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III

저가 이발소

명랑쾌활 2018. 10. 26. 09:25

인니도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미용실 커트비가 많이 올랐습니다.

제 단골인 찌까랑 싱아라자 거리의 Jalan Singaraja Cikarang 미용실도 6년 전에는 5만 루피아, 한국돈으로 4천원이 조금 안됐었는데, 지금은 무려 8만 5천 루피아, 6천5백원 정도 합니다.

뭐 물론 머리까지 다 감겨 주니까 한국에 비하면 싼 편입니다만, 여긴 한국이 아니지요.

결정적으로, 한국의 저가 남성 커트 전문점에 비해 실력도 떨어지고요.


남자들은 보통 이런 이발소에서 깎습니다.

천원도 안합니다.

하지만, 시골 마을에나 있지요.


그래서 인니에도 이런 남성 전용 저가 이발소, 아니 인니 기준으로는 중저가 현대식 이발소라고 할만 한 곳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도시에 사는 중류층 현지인이 고객대상입니다.


카이젠이라... 이게 미용실에 어울리는 이름인지 아리송합니다.

한국말로는 '개선'인데, 도요타나 NOS식 생산관리 기법을 아는 사람에게는 아주 낯익은 단어지요. ㅎㅎ


단출한 구성에 세면대도 없습니다.


사진 우측 편을 보듯 일본 브랜드입니다.

진출한 곳이 동남아네요.


독특했던 건, 저 진공청소기입니다.

거울 옆 수납장에서 저 게 뿅 튀어나오더군요.

저걸로 머리나 목, 귀 등에 문대면서 머리카락을 야무지게 빨아냅니다.

피부에 쩝! 쩝! 붙기도 하고요. ㅋㅋ


요런 것도 줍니다.

다섯 번 깎으면 한 번 공짜네요.


결론은... 망했습니다.

머리를 겁나게 못깎습니다. ㅠ_ㅠ

사람마다 두상이 다 다를텐데, 그냥 살에 대고 깎아 올립니다.

머리 아랫부분에서 윗부분으로 올라가면서 서서이 떼야 하는데, 매끄럽게 하지 못해 자른 면이 들쭉날쭉 하고요.

군대에서 가위 잡은지 1달 된 일반병보다도 훨씬 못합니다.


중저가를 보면 그 나라의 수준을 알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저가는 어차피 비교 불가고, 고가는 어느 나라나 비슷합니다. (없으면 수입이라도 할테니까요)

'그 가격에 그만하면 됐다'라고 할 수 있는 중저가 제품이나 서비스의 수준을 보면, 그 나라 사람들이 납득하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잡힙니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이 미용실을 보면 인니의 중류층이 인식하는 중저가의 수준을 알 수 있겠습니다.

한국의 미용업계가 인니에 관심을 두고 있는 건 정말 잘 본겁니다.

아직도 늦지 않았어요.

한국의 교육 시스템이 인니에 성공적으로 정착하여 라이센스까지 공인받을 수 있으면, 인니 미용업계에 새바람이 불 겁니다.


이건 데뽁 Depok 의 마르고 시티 Margo City 에 있다는 중저가 미용실입니다.

여성고객 한정으로 숱 쳐주는 거 무료라네요. (그게 원래 따로 돈 받는 건가? =_=)

4번 깎으면 1번은 공짜면, 한 번 이발하는데 5만 루피아가 아니라 4만 루피아 꼴입니다.

가격을 보니 솔깃하는 게 아니라 두렵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