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라도 하려는지 트럭이 길을 막고 자갈을 내리고 있다.
드문드문 나눠서 내리는 바람에 5분 정도 기다려야 했다.
...사진 맨 앞에 옆얼굴이 살짝 보이는 사람은 아줌마가 맞다.
돌아가는 길에 빠르바바 백사장 Pasir Putih Parbaba 에 들렀다.
지나는 길에 입구가 몇 군데 된다.
어차피 어느 입구로 들어가든 입장료를 받는다.
입장료 수입의 관리가 허술하다 보니, 어떤 입구는 지키는 사람이 이리로 들어오라고 호객까지 한다. ㅋㅋ
파도가 잔잔하고, 민물이라는 점만 빼면, 평범한 해수욕장 같은 풍경이다.
그 평범한 해수욕장이 호수에 있다는 것이 특별한 일이다.
밀물과 썰물, 파도가 있어야 모래가 만들어질텐데, 호수가 워낙 넓다 보니 가능한가 보다.
저 멀리 비가 내리고 있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트리를 손보고 있다.
뒤에 지켜보는 사람은 선생님인듯.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손짓하니, 빙긋 웃으며 그러라고 한다.
딱히 설명이 필요없는 길 풍경들
사모시르 코티지 Samosir Cottages 근처의 오라리 Orari 레스토랑
예전에 여행왔을 때 사모시르 코티지에 묵었었는데, 그 때는 없었던 새로 생긴 식당이다.
전망이 좋아 보여 분위기나 메뉴 탐색 좀 할겸 들러 음료를 마셨다.
색소를 탄 게 분명해 보이는 오렌지 슬러시
천연은 색이 예쁘지 않다.
자연, 천연, 환경친화, 오가닉 등등의 표현을 접하면 막연히 호감을 갖게 되기 쉽다.
미디어의 세뇌 때문이다.
가공되지 않은 천연 먹거리는 그다지 맛있지도 않고, 보기 좋지도 않다.
건강에 좋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천연 먹거리 탓이 아니다.
가공된 먹거리에 익숙해진 사람 탓이다.
천연 먹거리를 더 맛있게 느끼려면, '훈련'이 필요하다.
아까 봤던 비구름이 쫓아왔나 보다.
점점 이쪽으로 온다.
후딱 계산하려는데, 계산대 유리판 밑에 각국의 지폐가 진열되어 있었다.
사람 눈은 익숙한 모양을 더 금방 찾는다더니, 흘끔 봐도 한국돈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숙소에 돌아온 일행은 먼저 뻗었다.
아침잠 많은데 무려 8시에 일어나 4시가 다 되도록 돌아다녔으니 피곤할 만도 하다.
한가롭게 음악도 듣고 책도 읽고 하다보니, 어느새 6시가 됐다.
읽던 책을 덮고, 해지는 풍경을 즐긴다.
이런 걸 매일 볼 수 없어서 다행이다.
매일 본다면 어느샌가 익숙해져서, 살면서 누리는 즐거움이 하나 줄어들 거다.
인간에게 익숙함이란 축복이자, 고통이다.
익숙함 덕에 고통과 고난이 하루하루 지날수록 무뎌지고, 익숙함 탓에 점점 잃어버리게 되는 행복을 채우려 탐욕을 쫓는다.
트립 어드바이저에 맛집으로 나온 Today's Cafe 에 갔다.
트립 어드바이저에 나온 평에 다르지 않게, 음식이 어어어엄청 늦게 나온다.
다른 테이블에서 먼저 한 주문에 밀려, 치킨 스테이크와 나시 고렝은 1시간 20분만에 나왔고, 같이 시킨 바나나 튀김은 무려 1시간 50분 만에 나왔다.
하지만, 음식은 정성 들여 조리했다는 게 느껴졌고, 그만큼 맛있었다. :)
가격도 저렴한 편.
치킨 스테이크
블랙 페퍼 소스 맛도 굿, 감자튀김도 딱 좋게 튀겨졌고, 곁들인 야채도 싱싱
나시고렝도 굿굿
끄르뿍 Krupuk (새우칩)도 음식 내기 전에 한 번 더 튀겨서 내는 것 같았다.
삐상 고렝 Pisang Goreng (바나나 튀김)도 아주 맛있었다.
본음식 먹고 디저트로 먹으라고 일부러 30분 늦게 나온 거라고 믿어주고 싶을 정도로.
음식 달라는 눈빛을 쏘는 고양이가 테이블 밑에 없으면 오히려 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