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인도네시아

[발리 아메드 Amed] 2. 아메드 남쪽 해안길 라이딩

명랑쾌활 2023. 9. 27. 11:36

일어났는데 다리에 근육통이 살짝 있다.

아무리 계단 경사가 좀 있다지만, 너무 운동 부족이다. ㅋ

 

무료 조식으로 오믈렛/스크램블 중 택 1, 커피/차 택 1 할 수 있다.

오렌지 쥬스는 아내가 따로 시킨 것 3만 루피아.

4, 5성급 호텔을 제외하고, 인니인들에게 '오믈렛'은 보통 저런 모양이다. 갈색이 돌 정도로 바짝 익혀서 퍽퍽하다.

그래서 그런지, 인니인에게 전을 가르치면 백이면 백, 모양 동그랗게 나오도록 밀가루 반죽을 두툼하게 부어서 밀가루맛 풀풀 나는 풀빵을 만든다. (예전에 벳남 한식당 현지인도 그렇게 만들었다.)

가장자리 얇고 바삭한, 가장자리 울퉁불퉁 못생기게 부쳐진 전을 만들어 보여줘도 당최 바로 받아들이지를 않는다.

한국인에게는 그 못생긴 모양이 맛있어 보이는데, 현지인들에게는 실패한 음식 같아 거부감이 드나보다.

재미있는 건, 그 '맛있는 맛'이 뭔지 이해하기만 하면 그때부터는 그렇게 안하면 큰일 날 것처럼 못생기게 만든다. ㅎㅎ

 

까끼 스리부 Kaki Seribu* 라는 이름의 벌레.

kaki : 발, 다리  seribu : 천(개), 많은

좀 외진 곳인 대신 가격이 싸고, 계단 경사 높은 대신 객실 경치가 좋고,

숙소 다 좋은데 딱 하나 단점이 이 벌레가 많다는 거다.

독도 없고 물지 않는 벌레지만 아무래도 비주얼이 거부감이 든다.

 

오토바이를 타고 아메드 시내로 갔다.

이게 메인도로다. 아직 개발이 덜되어 시골스럽다.

아메드 마을 내에서는 헬멧 쓰지 않아도 된댄다. 오토바이 빌릴 적에도 면허증 보여 달라고 하지 않았다.

경찰이 마을 안까지 들어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선 친구 동생 심카드 사러 휴대폰 가게부터.

공항에서 영 이상한 통신사 것을 사는 바람에 인터넷이 안터져서 고생했댄다.

한국은 어느 통신사든 거기서 거기지만 인니는 통신사 별 품질 차이가 큰데, 텔콤셀 Telkomsel 이 짱이다.

데이터 빵빵한 게 좋다고 해서 한달 30GB 짜리 50만 루피아로 구입했다. 오버하는 거 같지만 본인이 원하니 뭐.

직원에게 휴대폰 주면 알아서 등록해준다.

 

도심 지역에서도 LTE 끊기고 3G망으로 연결되는 곳이 많은데, 5G는 개뿔.

그나마 인니 다른 지역에 비해서 발리 무선망은 잘되어 있는 편이다.

 

다음은 맛사지하러 아메드 발리 스파 Amed Bali Spa 로.

팬데믹 4년간 아내가 발리 마사지 노래를 불러서 냉큼 여기부터 왔다.

발리답게 아메드 지역에도 맛사지 잘하는 곳들 많은데, 여기가 시설과 리뷰가 가장 좋은 곳이다.

예약이 많아서, 즉석 방문은 오래 기다리거나 꽉 차있을 경우가 잦다고 한다.

Whats App으로 예약 가능

 

1시간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그 참에 점심 먹으려, 오토바이는 스파 앞에 세워두고 근처 식당을 찾아 나섰다..

 

아메드 파출소 겸 마을 회관

일이 없는지 드나드는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경치는 좋다.

 

투어 맵이 붙어 있다.

아메드가 속한 지역은 까랑아슴 Karangasem 군인데 관광지가 무려 30군데나 있다.

이 지역에 뽀혼 아슴 Pohon Asem (타마린드 나무) 가 많아서 까랑아슴이란 이름이 붙었나 보다. (karang은 산호초)

 

12시인데 근처 식당들이 모두 문을 닫았다. 아메드는 팬데믹 여파가 아직 있나 보다.

파출소 건너편 가야뜨리 식당 Warung Gayatri 가 문을 열었길레 들어갔다.

 

먹고 싶은 음식을 찍으면 접시에 밥과 함께 담아주는 인니 서민 밥집 스타일인데, 외국인 상대라서 그런지 담음새가 아주 깔끔하고 파리 못들어가게 진열장을 커튼으로 막았다.

메뉴는 베지터리언 위주에 닭 요리, 달걀 요리 몇 가지.

 

오뽀르 아얌 Opor Ayam (코코넛 밀크 카레 닭)

발라도 뜰루르 Balado Telur (삶은 달걀 고추 양념 무침)

발라도 아얌 수위르 Balado Ayam Suwir (찢은 닭가슴살 고추 양념 무침)

까짱 고렝 Kacang Goreng (기름에 살짝 볶아 소금 친 땅콩을 골랐다.

밥까지해서 3만6천 루피아.

다른 데 닫아서 기대 없이 간 곳인데 의외로 음식이 깔끔하고 맛있다.

쌀도 좋은 거 썼다. 인니는 쌀 품질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식재료 단가 줄일 적에 쌀을 주로 건드린다.

근데 인간적으로 밥 양이 너무 적다. 쌀 좋은 거 쓴 대신 줄였나 보다.

세 숫갈이면 끝난 양을 아껴서 나눠 먹었다.

 

밥 먹고 맛사지 1시간 기본 코스 받았다.

아주 끝내주는 건 아니고, 그냥 무난하게 잘했다.

시설은 깔끔했다.

아내는 마음에 든다며 내일 풀코스 예약했다. ㅋㅋ

 

마사지 마치니 오후 2시 반 쯤.

선셋 포인트는 4~5시에 가기로 예약했으니 시간이 좀 어중간하게 비었다.

해안길 따라서 남쪽으로 설렁설렁 드라이브를 했다.

 

내일은 산길 가로질러 저길 넘어가볼 생각이다.

 

와에니스 선셋 뷰 바 Waeni's Sunset View Bar

 

선셋 포인트와 함께, 아메드에서 선셋을 볼 수 있는 두 곳 중 하나다.

 

아궁 산이 가려지는 게 많이 아쉽다. 위치도 번화가에서 상당히 먼 편이고.

선셋 포인트 생기면서 타격이 컸을 거 같다.

 

가드레일이 아니라 테이블이다.

노변 작은 가게에서 커피 한 잔 사서 경치 즐기는 포인트.

 

심하게 꺾인데다 경사가 급한 커브 지점이 몇 군데 있어서, 오토바이가 익숙하지 않으면 주의해야 한다.

 

차 두 대 지나기 약간 빠듯하다.

 

길리 슬랑 뷰 포인트 도착. 발리섬 최동단이다.

아메드 시내에서 설렁설렁 중간에 사진도 찍고 오는데 1시간 걸렸다.

 

동네 애들이 놀고 있다.

내가 카메라 들이민 거 아니다. 지들이 찍어달라고 했다.

외국이들은 여기까지 잘 오지 않는지 좀 생소하게 보더라.

 

여기까지 오는 관광객은 별로 없어 보인다.

 

밑으로 내려가는 길이 불친절하다.

저 밑으로 내려가면 발리 동쪽 끝땅이다.

 

바다 건너 희미하게 보이는 육지는 롬복섬이다.

저기 어디에 길리 뜨라왕안 Gili Trawangan 이 있을텐데 육안으론 보이진 않았다.

 

여기는 길리 슬랑 뷰 포인트고, 저기 보이는 작은 섬이 길리 슬랑 Gili Selang 이다.

롬복어로 gili 가 작은 섬이라는 뜻이다. 길리 뜨라왕안을 '길리섬'이라고 하는 건 잘못된 명칭이다.

 

해안가에 해식동굴이 있다. 배타고 가서 구경할 수 있다.

사진 찍어달라던 애들 말에 의하면 등대에도 올라가 볼 수 있다고 한다.

등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해안선 경치가 괜찮을 거 같긴 한데 계단 생각하면 좀...

 

숙소 들렀다가 아내와 친구 동생은 수영복 챙겨 입고 선셋 포인트로 갔다.

5시 좀 넘었는데 수영장 옆 자리는 어제 우리가 예약한 자리 빼고는 이미 다 채워져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3명인데 비치 베드가 둘 밖에 없다.

보아하니 저쪽 서양인 손님 그룹이 하나 쌔벼간 거 같다.

서빙 직원에게 말했는데 신입인지 대응이 버벅거린다.

빈백(콩자루 같은 방석 겸 의자) 하나 가져다 앉겠다 하니 안된단다.

그럼 어쩔 건데? 어리버리한 놈... ㅉㅉ

예약 없이 와서 자리 달라 땡깡 부리는 것도 아닌데, 그럼 그냥 서서 먹으라는 거냐, 둘 여기 앉고 한 사람은 딴데 가서 앉으라는 거냐.

웃는 표정으로 농담 섞어가며 조근조근 따졌더니 어리버리한 서빙 직원이 잠시만 기다리라면서 어디론가 간다.

주변의 다른 손님들이 흘끔흘끔 쳐다보는데 나도 웃으면서 스윽 둘러봐줬다. 예전엔 나에게 시선이 모이면 주눅 들어했는데 외국 생활 10여년 간 어딜 가든 외국인이라 쳐다보는 시선에 익숙해져서 이젠 여유만만이다.

의자 쌔벼간 게 거의 확실해 보이는 용의자 그룹 쪽도 (웃는 표정으로) 지긋이 쳐다봤지만, 서양인 특유의 난 모르겠는데 얼굴로 스윽 외면한다.

경력자로 보이는 서빙 직원이 왔다. 어제 왔을 적에 농담 따먹기 좀 해서 서로 얼굴 아는 직원이다.

'나 화 안났어. 여기 빈백 갖고 와서 앉아도 되지?' 하니까 군말 없이 그러라고 하고, 사과로 아이스 티 한 잔 서비스 가져다 주었다.

 

치킨 핑거 6만5천 루피아

 

허니 치킨 윙 6만5천 루피아, 라이스 보울 치킨 삼발 마따 5만 루피아.

라이스 보울 치킨 삼발 마따는 컵밥이다. 밥 위에 잘게 썬 치킨과 고추 거칠게 빻은 매운 소스를 얹었다. 한국 사람이 좋아할 맛이다.

음식은 다 맛있는데 종이 그릇에 나온 게 별로다.

넓은 야외 구역이라 접시 깨지는 거 방지하고, 그릇 회수와 설겆이 수고 줄이려고 모색한 방법인 모양이다.

피자 메뉴 안된다는 게 참 아쉽다. 뭐니뭐니 해도 식사로도 든든한 가성비 갑은 피자인데.

 

조오쿠나~

 

친구 동생 녀석도 신났다.

딱 이런 분위기를 원했다나.

 

6시 반 쯤

수영하는 사람들은 한둘 빼고는 전부 서양인이고 시끄럽게 놀지 않았다.

 

수영장이 있으니 당연히 샤워 및 탈의실도 있긴 한데, 함석으로 둘러쳐 만들어서 좀 허술하다.

그래도 누가 일부러 틈 사이로 눈 들이밀지만 않으면 안이 보이지 않는 구조다.

 

 

파차 레게 바 Pacha Reggae Bar 에 갔다.

공항 픽업 나왔던 기사에게 라이브 카페 추천해달라고 했는데, 몇 곳 얘기해주면서 가장 먼저 꺼낸 곳이 이 곳이었는데...

 

연주 수준, 목소리, 사운드, 가게 분위기 다 별로다.

8시면 한창 때인데 손님도 별로 없다.

원래 아메드에 사람이 없는 건가 싶었지만, 나중에 보니 다른 곳은 사람 많았다.

비추

 

가게 앞 분위기.

근방이 그래도 번화가인데 한적하다. 아메드가 이런 분위기다.

 

물과 맥주 사려 들른 가게.

신라면, 너구리, 불닭은 이제 관광지 아니라도 인니 어딜 가나 볼 수 있다.

하단에 진열된 라면은 현지 생산하는 일본 브랜드 닛신 제품들인데, 딱 봐도 알수 있듯 포장도 맛도 한국 라면 비슷하게 따라했다. 가격도 절반.

일본이 한국을 따라 하다니, 볼 때마다 이런 세상이 왔다는 게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