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I

인도네시아에서의 크리스마스라는 거 말야...

명랑쾌활 2010. 12. 24. 18:02

직접 겪어 보니까 참 거시기 할세.
도대체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안나.
그나마 자카르타 시내 가면 분위기 나는 곳 있다고는 하는데, 자카르타에서 대규모 시위가 있을 예정이라는 소식이 있어서 나가기도 그렇고...
인니인들은 군중심리가 심해서, 시위장소 근처에 있다가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거든.
외국인의 경우 더 위험하지. 돈 많고 만만한 봉이니까.

그래서 뭐 할까 하다가, 방 대청소나 하고 있다.
며칠 있으면 1년 반 동안 묵었던 원룸 아파트 완전히 빼고 한국 가거든.
한국인에 대한 좋은 인상 좀 심어줘야겠지.
예전에 집주인 할머니 소유인 다른 방 묵었던 한국 여대생이 방 빼고 한국 갔었는데, 개판을 만들어 놓고 갔어.
어찌나 더러운지, 집주인 할머니가 치우기 전에 날 데려다 보여주며 하소연을 하더라구.
쓰레기나 버리고 가는 옷 (심지어 속옷도... -_-;;) 대충 비닐 봉다리에 담아서 두고, 냉장고, 욕실, 주방도 1년 사는 동안 단 한 번도 청소 안했는지, 작살 더럽더라.
것참, 학교에서 볼 때는 착실하고 깔끔한 아가씨였는데, 여자 자취방이 더 더럽다는 말 진짠가봐.
집주인 할머니가 " 한국 여자들은 다 이렇게 더럽게 하고 사냐?" 고 묻는데 내가 다 쪽팔리더라.
그 뒤로 혹시 아는 사람 중 방 구하는 사람 있으면 소개 시켜달라면서, 절대 한국 여자는 싫다고 하는데, 할 말 없지 뭐.
나 빼는 방 들어올 사람 있나 소개 시켜달라길래 같은 반 중국애 얘기해줬더니, 한국 남자가 제일 나을거 같은데 하더라구.
예의 상 그랬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선방한 걸까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청소 좀 해두고 가야겠다.
크리스마스 이브라는게 좀 우울하긴 하네 그려.
TV 틀어봐야 크리스마스 관련된 방송은 없고.
캐롤이나 틀어 볼까나?

인니에도 당연히 캐롤은 있어.
이슬람에 대해서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기독교와 적대적이라는 건데 사실은 그렇지 않아.
구약과 신약도 경전으로 인정하고, 같은 뿌리를 가졌다는 것도 동의하거든.
다만, 꾸르안이야말로 진정한 신의 말씀이고, 예수는 선지자 중의 하나일 뿐, 최후의 선지자는 무하마드라는 부분이 충돌을 일으키는 거지.
그러니 크리스마스 가지고 딴지 걸 생각은 없지만, 너무 성대하게 하는 건 싫겠지.


요 버터 깨나 바르고 다닐 듯한 청년이 부른 캐롤이야.
뭐 당연히 오리지날은 아니지.
성탄 캐롤의 맛은 재탕, 삼탕 아니겠어?
노래가 좋고 나쁜게 문제라기 보다는 누가 불렀냐가 세일즈 포인트니까.




Gita Surga Bergema
천국의 성가가 울려 퍼진다

                            - Delon


Gita sorga bergema,
천국의 성가가 울려 퍼진다.
Lahir Raja Mulia
고귀한 왕이 나셨다.
Damai dan Sejahtera
평화와 복이
turun dalam dunia
세상에 내린다.
bangsa-bangsa bangkitlah
세상 사람들 일어나
dan bersoraklah serta
맞이하자.
permaklumkan Kabar Baik
이 기쁜 소식의 선언을
Lahir Kristus T'rang ajaib
맑고 신비로운 그리스도가 나셨다.
Gita sorga bergema,
천국의 성가가 울려 퍼진다.
Lahir Raja Mulia
고귀한 왕이 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