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근, 특근 시켜주면 수당 나오지, 그 시간에 헛짓거리 안해서 돈 아끼지, 지들(직원들)도 고마워 할 일이지."
인니살이 초기, 어느 사장이 한 말이다.
당시엔 뭔 개소린가, 합리화 쩐다고 속으로 욕했다.
근데... 그 사장 말이 맞았다.
대부분의 현지인 직원들이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더라.
전적으로 내 입장에서 섣불리 짐작했을 뿐이다.
애초에 먹고 살기 빠듯할 정도의 급여를 받는 처지라면 연근, 특근해서 한 푼이라도 더 받는 걸 좋다고 여긴다.
그럭저럭 먹고 살만 해져야 삶의 질 따지고 연근, 특근 안하려고 하게 마련이다.
그 사장 말이 맞았다는 건 제대로 봤다는 거지, 옳다는 게 아니다.
그 처지를 이용해서 노동력 착취를 하는 건 별개의 문제다.
그저 내 기준으로 배려나 동정의 시선으로 보는 게 어줍잖았던 거다.
나나 저 사람들이나 같은 인간이라는 인식은 옳지만, 그 인식에 매몰되어 서로 처지가 다르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일방적인 배려는 자기 위안이며 일종의 폭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