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베트남 0809

달랏. 밤나들이도 안전합니다.

명랑쾌활 2008. 12. 18. 15:05
물론 여기서 안전하다는 것은 으슥한 곳이나 험한 지역도 다 안전하다고 보장은 못한다.
(한국도 똑같다.)
그런 곳도 시험삼아 돌아 다녀 볼 만큼 진취적이지도 무모하지도 않다.
(예전에 프라하에서 그 유명하다는 야경보러 나와서, 호기심에 뒷골목 걷다가 생명의 위협을 느꼈던 이후로 절대 철칙이다.)
신변의 안전을 배제한 호기심 충족을 모험과 스릴이라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전혀 낯선 곳을 돌아다닌다는 것 자체로도 이미 충분히 흥미진진한 모험이다.
그 이상은 무모함와 만용일 뿐이다.
가뜩이나 외진 곳의 외국 여행자는 걸어다니는 지갑이다.
돈이 아주 조금 쪼들릴 뿐인 선량한 현지인에게, 공연히 견물생심의 자제력을 테스트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평소 다니던 산책 코스는 가로등이 거의 없어서 걷기 불편하다.
낮이야 대학생들이 제법 왕래하기 때문에 괜찮지만, 길이 좀 외진 편이기도 하다.
그래서 밤나들이 할 때는 골프장을 끼고 있는 다른 길을 선호한다.
그닥 밝진 않지만 가로등이 잘 배치되어 있다.
(사진은 노출을 너무 밝게 해서 밝아 보이는 것임.)
오른 편에 보이는 것은 탄투이 레스토랑.
손님은 외국인이나 돈 많은 관광객, 혹은 유지들이다.
식당에서 일하는 친구들에게 들어보니 너무 비싸서 일반 서민들은 안간다고 한다.
내 생각에도 탄투이 레스토랑에서 보는 야경보다, 탄투이 레스토랑이 비추는 야경이 더 멋지다.
새벽에 배드민턴과 다까오 하러 사람들이 모인다는 그 곳.
호수 주변은 대략 이렇다.
신혼여행 온 신랑 신부도, 풋내기 연인들도, 가족들도 모두 두꺼운 점퍼를 걸치고 슬리퍼를 신고 한가롭게 호수 주변을 산책한다.
나시티와 반바지를 입고 돌아다녀 관광 온 건지 관광 당하는 건지 모를 양키도 간혹 보인다.
달랏 시장으로 가는 길.
저 끝에 보이는 건물이 달랏 시장 건물.
공안에게 뇌물 찔러주고 장사하는 거라는 데에 만동 건다.
달랏 시장 뒤 편 언덕 꼭대기의 극장 건물 한 켠에 걸터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한다.
그리고 구경 당한다.
특히 부모와 나온 꼬맹이들은 신기하다는 듯이 주위를 알짱 거린다.
작대기로 쿡쿡 찔러보진 않아서 고마웠다.
쭝투 즈음이라 사자탈을 쓴 날강도 꼬맹이들을 간혹 볼 수 있었다.
쭝투는 베트남 명절로서 중추절의 그 중추가 어원이다.
우리나라의 추석과 같은 날인데, 당일 날은 각 동네의 패거리들이 광장 같은데 모여야 하기 때문에, 그 일주일 전 쯤부터 저렇게 가게들을 털며 돌아 다닌다.
(사자탈을 보면 중국스러운데 하는 짓은 헬로윈그럽다고나 할까?)
달랏의 패거리들은 위의 사진에 나온 극장 앞 광장에 모였었다.
달랏 시장 뒷편에서 바라본 시장과 집들.
전망이 제법 좋은 곳이었지만, 한가롭게 경치를 즐길만한 곳은 아니었다.
약간 으슥한 편...
낮에 와서 보면 저 도로에 사람이 빠글빠글빠글빠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