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식품회사 닛신이 인니 현지에 출시한 '격신 라면'
격할 격자를 써서, '격렬하게 맵다'는 뜻인데, 그냥 아무리 봐도 신라면 배낀 라면이다.
포장 뒷면에도 아마도 대장금에서 따온 듯한 정체 불명의 한복 비스므리한 옷을 입은 캐릭터 그림이 있다.
신라면을 아주 노골적으로 배꼈다.
신라면과 같은 용량인 120g에 가격은 신라면 절반 수준이다. (신라면은 통상 11,000~13,000 루피아 정도)
맛도 신라면 흉내를 내서, 한국인 입맛에서도 맞는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어쩔 땐 맞고 어쩔 땐 틀리다고 생각한다.
가령, 카레 좋아하는 한국인 중에 인도 본토 맛살라 카레 맛 보면 기겁을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거다.
그런 한국인에게 인도 오리지널 맛이 옳다고 강요할 건가?
한국의 카레는 일본의 카레에서 다시 변형된 한국의 맛으로서, 이미 인도 카레와는 다른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인도 음식의 위상이 실추되는 건 아니다.
이미 한식 스타일을 표방한 현지 프랜차이즈 식당들이 인니 현지 대형쇼핑몰에 입주하고 있다.
떡볶이나 라면, 치킨 등을 파는데, 한국인 입맛에는 괴상망측한 맛이다.
하지만 인니인들은 맛있다고 한다.
한식을 테마로 현지인 입맛에 맞춘 음식이다.
한 때의 유행이 아니라 계속 자리를 잡는다면, 한국 오리지널 음식과는 다른 음식으로 정착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한국 음식의 위상이 실추되는 건 아니지 않나.
타인에게 파는 요리는 서비스업에 들어가고, 서비스업이라면 손님의 입장에 맞추는 게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한국 고유의 맛이라고 알리는 것까지는 좋은데, 가르치는 태도는 좀 아니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