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필드에 나간 골프장 이름이 마또아 Matoa 였다.
UI BIPA 어학 코스 시절, UI에서 가장 가까운 골프장이었다.
마또아가 과일 이름이란 걸 안 건 몇 년 후였다. 골프장 인근에 마또아가 많이 자라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나.
10여 년 만에 드디어 마또아 실물을 봤다.
생긴 건 당장에라도 새끼 익룡이 알을 깨고 나와 지구를 멸망시킬 것 같이 생겼지만...
노르스름 쫄깃한 과육이 들었다.
단맛이 은은한 편인데, 두리안 맛을 1백분의 1로 희석한 거 같은 묘한 구린내가 있다.
두리안과 렝껭이 종을 넘어선 뜨거운 금단의 사랑을 나눠서 태어난 녀석인 거 같다. 그리고, "이 아이의 이름은 마또아로 지으시오."하고 떠났겠지. 남자들이란...
(마또아는 렝껭, 리치, 람부탄, 망고스틴과 같은 종이다.)
두리안 맛있게 먹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맛이다.
두리안 싫어하는 사람도 두리안 맛있다는 게 뭔지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는 힌트가 될 수도 있겠다.
팍 익은 건 노란빛이 더 강하고, 더 쫄깃하고, 구린내도 좀더 강하고, 물기는 줄었다.
씨앗은 쓰고 떫다.
너무 익어서 곯면, 껍질이 말라서 조각 조각 부스러지는데, 속껍질과 붙어서 지저분하게 까지고, 고약한 냄새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