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는 보통 예측하지 못하는 경우 발생한다.
대상이 아무리 개떡같이 운전해도, 그걸 미리 알고 있다면 어지간하면 사고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인니에서 별탈 없이 자동차를 운전하려면, 오토바이를 개떡으로 간주하고 무조건 방어운전해야 한다.
왜 인니는 한국과 달리 오토바이가 개떡같이 운전하게 됐을까를 생각해봤다.
1. 교통 안전교육 부재
오토바이를 모는 인니인의 거의 대부분이 무면허다.
면허를 따려면 비용이 들고, 시골에서 대충 몰고 다니다 단속에 걸려도 오토바이 등록증 검사를 중시하지, 면허는 굳이 따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자기 마을길에서 제멋대로 운전하면서 운전 습관을 들였다.
진입로에서는 일단 정지해야 한다는 교육 따위를 받아 본 적이 없다.
2. 사고시 과실 판단에 관습법 적용
규칙이 제대로 지켜지려면 엄격한 벌칙 적용이 필수다.
하지만 인니는 사고가 났을 경우, 과실로 손해배상을 따지는 게 아니라, 빈부 수준으로 따진다.
오토바이가 자동차 뒷편을 들이받아서 다칠 경우, 주변 사람들이 몰려와서 차 주인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당신 잘못 없는 거 내가 봤다. 그러니 오토바이 운전자 치료비나 좀 주고 가도 된다."
자동차 과실이었다면 오토바이 수리비도 줘야 하는데 봐준다는 얘기다.
실화다.
사람이 다쳤는데, 자동차 끌고 다닐 정도면 돈도 많을테니, 좀 도와주라는 정서다.
이렇게 자동차와 오토바이 간에 사고가 나면 무조건 자동차가 배상해야 하다보니, 자동차는 방어운전을 할 수 밖에 없고, 오토바이는 자동차가 알아서 비킬 거라고 생각하는 용감한 주행을 하게 되는 거다.
3. 공간감각 부족
자기 관점에서만 생각한다.
눈에 보이는 앞바퀴 통과하는 것만 생각하지, 안보이는 뒷바퀴는 걸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부족하다.
굽은 도로를 지날 때, 맞은편에서 오는 차량에 방해를 주지 않으려면 도로 중앙을 넘지 말고 바깥쪽으로 크게 돌아야 하는데, 그냥 안쪽의 반대편 차선을 넘나들면서 지난다.
주행중인 차량 뒤편을 따라 주행하면서 중앙선 넘어 추월할 기회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 머리와 오토바이 차체가 앞차 뒤편에 가렸기 때문에 반대편에서 오고 있는 차량에 불편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자기 오토바이 핸들이 차량 행렬 밖으로 돌출되어 있어, 반대편 차량에게 방해가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되게 복잡하게 썼는데, 그냥 간단히 말해 '아무 생각 없이' 그러는 거라고 생각한다.
행위에 대한 결과를 고찰해 본 적도 없고, 딱히 불이익을 주는 것도 아니니 그럴 필요도 없다.
그래도 한국처럼, 자동차가 '비합리적인 악의를 가지고 의도적으로'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위협하지는 않으니, 인니가 차라리 나은 점도 있지 않나 싶다.
물론 주로 당하는 입장인 자동차 운전자로서는 열통 터질 일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