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Ubud 33

Go East. 11. 발리 Bali 우붓 Ubud. 발리의 종교행사는 관광객 대상의 퍼포먼스가 아니다.

여느 때 처럼, 저녁 식사를 마치고 어슬렁 어슬렁 산책 겸 숙소로 돌아가고 있었다. 숙소가 위치한 잘란 숙마 입구를 차량통제하고 있었다. 어라 뭘까...? 컴컴한 골목 저 멀리 왠 불빛들이 길을 막고 있다. 가까이 가보니 어라라, 왠 뜬금없는 행사 준비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이렇게 떡하니 길을 막고 말이다. 아직은 준비 중인거 같아, 일단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의 직원에게 물어보니, 오달란 Odalan 이라는 1년에 한 번 요맘때 벌어지는 종교행사라고 한다. 오늘이 힌두교의 성스러운 날 중 하나라나. 가믈란 Gamlan (인니 전통악기 합주단) 연주와 함께 춤도 추고 만담도 하는 공연이 있다고 한다. 언제냐 물어보니 보통 9시인데 정확히 9시는 아니랜다. (정확히 9시에 시작하지 않는다는 뜻.) 아마도..

Go East. 10. 발리 Bali 우붓 Ubud. 푸우욱 쉬다.

잠에서 깨어나 보니 - 아니 정신을 차렸다고 하는 편이 더 나을지도 - 오전 11시 쯤. 은근하게 왱알거리면서 천정의 팬이 돌아가는 것이 보였다. 지난 이틀 간의 일이 왠지 꽤 오래 전 일 같다. 어쨌든, 이런 아침을 위해서 그 고생을 꾸역꾸역 했고, 그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젯밤에는 - 정확히는 오늘 새벽 - 몰랐는데, 저런 요상스러운 그림이 머리 맡에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뭐랄까 내용물은 참한데, 색조가 어째 좀 으스스... 그래도 꽤 마음에 드는 그림이었다. 묵었던 숙소 전경. 패밀리 홈스테이는 몽키 포레스트 거리에서 두 골목 옆인 잘란 숙마 Jalan Sukma에 있다. 근처에 여행자를 대상으로 한 가게는 거의 없는, 현지인 위주의 지역이다. 그래서 이 근처 숙소들은 장..

Go East. 09. 브로모 Bromo -> 발리 Bali 우붓 Ubud. 악몽의 종결, 그리고 정의의 사자들

다시 프로볼링고까지 태워다 줄 승합차. 낮에 보니 용케 한밤중에 저걸 타고 산길을 달려 왔다는 생각이 든다. 쩨모로라왕 마을길. 상당히 가파른 경사에 집들이 늘어서 있다. 프로볼링고 악덕 여행사 Sinar Jaya 사무실에 딸린 화장실. 일반적으로 인니 변기는 수세식이긴 하지만 따로 물 내리는 장치가 없다. 그냥 옆에 있는 물통 물로 밑도 닦고 바가지로 부어 내리고 하는 시스템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여행사 사무실에서 이런 멋진 변소를 보게 될 줄이야... 프로볼링고 여행사 사무실 도착 시간은 대략 10시 반. 이곳에서 12시까지 기다렷다가 미니버스를 타고 발리의 덴파사르까지 가기로 계약했다. 선풍기 한 대도 없는 사무실 여기저기에 앉아 하릴없이 기다린다. 사장 색히는 온데간데 없고, 20대 초반이나 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