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인니 음식(Makanan)

Tjap Gardoe Teh Wangi 가르두 표 전통 차

명랑쾌활 2023. 9. 18. 13:41

인니는 커피 생산지답게 커피도 많이 마시지만, 차 역시 그에 못지 않게 많이 마신다.

절대 다수가 커피를 선호하는 한국과는 다르다.

보통 티백 형태의 차를 마시지만 전통 방식의 찻잎도 명맥이 끊이지 않고 생산되고 있다.

 

종류가 이렇게 많다. 이것도 극히 일부다.

땅이 넓다 보니 각 지역마다 자체적으로 유통되는 군소 브랜드 제품들도 많다.

가격은 400~600원 정도로 비싸지 않다.

 

그중 가장 유명한 제품 중 하나인 짭 가르두 떼 왕이 Tjap Gardoe Teh Wangi 를 사봤다.

tjap : 상표. cap의 옛날식 표기

gardoe : 원두막. 외딴 곳의 가옥. gardu의 옛날식 표기. (oe를 '우'로 발음한다) 

teh : 차

wangi : 향. 향기

 

예를 들어 gardu listrik이라고 하면 변전소다.

 

포장 그림이 유니크하다.

브랜드별로 모은다면 꽤 그럴듯한 컬렉션이 될듯하다.

수집 취향과 안맞아서 난 별로...

 

까랑안야르 Karanganyar 는 중부 자와 솔로 Solo 인근 라우산 Gunung Lawu 산중턱 지역이다.

인니는 산이 있다면 거의 반드시 차밭이 있다.

 

그냥 찻잎이 아니라, 재스민 꽃 Bunga Melati 도 들어 있다.

인니 차의 독특한 맛이 이거다. 입맛에 따라 구리구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브랜드마다 배합 비율이 다르기도 하고 다른 향을 배합하기도 한다.

 

무려 수작업 포장이다.

인니의 차공장은 보통 차밭 바로 옆에 있고, 보통 인근 마을 부녀자들이 반 부업식으로 작업한다.

최저 임금에 한참 못미치는 적은 금액을 급여로 받기 때문에 제품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현금 수입이 극도로 적은 산간 지역이라 급여가 매우 적더라도 주민들의 요긴한 생계 수입원이 된다.

 

요런 찻잎 말린 걸 따듯한 물에 우려서 걸러 마신다.

 

일반적으로 마시는 유명 브랜드 티백 포장 제품보다 향이 매우 진하다. 특히 자스민 향이 강하다.

뭔가 더 원초적이고 강한데... 토속적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찻잎 부스러기가 조금 딸려 들어갔지만 괜찮다.

찻잎 우린 건 먹어도 찻잎 부스러기는 먹으면 안된다는 것도 우습지 않나.

원두 커피는 마시다 원두 가루가 입에 들어가면 뭐 못먹을 거 먹은 양 퉤퉤 뱉는 것처럼.

찌꺼기라고 표현하니까 그런 선입견이 든 거지, 사실 원두 가루는 그냥 볶은 콩가루일 뿐이다.

입안 껄끄러워지는 식감 때문에 뱉을 수는 있지만, 먹는다고 큰일 나고 그러진 않는다.

 

기회가 되면 다른 브랜드의 차도 마셔 보고 싶은데 어떨지 모르겠다.

작은 포장 한 개면 40~50잔은 나오니, 저 많은 종류를 언제 다 마셔보나 싶다.

한 개에 5백원 밖에 안해서 그냥 대충 마시고 버릴 수도 있겠지만, 만든 사람들 수고를 생각하면 죄짓는 거 같아서 꺼려진다.

물론 그 사람들 입장에선 대충 마시고 버리더라도 제품 사주는 게 더 도움이 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