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큰 비치의 원래 지명은 빠시ㅎ 우욱 Pasih Uug 이지만, 브로큰 비치라는 지명이 워낙 유명해져서 현지인들도 다들 그렇게 말한다.
참고로, 발리어로 pasih 는 해변, uug 은 부서진이라는 뜻이다.
인니, 특히 자와섬 지역에는 빠시르 pasir 라는 단어가 붙는 지명이 많은데, 해변이라고 보면 거의 틀림없다.
pasir 는 모래라는 뜻이 더 일반적으로 쓰이는데, 아마 모래사장에서 비롯된 것으로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발리어 pasih 역시 pasir 와 연관이 있는 단어일테고.
말레이-인도네시아어 자체가 원래 동남아시아 일대의 무역에 쓰이던 일종의 국제 공용어인 멀라유어 Bahasa Melayu 에서 비롯되었고, 발리도 원래 중부 자와에 발흥했다가 드막 왕국에 밀려난 마자빠힛 왕국의 후예인지라, 인니어와 같거나 비슷한 어휘가 많은 건 당연한 일이다.
주차장도 소박하다.
오토바이에서 내리기도 전에 다가와서, 마치 돈부터 내야 주차할 수 있다는듯 주차비 5천 루피아를 달라는 관리원의 태도에서 마치 아이 같은 조급함이 느껴져서 기분 나쁘기 보다 웃음이 나왔다.
관록은 여유에서 나온다. 조급하다는 건 서투르다는 뜻이다. 그리고 서투르다는 건 그만큼 어색하다는 거고.
오토바이 놔두고 어디 도망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토바이에서 내리고 나서 돈 꺼내는 게 더 편하다는 걸 깨달을만큼 여유가 생기면, 그만큼 능숙해지겠지.
보도블럭 한 장 없는 흙길이다.
그래도 브로큰 비치 둘레 길에는 세멘 공구리를 쳤다.
인생샷 찍겠다고 낭떠러지에 최대한 붙어 사진 찍는 사람들
높이가 애매해서 깔끔하게 죽기도 애매하겠다.
짜릿짜릿~
보호 펜스 따위는 없는 인니 관광지 너무 좋다.
오토바이 주차장에서 내리면 노란색 화살표료 표시한 순서로 돌면 관광 포인트들을 효율적으로 볼 수 있다.
차량 주차장은 힌두교 사원 쪽에 있다.
누사 쁘니다 남부 해안은 거의 대부분 이런 식이다.
덕분에 처음 볼 때는 감탄했었는데, 뒤로 갈 수록 '이 정도 풍경'에는 맹숭맹숭 해졌다.
브로큰 비치 방향
모델 같은 포즈를 취하고 앉아 있는 여자와 쭈그리고 앉아 사진을 찍어주는 남자
거의 대부분 중국인 커플인데 발리 여행 다니다 보면 여기저기서 실컷 볼 수 있다.
시험 삼아 비디오로 찍어 봤는데, 대상에 따라서는 이 게 파노라마 샷보다 더 나은 거 같다.
브로큰 비치 쪽에서 바라본 동쪽 해안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서 좋다.
뷰 포인트의 반대편, 그러니까 절벽에 구멍이 뚫려 생긴 다리 위에서 찍은 브로큰 비치 풍경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인생샷 찍겠다고, 누가누가 절벽에 최대한 가까이 붙어 서나 시합을 하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대체적으로 여성이 더 용감했고, 사진 포인트에서 죽치고 있는 시간은 동양인일수록 더 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