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10일
요녀석이 보여 줄 마법을 기대한다.
다시 하루 뒤
3월 17일
3월 25일
슬슬 움찔움찔 하는 기색이 느껴진다.
3월 31일
드디어 움트기 시작했다. +_+
워낙 음지에 있어서 다른 목련보다 늦는 편인데, 그나마도 햇빛이 조금이라도 더 비추이는 꼭데기 쪽의 봉오리들이 움트기 시작했다.
내가 찍어두었던 녀석도 훌륭히 움찔거린다.
그런데 너, 흰색이었냐??
4월 4일
모두들 터뜨릴 준비 하느라 분주한 기색이다.
4월 7일
우리집 앞 애들은 늦는 편이다.
거의 종일 응달에 저녁 때 잠깐 빛이 들어오는 곳이라 그렇다.
첫 꽃소식은 뉴스가 돼도 늦은 꽃은 그렇지 못한 세상.
느린 것이 꼭 뒤떨어진 것일까?
내가 본 곳 중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뜨린 경찰서 목련.
벌써 하나 둘 지기 시작한다.
다시 한 번 생각한다.
느린 것은 뒤쳐지는 것일까?
4월 10일
4월 11일
4월 12일
거의 만개했다.
그 말은 곧 질 것이라는 얘기와 같다.
목련은 꽃잎이 커서 그런지 이렇게 되면 속절없이 지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속절없이.
4월 15일.
만개했다.
이 한 순간을 위해 1년을 웅크린 걸까?
이 때 눈길을 준다면 홀리지 않을 수컷이 어디 있을까.
4월 21일. 낙화
목련이 지는 모습은 벚꽃의 그것처럼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지저분하고 처절하기까지 하다.
마치 썩어 문드러진 양 축 늘어져 변색된 꽃잎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기도, 나무 밑에 널브러져 있기도 하다.
그 생이 다함의 순간에 보여지는 모습에 군더더기가 없어 보여 마음에 든다.
죽음 앞에 초연하고 싶어 화려하게 미화하려 하지만, 죽는다는 것은 다 그런 것.
진실이 꼭 사람을 행복하게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외면하고 싶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