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III

[어메이징 인니 도로 주행] 05. 오히려 교통을 방해하는 빠 오가 Pak Ogah

명랑쾌활 2017. 10. 12. 11:01

어느 변두리 마을길의 빠 오가 Pak Ogah 할아버지


인니에는 '빠 오가'라는 직업이 있습니다.

다른 차량들을 막아 세워서, 삼거리 진입이나 유턴을 하려는 차량을 돕고, 50~200원 정도의 잔돈을 팁을 받는 일을 하지요.

한국의 TV 프로그램이나 블로그 등에서 희안한 직업으로 소개되곤 합니다만, 사실 셀프 취업이라 직업이라고 하기엔 좀 애매한 감이 있습니다.

한국 관점에서 보면 필요 없는 일을 하고 돈을 바라는, 일종의 구걸 행위에 가깝지요.

그래도 구역마다 텃세가 있어서 아무나 할 수 없으니, 직업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저 사진 속 할아버지의 경우엔 좀 더 구걸에 가깝습니다.

진입하는 제 차량을 도우려면, 최소한 할아버지 뒤편의 차량을 통제해 줘야 하지만,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뒤편의 교통상황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차량 운전석 창문이 열리고, 운전자 손이 나와 팁을 내미는지 아닌지만 뚫어져라 보고 있지요.

애당초 복잡한 지점도 아니어서 예전엔 빠 오가가 없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저 할아버지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생계가 막막한 할아버지가 저 곳에 자리를 꿰찼고, 그 걸 못하게 텃세 부릴 힘이 있는 사람들이 암묵적으로 내버려 둔 거 겠지요.

어차피 도움이 안되기 때문에 알아서 교통 상황 살피고 진입해야 하는데, 저 할아버지 팁까지 챙겨 주느라 오히려 더 성가십니다.

가뜩이나 자리 잡고 서계신 곳에서 움직이려 하지 않으셔서, 우회전에 방해되는 경우도 잦고요.

그래도 뭐 어쩌겠어요.

적선은 인니 사회가 유지되는데 필요한 중요한 덕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