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인니 음식(Makanan)

Sate Taichan 사떼 따이찬

명랑쾌활 2023. 9. 25. 11:38

리뽀 찌까랑 싱아라자 Singa Raja 거리에 사떼 따이찬 Sate Taichan 노점이 새로 생겼다.

철자에 ch가 들어갔다면 아주 높은 확률로 중국어에서 유래한 단어다.

인니 단어는 거의 대부분 c만 쓴다.

 

멋진 네온사인 간판 후면.

전면 겉보기만 중시하는 인니답다.

앞에서 보기에는 몇 층 짜리 그럴듯한 건물 같지만 실제로는 앞면에만 벽을 높게 세운 1층이나 2층 짜리 건물이 흔하다.

 

인니의 일반적인 사떼는 보통 달달한 간장 비슷한 께짭 마니스를 발라서 굽고 땅콩 소스를 뿌린다.

그외 개성이 뚜렷하고 인니인 누구든 알고 있는 유명한 사떼로

카레 소스를 뿌리는 사떼 빠당 Sate Padang,

양념에 숙성했다가 굽는 사떼 마랑기 Sate Maranggi,

고기와 양념을 다져서 섞어 스라이 Serai 라는 식물 대에 붙여 굽는 발리의 사떼 릴릿 Sate Lilit

그리고, 사떼 따이찬 Sate Taichan 이 있다. 

 

사떼 따이찬은 한국의 닭꼬치와 가장 유사하다.

양념이 없는 순살 닭꼬치라는 점이 진한 양념을 발라 굽고 땅콩 소스를 얹는 인니의 일반적인 사떼와의 차별점이다.

그냥 생고기는 아니다. 라임과 마늘, 소금을 섞은 물에 담궈 놓거나 한 차례 끓인 것을 굽는다.

맛보다는 잡내를 없애고, 변질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라임, 마늘, 소금은 모두 항균 성분이 있다.)

덥고 습한 인니 풍토와 냉장냉동 인프라가 취약한 인니에서 아무 조치가 안된 육류 요리는 매우 위험하다.

 

거의 원재료 그대로라 굽는 실력이 중요하다.

불판에 삼겹살 굽는 것도 잘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이 있는데, 직화 숯불은 오죽할까.

잘 굽던 사람이라도 깜빡 집중하지 않고 정신이 딴 데 가있으면 태우기 십상이다.

태우면 쓴맛을 양념이 상쇠할 수 없다. 약한 불에 오래 구우면 고기가 말라버려서 맛이 뚝 떨어진다.

혹시 연기가 자욱하고 불이 크게 올라오는 거 같으면 잘 지켜봐야 한다.

 

취향대로 단맛이 전혀 없는 삼발 소스, 마늘 가루를 섞은 고운 소금에 찍어 먹는다.

양념없이 담백한 맛이기 때문에 밥 반찬으로는 맛이 부족하고, 보통 론똥 Lontong 을 곁들인다.

그 담백한 맛때문에 술안주로 좋다.

사떼 따이찬의 최대 장점은 신선하고 좋은 고기를 쓰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사떼는 고기 상태가 좀 안좋더라도 색이 짙고 맛이 강한 양념으로 덮을 수 있지만, 사떼 따이찬은 그렇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