엘지가 꽉 잡고 있지만, 그게 한국제인지는 그렇게까지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
서양 배우에 영어 써가며 선전하는데, 어떤 한국적 특징도 찾을 수 없다.
거의 모든 일본 브랜드들이 기모노나 사쿠라, 혹은 경품으로 일본 여행을 제공하거나, 심지어 대놓고 제품 포장에 커다랗게 일본어로 상품 명을 병기한 것과 대비된다.
일본은 문화도 끼워 팔지만, 한국은 물건만 판다고나 할까?
기업이 돈이나 잘 벌면 장땡이지 무슨 국위선양까지 요구할 거 있나.
기업에게 이윤은 곧 존재 이유요, 국가마저도 그 후위에 있다.
글로벌은 곧 탈국가, 그 애매한 애국심이라는 단어는 마케팅에나 적당히 써먹을 단어다.
뭐, 그냥 그렇다는 얘기다.
나도 별 불만 없다.
가끔씩 국내 신문에, ' 국위선양을 위해 머나먼 타국 땅에서 땀흘리는 어쩌구 저쩌구.' 라는 낯바닥에 꿀 쳐바르는 짓만 제외하고는.
뭐 이제쯤 되서는 놀랍지도 않다.
하긴, 왕도 콜라나 컵라면 정도는 드실 수도 있겠지.
하멩꾸 부워노 7세의 가마다.
그냥 뜬금없이 소싯적에 즐겨하던 컴퓨터 게임 하드볼이 떠올랐다.
이 정도가 볼거리의 다다.
건물이 독특한 것도 아니고, 전시물이 많거나 귀한 것도 아니다.
이제 뭐 할거냐 가이드가 묻길레 따만 사리 갈거라고 했더니, 눈을 반짝 거리며 (정말로 반짝 거렸다. ㄷㄷㄷ) 자기가 안내해 줄 수 있다고 한다.
괜찮다, 그냥 가까우니 걸어갈란다, 했더니 제법 실망하는 눈치.
그러고서 지나가듯 족자 바띡 Batik(인니 전통의 염색기법, 혹은 그 전통 문양)의 바지나 사러 미로틱에 갈 거라고 했더니, (실수였다. -_-;;) 다시 눈이 두 배로 반짝반짝 한다.
기어이 왕궁 내부에 있는 기념품 가게로 끌려가서 바지 한 벌 샀다.
천 질이 좋기는 한데... 비싸다.
시세보다 50% 정도는 비싸게 샀다는 느낌이다.
수고비로 얼마나 드리면 되겠냐 했더니, 알아서 달란다.
2만 루피아 줬다. 기념품 가게에서 커미션 나올 것까지 치면 제법 짭짤하리라.
내 생각엔 만 루피아 정도도 박하진 않을 것 같다.
입장료가 만 루피아인데 가이드 팁을 2만 루피아, 나도 참 웃기는 금전감각을 가졌다.
' I Love Jogja' 라는 티를 입은 사람들이 종종 눈에 뜨인다.
아저씨, 아저씨는 족자를 사랑할지 몰라도, 족자는 아저씨를 사랑하지 않아요.
아저씨 지갑을 사랑할 뿐이지요.
그 티를 입는 것은, ' 저는 관광객이니 호객 마구마구 해서 벗겨먹어 주세요.' 라는 뜻이나 다름없어요.
지도 보고도 찾아가기 힘들어서 4번 정도 물어물어 가야 했다.
길 찾기 쉬워서야, 걸어서 5분 거리까지 베짜 타고 갈 사람이 있겠나.
이런 것도 다 인니식 ' 좋은게 좋은 거, 다 같이 먹고 살자.' 정서가 아닐까 별걸 다 의심해본다.
멀리서 봤을 때는 맞게 찾아 온 건가 반신반의 했다.
여기도 내국인은 공짜다.
입구를 지키고 있는 정식 직원도 아니고 그냥 후줄그레 평상복에 가이드나 붙어 먹어 볼까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당연하고, 당당하게, 외국인은 표를 사라고 막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KITAS를 매표 창구에 내밀었다가, 잔말말고 외국인은 돈 내라는 쪽만 당했다. ㅋㅋ
푼돈 가지고 째째하게 뭘 그러냐는 듯 째려보더니 창구에 붙은 7,000 루피아라는 종이 부분을 툭툭 친다.
여행 중 매표소 직원들 가운데 가장 싸가지 없던 아저씨다.
어이, 아저씨. 난 공부하면서 7천 루피아 짜리 밥으로 끼니 떼워가며 생활했다고.
내 7천 루피아에서 아저씨 돈 1원 한 푼이라도 갈취한 거 있어?
그나마 바닥 청소는 제대로 하는지, 바닥 여기저기에 흙이 보인다.
나 사는 아파트 수영장도 사흘에 한 번씩 물 갈고 청소하는데... -_-;
나무침상인거 보면 저 아궁이 같은 것이 불 떼는 곳은 아닐거 같은데...
그 높다란 담 위로 일반 가정집들이 보인다.
십자 무늬가 유독 눈에 띈다.
이 곳에서 술탄이 목욕하는 후궁들을 내려다 보다가 그 날 밤 상대를 간택했다나 어쨌다나 하는.
그나저나 여기까지 그 좁다란 다락 계단을 올라와서 골랐다니, 왠지 모냥 빠진다.
이런 걸로 국민 수준 평가하는 것은 백 번 옳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한글 낙서는 없었다.
한국 여행객 수준이 높아서라기 보다, 아직 덜 와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유럽 가서도 낙서하는데, 이렇게 좋은 판에 안 할 리가 있나.
경제 수준과 국민 수준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봐도 왕이 사용했다고 보기엔 참 거시기 하다.
외려 죄수 가두는 탑처럼 보인다.
아직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정말 화보 촬영이라도 하나 생각했었다.
아니다. 조명판, 보조 라이트도 없는 화보 촬영이 어딨나.
웨딩촬영을 해도 따라 붙는 건데.
한국인 관점으로 봤을 때 참 낯 두껍다 싶을 정도로, 무지무지 진지하게 '그냥' 사진 찍는 것일 뿐이다.
취하는 포즈며 표정이 하도 진지해서 화보 촬영이라 착각이 드는 거다.
이 곳 저 곳 다니면서 자주 보게 됐다.
심지어 멋진 경치 배경 삼아 휴대폰으로 셀카 찍는다고, 한 자리에서 이 표정, 저 각도 바꿔가며 삼십 방도 넘게 (절대 과장 아님) 찍는 여자도 봤다.
그냥 별 생각 없이 하는 양을 보고 있자니, 사진 찍으려는데 배경 가려서 내가 기다리는 건 줄 알고, 비켜주기도 한다.
(뭐, 인사치레라도 미안하다는 소리 따위는 없다.)
애꿎게 두어 장 더 찍고, 바로 뒤 후궁들 쓰는 건물로 들어갔다.
저게 도대체 뭐냔 말인가?
후궁이 쓰는 건물, 바로 옆은 목욕탕, 하지만 도대체 연상되는 것이 없다.
일반인이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간다?
누군가의 여행기에 있었던 대로, 따만 사리의 뒷마당 공간은 그냥 마을 사람들 지나다니는 길의 일부였다.
지키는 사람도 없다.
저 중 한 골목은 빠사르 응아슴 Pasar Ngasem (새시장)으로 통한다.
내국인에게는 돈 안받을 만도 하다.
여기도 역시나 양쪽으로 레스토랑이나 기념품 가게가 있기는 하지만, 그다지 떠들썩 하지도 호객을 성의있게 하지도 않는다.
하긴, 따만 사리의 압도적인 별 거 없음에 실망한 관광객에게 호객해봤자 좋은 대응 있겠나.
터널 일부는 훌륭한 오토바이 주차고로 활용되고 있다.
저 표지 없었으면 나도 직진했을 거다.
개방하지 않기 때문에 울타리 너머로 사진만 살짝.
하지만 이 쪽 루트는 비공식적인 은근한 감시의 눈길이 보고 있다.
저 가판의 아저씨는 할 일 없어 저기서 저렇게 노닥거리는 거 아니다. ㅋㅋ
얼굴을 기억해 둬서 그런 것인지 표 보여 달라거나 제지하지 않는다.
그나저나 현지인 집들도 1, 2 년 마다 한 번 쯤은 새로 칠하는데, 여긴 입장료까지 받아 쳐먹으면서 어째 관리 상태는 상당히 부실하다.
올 때는 만 5천 루피아에 왔는데, 돌아 갈 때는 2만 루피아 이하로는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다.
여기서부터 소스로 위자야 거리까지는 줄곧 오르막이라나?
어쨋든 2만 루피아에 타고 가다 문득, 바양카라 거리 Jalan Bayangkara (말리오보로 거리와 평행한, 소스로 위자야 거리 맞은 편과 이어지는 거리) 변에 있다는 중국식당이 생각났다.
전날 밤 같이 맥주 마시며 알게 된, 우게엠 UGM (국립 가자마다 대학 Universitas Gajah Mada) 에서 공부한다는 호주 청년이 가르쳐 준 곳이다.
마침 점심 때, 오랜만에 돼지고기나 먹어 볼까나 하고 베짜 기사에게,
" 소스로 위자야 거리 근처에 중국식당 있다는데 아냐?"
하고 물었다.
베짜 기사는 잠깐 머리를 굴리더니 안다고 한다.
젠장, 1년을 살았으면서 아직도 이런 실수를 하다니. -_-;
인니인들은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일에는 어지간하면 모른다, 아니다 같은 부정적인 대답을 하지 않는다.
(책임져야 하는 대답은 어지간하면 무조건 모른다고 한다. 의견이나 추측 따위도 일절 말 하지 않는다.)
그러고서 나를 데려다 놓은 곳은, 소스로 위자야 거리에서 가깝다고 하기엔 절대로 무리인, 찌레본 Cirebon 이라는 식당이었다.
중국 식당인데 이름이 찌레본? (찌레본은 인니 지명 중 하나)
" 정말 맞냐? 왜 이름이 찌레본이냐?"
그랬더니,
" 식당 주인이 중국계다. 여기 맞다."
그렇게 말하는 베짜 기사의 뒷배경으로 시장통에 주욱 늘어선 베짜들이 보인다.
그렇다. 이곳은 베짜들이 손님 태우려고 진 치는 '목' 중의 하나이며, 원래 내가 가기로 했던 곳에 절반도 안되는 거리에 위치한 곳이며, 그러면서도 중국음식을 하는 중국식당은 아니지만 중국계가 운영하는 중국식당이 옆에 있는 곳이다.
인니 상도덕상, 베짜 기사는 사기를 친 것이 아니다.
스스로 (상대방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변명거리가 있다면, 그것은 거짓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중국식당'은 중국 음식을 하는 식당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냐는 명제는 소용 없다.
중요한 것은 빠져나갈 핑계니까.
어차피 이 걸로 시비가 붙으면, 난 그런줄 알았다고 딱 잡아 뗄 핑계거리.
그 천연덕스러운 면상에 마주 웃으며,
" 그럼 거리는 절반도 안되니, 돈은 만 루피아면 주면 되겠네."
했더니, 얼굴이 살짝 굳으며 대답한다.
" 안된다. 나는 네가 말한 대로 중국식당에 데려다 주었고, 이 곳도 충분히 먼 곳이다. 여기서 조금만 걸어가면 소스로 위자야 거리다."
조금만 걸어가는게 15분 거리냐?
어차피 근처에 베짜 기사들 우글우글, 더 따져봐야 좋을 일 없다.
2만 루피아 받아 드는 표정이 해맑기도 하다.
너 임마, 그거 한국에선 사기나 다름없는 짓이야.
어쩌랴, 여긴 인니인걸.
이유(핑계)를 댈 수 있는 모든 행위는 기만이 아닌 곳인걸.
오직 계약서(증거)만이 내 권리를 보호해 줄 뿐이다.
* 끄라톤, 따만 사리 적극 비추합니다.
여행은 사람마다 다른 법이라 저도 어지간하면 비추하지는 않지만, 도무지 아무리 의미를 두고 싶어도 그 정도의 의의가 없는 곳입니다.
짧아도 꼬박 반나절은 잡아 먹히는 곳인데, 이 정도면 어지간한 코스 하나 (보로부두르 라던가)는 충분히 소화할 시간입니다.
그래도 이 먼 곳에 왔는데 가봤다고 자랑은 해야지 라고 생각한다면 굳이 말리진 않겠습니다.
딱 그 정도.
차라리 공연이 펼쳐지는 오전 10시에 맞춰서 간다면 그나마 의미를 좀 찾을 수 있겠지 싶습니다.
아, 순수한 제 개인적인 의견 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같은 사물도 보는 사람마다 틀리니까요.
** 소스로 위자야에서 갈 때는 한 번 쯤 베짜 타보는 것도 좋습니다만, 돌아올 때는 별롭니다.
위에도 말했다시피 오르막이기 때문에, 베짜기사가 가끔씩 베짜에서 내려서 헐떡 대며 밀고 올라 가는데 기분 좀 거시기합니다.
어차피 베짜라는 물건이 풍경 둘러보며 여행 기분 내는 것입니다만, 족자는 거리가 그다지 보기 좋지도 않은데다 매연과 햇빛도 불쾌하구요.
차라리 오젝 Ojek (오토바이 택시)을 권합니다.
따만 사리에서 소스로 위자야 거리까지 처음엔 3만 부르지만 흥정 잘 하면 베짜와 같은 가격인 2만까지 가능합니다.
(통상적으로 그 정도 거리면 만 루피아면 충~분하고, 만 5천 루피아면 너무 후한 가격입니다만, 다 안다고 아무리 얼러도 차라리 안팔면 안팔았지 외국인에게는 죽어도 그 가격엔 안해주더군요. ㅋㅋ)
*** 가이드가 당신에게 권하는 모든 것은 돈이 목적입니다.
그리 유쾌하진 않겠지만 진실입니다. (산타클로스는 네 아빠란다 랄까...)
끄라톤 내 기념품 가게 역시 그렇죠.
어차피 말리오보로 거리 시장도 외국인에게 비싸긴 마찬가지겠지만, 끄라톤 기념품 가게는 비싸도 너무 비싸요.
물론 질은 좋은 편이고, 정찰제니까 번잡한 거 싫어한다면 이용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음...
**** 끄라톤에서 따만 사리 가는 길은 좀 찾기 어렵습니다.
따만 사리 앞에 당도하게 되면, ' 엥, 이런데 이렇게 있는 거냐?'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겁니다.
" 따만 사리" 혹은, " 워터 캐슬" 이라고 하면 다들 알아 들으니, 물어물어 찾아 가시길 권합니다.
친절하게 활짝 웃으며 설명해 주는 사람까지는 드물지만, 그럭저럭 손짓으로 가르쳐 주긴 합니다.
***** 따만 사리 뒷문 이용하고 싶다면 빠사르 응아슴 쪽에서 공략하시길.
그 쪽에서 길 물어보면 뺑 돌아가야 하는 정문보다는, 그냥 뒷문 이어지는 길 가르쳐 줄 가능성이 큽니다.
현지인들에겐 ' 정문으로 돈 지불하고 들어가야 하는 곳' 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을 곳일 테니까요.
위에 사진에 나와 있는 정문 옆 골목은 아무래도 위치가 위치인데, 그냥 둘 리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뒷문이 됐던 공짜가 됐던 권하고 싶진 않습니다.
돈은 커녕 시간도 아까운 곳이라서요.
소스로 위자야 거리에서 걸어서 30분 거리, 걸어갈 만 하지만 한 번 쯤 타보는 것도 좋겠다 싶다.
(인니의 거리 대부분은 보행자에게 매우 불친절하다.)
베짜 기사 (뚜깡 베짜 Tukang Becak 혹은 쁭운디 Pengundi라고 함)들은 거의 대부분 나이 들고 말라서, 한국인 정서로는 약간 거부감이 든다.
일찌기 고용인 관계라던가 금전적인 계약 관계에 익숙한 서양인들과는 달리, 한국 특유의 경로우대나 사람 위에 사람 없다는 정서 때문이랄까.
햇빛과 매연의 풍미를 적나라하게 맛 볼 수 있다.
작심하고 담배도 한 대 꼬나 물어본다.
뒤에서 밭은 기침 소리가 들린다.
개망종 짓을 하지만 그래도 사과는 해야지.
" 쓰미마셍." 이라고. -ㅂ-
끄라톤, 옛날 족자 술탄의 왕궁이자, 현재 족자 주지사의 거처 및 집무실이다.
대통령제 공화국을 표방하는 인니지만, 지방 분권은 오히려 한국보다 더 강하다.
넓은 땅덩어리, 제각각의 민족을 배경으로 정부보다도 더 오래 굳건히 자리 잡은 토호 세력의 존재가 그 배경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표면적이지만, 현 족자 술탄인 하멩꾸 부워노 Hamengku Buwana 10세에게 주지사 직위를 수여하는 식으로 타협을 본 모양이다.
하지만 누구도 그를 주지사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엄연히 왕이다.
들어서면 입장권과 출입 통제를 하는 데스크가 있다.
이는 오직 외국인 때문에 있는 시설이다.
내국인은 무료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정적으로 가이드를 붙이기 위해서다.
거부권은 없다. 무조건 붙인다. -ㅂ-
이 것도 역시 인니 특유의 ' 좋은게 좋은 거, 같이 먹고 살자.' 문화의 일종이다.
끄라톤 측에서는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에 이바지 한다는 의미를 두는 모양이다.
그게 외국인들에게는 거부권이 없다는 것과, 가이드로서의 소양이 없다는 것이 문제지만...
그냥 외국어 할 줄 알면 할 수 있는 모양이다.
매일 오전 10시 쯤에 여러 가지 행사가 열리는 곳.
나를 담당한 가이드 아줌마가 찍어 준 죤나게 성의없는 사진.
구도 따윈 없다.
그냥 몇 발짝 뒤로 가더니, 툭툭 찍는다.
얼굴만 제대로 나오면 그게 사진 찍어준 건가 보다.
하반신 자르는 것도 아니고 무릎에서 뚝 자르다니... -_-;
이나마도 자기가 찍어 주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한 거다.
영어로 멋지게 설명을 해야 존재 가치가 올라가는데, 그냥 인니말로 해도 되는 손님이니, 어떻게든 가치를 높이려고 그런 걸까?
뒷배경에 보이는 베이지색 건물이 현재 술탄 집무실이랜다.
하멩꾸 부워노 8세가 썼다는 테이블과,
초상화, 그리고 그 앞의 옥좌(?).
끄라톤의 볼 꺼리 중 그나마 유니크 한 것들이다.
이 곳에서도 당당히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엘지 에어컨.
인니에서 가전은 엘지가 꽉 잡고 있지만, 그게 한국제인지는 그렇게까지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
서양 배우에 영어 써가며 선전하는데, 어떤 한국적 특징도 찾을 수 없다.
거의 모든 일본 브랜드들이 기모노나 사쿠라, 혹은 경품으로 일본 여행을 제공하거나, 심지어 대놓고 제품 포장에 커다랗게 일본어로 상품 명을 병기한 것과 대비된다.
일본은 문화도 끼워 팔지만, 한국은 물건만 판다고나 할까?
기업이 돈이나 잘 벌면 장땡이지 무슨 국위선양까지 요구할 거 있나.
기업에게 이윤은 곧 존재 이유요, 국가마저도 그 후위에 있다.
글로벌은 곧 탈국가, 그 애매한 애국심이라는 단어는 마케팅에나 적당히 써먹을 단어다.
뭐, 그냥 그렇다는 얘기다.
나도 별 불만 없다.
가끔씩 국내 신문에, ' 국위선양을 위해 머나먼 타국 땅에서 땀흘리는 어쩌구 저쩌구.' 라는 낯바닥에 꿀 쳐바르는 짓만 제외하고는.
왕궁 내부에 매점이라...
뭐 이제쯤 되서는 놀랍지도 않다.
하긴, 왕도 콜라나 컵라면 정도는 드실 수도 있겠지.
멋진 HB VII 마크를 보라.
하멩꾸 부워노 7세의 가마다.
그냥 뜬금없이 소싯적에 즐겨하던 컴퓨터 게임 하드볼이 떠올랐다.
의외로 개방적인 구조.
맞은 편에 전시된 하멩꾸 부워노 8세의 가마.
이 정도가 볼거리의 다다.
건물이 독특한 것도 아니고, 전시물이 많거나 귀한 것도 아니다.
이제 뭐 할거냐 가이드가 묻길레 따만 사리 갈거라고 했더니, 눈을 반짝 거리며 (정말로 반짝 거렸다. ㄷㄷㄷ) 자기가 안내해 줄 수 있다고 한다.
괜찮다, 그냥 가까우니 걸어갈란다, 했더니 제법 실망하는 눈치.
그러고서 지나가듯 족자 바띡 Batik(인니 전통의 염색기법, 혹은 그 전통 문양)의 바지나 사러 미로틱에 갈 거라고 했더니, (실수였다. -_-;;) 다시 눈이 두 배로 반짝반짝 한다.
기어이 왕궁 내부에 있는 기념품 가게로 끌려가서 바지 한 벌 샀다.
천 질이 좋기는 한데... 비싸다.
시세보다 50% 정도는 비싸게 샀다는 느낌이다.
다시 왔던 길 되짚어 나가는데, 처음에 봤던 공연장(?)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꾸란 Quran을 독송하고 있다.
수고비로 얼마나 드리면 되겠냐 했더니, 알아서 달란다.
2만 루피아 줬다. 기념품 가게에서 커미션 나올 것까지 치면 제법 짭짤하리라.
내 생각엔 만 루피아 정도도 박하진 않을 것 같다.
입장료가 만 루피아인데 가이드 팁을 2만 루피아, 나도 참 웃기는 금전감각을 가졌다.
따만 사리 찾아 가는 길.
' I Love Jogja' 라는 티를 입은 사람들이 종종 눈에 뜨인다.
아저씨, 아저씨는 족자를 사랑할지 몰라도, 족자는 아저씨를 사랑하지 않아요.
아저씨 지갑을 사랑할 뿐이지요.
그 티를 입는 것은, ' 저는 관광객이니 호객 마구마구 해서 벗겨먹어 주세요.' 라는 뜻이나 다름없어요.
역시나 친절한 안내판 따위는 없다.
지도 보고도 찾아가기 힘들어서 4번 정도 물어물어 가야 했다.
길 찾기 쉬워서야, 걸어서 5분 거리까지 베짜 타고 갈 사람이 있겠나.
이런 것도 다 인니식 ' 좋은게 좋은 거, 다 같이 먹고 살자.' 정서가 아닐까 별걸 다 의심해본다.
저게 따만 사리 입구다.
멀리서 봤을 때는 맞게 찾아 온 건가 반신반의 했다.
입구 옆 매표소.
여기도 내국인은 공짜다.
입구를 지키고 있는 정식 직원도 아니고 그냥 후줄그레 평상복에 가이드나 붙어 먹어 볼까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당연하고, 당당하게, 외국인은 표를 사라고 막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KITAS를 매표 창구에 내밀었다가, 잔말말고 외국인은 돈 내라는 쪽만 당했다. ㅋㅋ
푼돈 가지고 째째하게 뭘 그러냐는 듯 째려보더니 창구에 붙은 7,000 루피아라는 종이 부분을 툭툭 친다.
여행 중 매표소 직원들 가운데 가장 싸가지 없던 아저씨다.
어이, 아저씨. 난 공부하면서 7천 루피아 짜리 밥으로 끼니 떼워가며 생활했다고.
내 7천 루피아에서 아저씨 돈 1원 한 푼이라도 갈취한 거 있어?
그야말로 이게 다인 따만 사리.
그나마 바닥 청소는 제대로 하는지, 바닥 여기저기에 흙이 보인다.
나 사는 아파트 수영장도 사흘에 한 번씩 물 갈고 청소하는데... -_-;
왠지 뜨거운 밤을 보내줘야 할 듯한 침상.
나무침상인거 보면 저 아궁이 같은 것이 불 떼는 곳은 아닐거 같은데...
뒷 편 작은 수영장.
그 높다란 담 위로 일반 가정집들이 보인다.
십자 무늬가 유독 눈에 띈다.
다락방을 연상시키는 무지 가파른 계단을 올랐다.
따만 사리 소개하는 사진에 단골로 등장하는 그 곳이다.
이 곳에서 술탄이 목욕하는 후궁들을 내려다 보다가 그 날 밤 상대를 간택했다나 어쨌다나 하는.
그나저나 여기까지 그 좁다란 다락 계단을 올라와서 골랐다니, 왠지 모냥 빠진다.
방 안에 가득한 낙서.
이런 걸로 국민 수준 평가하는 것은 백 번 옳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한글 낙서는 없었다.
한국 여행객 수준이 높아서라기 보다, 아직 덜 와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유럽 가서도 낙서하는데, 이렇게 좋은 판에 안 할 리가 있나.
경제 수준과 국민 수준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밖에서 본, 내가 올랐던 다락방(?).
아무리 봐도 왕이 사용했다고 보기엔 참 거시기 하다.
외려 죄수 가두는 탑처럼 보인다.
사진 아랫쪽 긴 머리 아가씨는 별의 별 모델 포즈를 취하면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아직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정말 화보 촬영이라도 하나 생각했었다.
아니다. 조명판, 보조 라이트도 없는 화보 촬영이 어딨나.
웨딩촬영을 해도 따라 붙는 건데.
한국인 관점으로 봤을 때 참 낯 두껍다 싶을 정도로, 무지무지 진지하게 '그냥' 사진 찍는 것일 뿐이다.
취하는 포즈며 표정이 하도 진지해서 화보 촬영이라 착각이 드는 거다.
이 곳 저 곳 다니면서 자주 보게 됐다.
심지어 멋진 경치 배경 삼아 휴대폰으로 셀카 찍는다고, 한 자리에서 이 표정, 저 각도 바꿔가며 삼십 방도 넘게 (절대 과장 아님) 찍는 여자도 봤다.
그냥 별 생각 없이 하는 양을 보고 있자니, 사진 찍으려는데 배경 가려서 내가 기다리는 건 줄 알고, 비켜주기도 한다.
(뭐, 인사치레라도 미안하다는 소리 따위는 없다.)
애꿎게 두어 장 더 찍고, 바로 뒤 후궁들 쓰는 건물로 들어갔다.
도대체 용도를 알 수 없는 구조.
저게 도대체 뭐냔 말인가?
후궁이 쓰는 건물, 바로 옆은 목욕탕, 하지만 도대체 연상되는 것이 없다.
들어온 입구 맞은 편으로 오르니,
이런 마당 같은 나온다. 그런데...
헉, 가게?
일반인이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간다?
소화전과 골목?
그렇다.
누군가의 여행기에 있었던 대로, 따만 사리의 뒷마당 공간은 그냥 마을 사람들 지나다니는 길의 일부였다.
지키는 사람도 없다.
저 중 한 골목은 빠사르 응아슴 Pasar Ngasem (새시장)으로 통한다.
내국인에게는 돈 안받을 만도 하다.
그 중 다시 정문 쪽으로 갈 수 있는 출구.
여기도 역시나 양쪽으로 레스토랑이나 기념품 가게가 있기는 하지만, 그다지 떠들썩 하지도 호객을 성의있게 하지도 않는다.
하긴, 따만 사리의 압도적인 별 거 없음에 실망한 관광객에게 호객해봤자 좋은 대응 있겠나.
요런 터널(?)을 통과하는데,
터널 안 옆쪽으로 일반 주택 통로가 뚫려있다.
터널 일부는 훌륭한 오토바이 주차고로 활용되고 있다.
협소한 골목 사이사이로 아주 조금 엿보이는 현지인의 일상이 외려 볼 만 하달까.
하도 길 틀리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EXIT 화살표도 조악하게 붙어있다.
저 표지 없었으면 나도 직진했을 거다.
술탄 엄마가 산다는 집.
개방하지 않기 때문에 울타리 너머로 사진만 살짝.
저 음료수 가판이 있는 쪽이 뒷문으로 이어지는 골목이다.
하지만 이 쪽 루트는 비공식적인 은근한 감시의 눈길이 보고 있다.
저 가판의 아저씨는 할 일 없어 저기서 저렇게 노닥거리는 거 아니다. ㅋㅋ
하도 볼 게 없어 억울해서 정문 건물 위로 올라가 봤다.
얼굴을 기억해 둬서 그런 것인지 표 보여 달라거나 제지하지 않는다.
그나저나 현지인 집들도 1, 2 년 마다 한 번 쯤은 새로 칠하는데, 여긴 입장료까지 받아 쳐먹으면서 어째 관리 상태는 상당히 부실하다.
돌아가는 길도 베짜를 타본다.
올 때는 만 5천 루피아에 왔는데, 돌아 갈 때는 2만 루피아 이하로는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다.
여기서부터 소스로 위자야 거리까지는 줄곧 오르막이라나?
어쨋든 2만 루피아에 타고 가다 문득, 바양카라 거리 Jalan Bayangkara (말리오보로 거리와 평행한, 소스로 위자야 거리 맞은 편과 이어지는 거리) 변에 있다는 중국식당이 생각났다.
전날 밤 같이 맥주 마시며 알게 된, 우게엠 UGM (국립 가자마다 대학 Universitas Gajah Mada) 에서 공부한다는 호주 청년이 가르쳐 준 곳이다.
마침 점심 때, 오랜만에 돼지고기나 먹어 볼까나 하고 베짜 기사에게,
" 소스로 위자야 거리 근처에 중국식당 있다는데 아냐?"
하고 물었다.
베짜 기사는 잠깐 머리를 굴리더니 안다고 한다.
젠장, 1년을 살았으면서 아직도 이런 실수를 하다니. -_-;
인니인들은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일에는 어지간하면 모른다, 아니다 같은 부정적인 대답을 하지 않는다.
(책임져야 하는 대답은 어지간하면 무조건 모른다고 한다. 의견이나 추측 따위도 일절 말 하지 않는다.)
그러고서 나를 데려다 놓은 곳은, 소스로 위자야 거리에서 가깝다고 하기엔 절대로 무리인, 찌레본 Cirebon 이라는 식당이었다.
중국 식당인데 이름이 찌레본? (찌레본은 인니 지명 중 하나)
" 정말 맞냐? 왜 이름이 찌레본이냐?"
그랬더니,
" 식당 주인이 중국계다. 여기 맞다."
그렇게 말하는 베짜 기사의 뒷배경으로 시장통에 주욱 늘어선 베짜들이 보인다.
그렇다. 이곳은 베짜들이 손님 태우려고 진 치는 '목' 중의 하나이며, 원래 내가 가기로 했던 곳에 절반도 안되는 거리에 위치한 곳이며, 그러면서도 중국음식을 하는 중국식당은 아니지만 중국계가 운영하는 중국식당이 옆에 있는 곳이다.
인니 상도덕상, 베짜 기사는 사기를 친 것이 아니다.
스스로 (상대방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변명거리가 있다면, 그것은 거짓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중국식당'은 중국 음식을 하는 식당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냐는 명제는 소용 없다.
중요한 것은 빠져나갈 핑계니까.
어차피 이 걸로 시비가 붙으면, 난 그런줄 알았다고 딱 잡아 뗄 핑계거리.
그 천연덕스러운 면상에 마주 웃으며,
" 그럼 거리는 절반도 안되니, 돈은 만 루피아면 주면 되겠네."
했더니, 얼굴이 살짝 굳으며 대답한다.
" 안된다. 나는 네가 말한 대로 중국식당에 데려다 주었고, 이 곳도 충분히 먼 곳이다. 여기서 조금만 걸어가면 소스로 위자야 거리다."
조금만 걸어가는게 15분 거리냐?
어차피 근처에 베짜 기사들 우글우글, 더 따져봐야 좋을 일 없다.
2만 루피아 받아 드는 표정이 해맑기도 하다.
너 임마, 그거 한국에선 사기나 다름없는 짓이야.
어쩌랴, 여긴 인니인걸.
이유(핑계)를 댈 수 있는 모든 행위는 기만이 아닌 곳인걸.
오직 계약서(증거)만이 내 권리를 보호해 줄 뿐이다.
* 끄라톤, 따만 사리 적극 비추합니다.
여행은 사람마다 다른 법이라 저도 어지간하면 비추하지는 않지만, 도무지 아무리 의미를 두고 싶어도 그 정도의 의의가 없는 곳입니다.
짧아도 꼬박 반나절은 잡아 먹히는 곳인데, 이 정도면 어지간한 코스 하나 (보로부두르 라던가)는 충분히 소화할 시간입니다.
그래도 이 먼 곳에 왔는데 가봤다고 자랑은 해야지 라고 생각한다면 굳이 말리진 않겠습니다.
딱 그 정도.
차라리 공연이 펼쳐지는 오전 10시에 맞춰서 간다면 그나마 의미를 좀 찾을 수 있겠지 싶습니다.
아, 순수한 제 개인적인 의견 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같은 사물도 보는 사람마다 틀리니까요.
** 소스로 위자야에서 갈 때는 한 번 쯤 베짜 타보는 것도 좋습니다만, 돌아올 때는 별롭니다.
위에도 말했다시피 오르막이기 때문에, 베짜기사가 가끔씩 베짜에서 내려서 헐떡 대며 밀고 올라 가는데 기분 좀 거시기합니다.
어차피 베짜라는 물건이 풍경 둘러보며 여행 기분 내는 것입니다만, 족자는 거리가 그다지 보기 좋지도 않은데다 매연과 햇빛도 불쾌하구요.
차라리 오젝 Ojek (오토바이 택시)을 권합니다.
따만 사리에서 소스로 위자야 거리까지 처음엔 3만 부르지만 흥정 잘 하면 베짜와 같은 가격인 2만까지 가능합니다.
(통상적으로 그 정도 거리면 만 루피아면 충~분하고, 만 5천 루피아면 너무 후한 가격입니다만, 다 안다고 아무리 얼러도 차라리 안팔면 안팔았지 외국인에게는 죽어도 그 가격엔 안해주더군요. ㅋㅋ)
*** 가이드가 당신에게 권하는 모든 것은 돈이 목적입니다.
그리 유쾌하진 않겠지만 진실입니다. (산타클로스는 네 아빠란다 랄까...)
끄라톤 내 기념품 가게 역시 그렇죠.
어차피 말리오보로 거리 시장도 외국인에게 비싸긴 마찬가지겠지만, 끄라톤 기념품 가게는 비싸도 너무 비싸요.
물론 질은 좋은 편이고, 정찰제니까 번잡한 거 싫어한다면 이용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음...
**** 끄라톤에서 따만 사리 가는 길은 좀 찾기 어렵습니다.
따만 사리 앞에 당도하게 되면, ' 엥, 이런데 이렇게 있는 거냐?'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겁니다.
" 따만 사리" 혹은, " 워터 캐슬" 이라고 하면 다들 알아 들으니, 물어물어 찾아 가시길 권합니다.
친절하게 활짝 웃으며 설명해 주는 사람까지는 드물지만, 그럭저럭 손짓으로 가르쳐 주긴 합니다.
***** 따만 사리 뒷문 이용하고 싶다면 빠사르 응아슴 쪽에서 공략하시길.
그 쪽에서 길 물어보면 뺑 돌아가야 하는 정문보다는, 그냥 뒷문 이어지는 길 가르쳐 줄 가능성이 큽니다.
현지인들에겐 ' 정문으로 돈 지불하고 들어가야 하는 곳' 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을 곳일 테니까요.
위에 사진에 나와 있는 정문 옆 골목은 아무래도 위치가 위치인데, 그냥 둘 리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뒷문이 됐던 공짜가 됐던 권하고 싶진 않습니다.
돈은 커녕 시간도 아까운 곳이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