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밥을 먹고 나서 밥그릇에 밥풀이 덕지덕지 묻은 채로 식사를 끝내면,
나중에 지옥 가서 평생 그렇게 버린 밥풀들 매끼니 마다 먹게 될 거라는 말이 있'었'다.
인니는 그런 거 '전혀' 없다.
밥풀이나 잔반이 남아 있는 게 당연하고, 심지어 식사 후 입닦은 휴지도 그릇에 넣는다.
지저분하게 밥톨 남기는 게 오히려 예의인가 싶을 정도다.
처음엔 3모작 가능한 풍요로운 땅이라서 그런줄 알았다.
좁은 땅에 1년에 한 번 농사 망치면 굶어 죽고 얼어 죽고, 먹을 게 부족해서 별별 것들을 삶고 데쳐서 식재료로 활용했던 한국과 달리.
근데 다시 생각해 보니, 인니도 네덜란드 식민 통치 당시 수탈이 심했고 플랜테이션 농업으로 농지가 부족했던 역사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풍요로와 봤자 어차피 하층민의 삶은 동양이든 서양이든 똑같지 않던가.
음식이 남아돈다고 대충 먹고 버리는 문화가 생긴다는 건 억지스럽다.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바나나잎을 식기로 쓰고 손으로 밥을 먹는 문화라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나뭇잎 재질 식기에 손으로 음식을 먹으려면 아무래도 싹싹 긁어 먹기가 어렵고, 보기에도 좀 빈티가 난다.
어차피 먹고 나면 나뭇잎 채로 싸서 버릴테니 설겆이 전 잔반 뒤처리를 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사용한 휴지 같은 것도 같이 넣어서 버렸을 거다.
음식을 싹싹 비우는 행위는 빈티를 내는 거라 남기는 게 문화가 됐다고 하는데,
세상 모든 전통과 문화는 그 당시 그래야 할 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됐고,
그럴 필요가 없어진 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걸 후손들이 그럴듯하게 이유를 갖다 붙인 게 대부분이다.
이런 식문화에서 음식 남기지 말라는 게 말이 되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