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별로 다니지 않고, 오토바이도 드문드문, 도로 상태도 괜찮다.
설렁설렁 다니기 좋은 길이다.
롬복을 다니면서 드는 느낌 중 하나가 황량하다는 것이다.
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면 어김없이 초록이 무성히 뒤덮는 자와, 발리와는 달리, 롬복은 갈색이 강하다.
하지만 그 가운데 불뚝불뚝 솟은 동산들이 독특한 풍광을 형성한다.
노보텔 롬복으로 이어지는 길이라 잘 꾸며져 있다.
노보텔 롬복 옆의 퍼블릭 비치
저렇게 차단봉이 있고 팻말이 있다면, 돈을 내란 소리다.
물론 한국처럼 머릿수로 받는게 아니라, 4륜차, 2륜차 주차료조로 받는다.
오전 8시 경이라 지키는 사람이 없다.
관광지는 대부분 부지런하지 않다.
관광은 생산활동이 아니다.
부지런함과 관광객 증가는 직접적인 관계가 아니다.
스머프 파라솔은 아니겠고, 아마 생선 말리는 곳이지 않나 싶다.
왼쪽 나무에 가린 곳에 노보텔이 있고, 그쪽 근방은 노보텔의 프라이빗 비치다.
그렇다고 뭐 출입 통제를 하거나 하진 않는다.
노보텔을 지나자 바로 도로 상태가 확 안좋아진다.
그래도 이 정도면 양호한 편이다.
완전 비포장도 있다.
왼쪽은 어느 해변식당의 사유지다.
오른쪽으로 가봤다.
어김없이 맞이하는 차단봉
오두막에 죽치고 있는 한량들이 지나치게 반갑게 맞이한다. ㅋㅋ
그래도 나름 영수증은 있다. (불법 아니다.)
2륜차 입장료가 1만 루피아인 거 보니, 여긴 꽤 유명한 곳인가 보다.
대나무로 만든 다리
건너편은 노보텔
반대편
선녀와 나무꾼? 심청?
롬복도 사람 사는 곳인데, 능력 좋은 여자 꿰차서 성공하거나,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딸 덕에 어려움 극복하는 스토리 하나 없겠나.
사진에 나오는 거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이상하게 이런 거 보면 동참의 욕구가 억제가 안된다. ㅋㅋ
언덕을 슬슬 오르면...
바다가 빼꼼 나타난다.
스그르 해변 Pantai Segere 이다.
이슬람 야외회당이라도 되나 했는데, 그냥 신전 비스무리 한 거랜다.
아마 아까 봤던 선녀 설화와 관계가 있지 않나 싶다.
노보텔에서 짓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도착했을 때는 누군가 여기서 아침식사 피크닉을 즐기고 간듯, 호텔 식기와 테이블보 등을 치우고 있었다.
돈이 세상의 전부가 아닐지는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요즘 같아선 거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돈이 있으면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확실하다.
선택의 폭이 넓다는 얘기는 그만큼 자유롭다는 얘기다.
돈은 사람을 자유롭게 한다.
돈은 좋은 것이다.
단, 돈이 도구라는 전제에서 그렇다.
돈이 목적이 되면, 그 즉시 자유는 돈에 구속된다.
신전에서 바라 본 풍경
사방이 트여있는 신전 내부에 있으면 끊임없이 지나가는 시원한 바람이 느껴진다.
특이한 점은, 일정하게 한 방향에서 부는게 아니라, 계속 방향이 이리저리 바뀌면서 사방팔방에서 들어온다는 것이다.
스그르 해변에서 바라 본 신전
이 해변도 파도타기 하러 많이 온다고 들었는데, 내가 갔을 때는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 건지 사람이 아예 보이지 않았다.
황량한 동산의 등성이를 돌아가자...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롬복 남부는 산으로 분리된 요철의 들어간 곳마다 초승달 모양의 해변이 있는 식의 독특한 지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