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한국

[한국 방문 2022] 2. 인니 촌놈

명랑쾌활 2023. 7. 21. 11:28

가리봉동 어느 골목

80대 배경에 등장할 만한 양옥집과 90년대에 급격히 늘어난 다세대 주택, 그리고 전봇대.

서울에 아직도 이런 풍경이 남아 있구나.

 

안양천변 배추밭. 멋지다. ㅋㅋ

 

나이트클럽과 캬바레 스탠드바였던 곳이 이제 러브 호텔이 됐다.

터가 그런 건가, 건물주 취향인가.

 

흡연 부스가 설치되어 있지만 좁다.
그래서 그 옆에서도 피우는데...

중학생, 기껏해야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 3명, 남자 1명이 벤치에 앉아 대놓고 담배를 피우며 노닥거리고 있다.

대한민국이 개인의 욕구를 한층 더 존중하는 분위기가 된 거 같아 흡족하다.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인간은 누구나 자신을 파괴할 권리가 있다.

 

인니인들의 닭고기 선호도가 매우 높다보니, 저렇게 장작구이나 전기구이 기계를 한국에서 수입해서 장사 시도해봤던 한국인들이 좀 있었다.

그 사람들 전부 어떻게 됐는지 알 수는 없지만, 성공했다는 소식 들은적 없다. 가끔 중고 매물 올라오는 건 봤다.

다른 나라 사람들도 기름기 쭉 빠진 닭 좋아할 거라는 건 선입견이다. 그 기름진 맛을 선호할 수도 있다.

기름진 거 싫어하는데 억지로 먹는 거였으면, 그 나라 사람들도 진즉에 그런 요리법 개발하지 않았을까.

어느 집단이 어느 시점에 뒤떨어질 순 있다. 하지만 백년 단위 오랜 세월 동안 그 비슷한 거라도 없었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반드시 있다.

그렇더라도, 시도한 사람들의 추진력은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이 세상을 변화시킨다.

나야 뭐 결과 놓고 속편하게 왈가왈부하는 일반인 중 하나 아닌가.

 

아주 오랜만에 지하철을 탔다. 어색했다.

지하철만 이용해도 운동한다는 의식 없이 하루 기본 운동량은 채운다. 축복 받은 환경이다.

인니는 운동 한다는 마음으로 뭔가를 하지 않으면 전혀 운동이 되지 않는 환경이다.

 

버스도 더 좋아질 게 있나 생각했는데, 더 좋아졌다.

인니 버스 타보면, 한국 버스에 절이라도 하고 싶어질 거다.

하도 오랜만에 타보니 출발하거나 멈추거나 코너 돌 때 몸 가누는 게 어색해졌다.

 

한국에 올 적마다 느끼는 거지만, 엄마가 차려주신 집밥이 가장 귀하다.

널리고 널린 게 식당이고 남의 집이지만, 엄마 집밥은 전세계에서 유일하다.

 

정말 먹고 싶었던 캠벨 포도! 거진 10여 년 만이다. 제철 끝물이라 아슬아슬하게 살 수 있었다.

캠벨 포도 특유의 단맛을 정말 좋아한다. 포도 중 제일 좋다.

요즘은 샤인 머스켓이니 뭐니 새로운(=돈 되는) 품종들이 판을 쳐서, 구하기가 어렵다.

인니 한인 마트에서 추석 즈음이면 선물 세트로 가끔 들어오는데, 10만원이라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