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9시 쯤에 잠들어서, 6시에 일어났다.
피곤하긴 피곤했나 보다.
에어컨 빵빵하고 모기도 없어서 편하게 잤다.
구스 망 스테이 Gus Mank Stay 의 아침식사는 여느 발리 저가형 숙소와 비슷하다.
미 고렝 Mie Goreng 은 의외로 맛있었다.
토스트 보다 미 고렝을 추천한다.
날씨가 좀 꾸물꾸물 하다.
이대로 비만 안오면 어디 다니기에는 딱 좋은 날씨다.
뭔가 연상시키는 나무
취향에 따라 연상하는 것이 다를 것이다.
숙소 프론트
출입문에 보면 '사무실'이라고 한글도 붙어 있다.
한류도 한류지만, 외국인이 보기에 한글 모양이 되게 신기해 보이나 보다.
일본어, 중국어가 없어서 괜히 기분 좋다.
오늘은 그 중 브로큰 비치 Broken Beach 와 부낏 끌링낑 Bukit Kelingking 이 있는 서부 코스에 갈 예정이다.
<사진 출처 : http://m.cleumi.co.kr/>
누사 쁘니다의 도로 분포는 갈퀴 형태라고 보면 이해가 쉽다.
내가 묵었던 숙소에서 운영하는 (아마도 중개하는) 투어 관련 가격은 다음과 같으니 참고하시길.
오토바이 렌탈 7만5천 루피아/일
스노클링 투어 25만 루피아/인
자동차 투어 75~80만 루피아/대
내 생각엔, 오토바이나 배는 그럭저럭 합리적이나, 자동차는 기형적으로 비싼 편이다.
자동차는 사치라는 인식이 이 곳에도 적용된듯 하다.
남쪽으로 향하는 도로에 들어서자 오르막이 시작된다.
인가가 아예 없는 지역이 이어지다가...
드문드문 산골 마을이 나타나는 게 반복된다.
도로 상태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산허리를 돌아 올라가는 길이라 한 편이 탁 트인 경관을 보이기도 한다.
좀 좁은 것만 빼면 달리기 재미있는 길이었다.
인가도 별로 없어 숲향기가 솔솔 났다.
반자르 뉴에서 이어지는 길에 들어서자 도로 상태가 급격히 안좋아진다.
1일 투어 코스라 차량이 빈번하게 다녀서 길이 망가졌을 거다.
그 전에, 화물 과적 차량도 아니고 승용차가 많이 다닌다고 망가진다는 건 부실공사가 근본적인 원인이겠지만.
잠시 오토바이를 세우고 기름을 넣는 동안에도...
투어 차량들이 끊임 없이 지나간다.
심하게 좁은데다 길 옆으로 골짜기까지 있는 구간에서는 마주치는 차량 때문에 정체도 생긴다.
길이 그나마 넓은 곳에 차량을 붙이고, 마주 오는 차량이 지나가길 기다린다.
도로 포장이 완전히 벗겨진 구간도 있다.
그래도 경치는 좋다.
배 비스무리하게 사진 포인트를 만들었다가 그대로 방치된 곳도 있다.
당연하다. 가뜩이나 도로 폭도 좁은데, 정차할 공간도 만들어 놓지 않았으니 사람들이 내릴 리가 있나.
경치가 그렇게까지 좋은 것도 아니고...
거의 도착했다.
혹시나 다른 길로 빠질까, 돌로 길을 막아 놨다.
사실 막아둔 오른쪽 길도 Smoky Beach 라는 제법 멋진 경관이 있는 관광 포인트다.
돈을 받는 곳이 나온 거 보니 도착한 모양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치고는 소박하다.
숙소에서 1시간 정도 걸렸다.
표지판이 없어서 길이 헷갈릴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일반 차량이 줄줄이 가는 길 따라 가면 거의 확실하다.
오토바이 운전을 잘 못한다면, 포기하길 권한다.
도로 폭이 좁은데다, 자동차들이 난폭 운전을 하는 경향이 있다.
최대한 갓길에 붙어서 가도 마주 지나는 차량의 차체와 (과장 없이) 단 한 뼘 사이를 두고 쌩 지나치는 상황을 두 번 겪었다.
그나마 갓길 바깥쪽이 산쪽이면 나은데, 낭떠러지 쪽일 때는 심장이 살짝 쫄깃해졌다.
톡 스치기만 해도 떰부링 실컷 하고 뉴스에 나와 유명해질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