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식당이 새로 오픈했다.
사장이 젊다. 많아도 서른 초반이다. 주방 담당하시는 분은 모친인듯 하다.
전화로 주문했다.
사장이 받았다. 응대 친절하다.
그런데, 카톡이나 WA로 주문 달라고 한다.
* WA : What's App 인니에서 가장 보편적인 메신저 앱
아마 한국인 사장이 전화를 받다 보니, 주소 받아 적는 게 힘든가 보다.
그래도 일단 전화 받았으니 이번은 그냥 주문 받을 만도 한데...
전화 끊고 카톡 찾아봤는데 없다. WA엔 식당 상호명으로 목록이 떠있다.
주문했다.
알았다는 답장 2분을 기다렸는데, 확인조차 하지 않고 있다.
다시 전화했더니 확인해보겠다고 한다.
잠시 후 사장으로부터 주문 확인했다는 WA 답장이 왔다.
나는 메신저 주문은 내 주문을 확인했는지 즉각 피드백이 안되어 불편한 거 같다고 전했다.
손님들이 주로 카톡으로 주문을 해서 그렇고, 카톡은 즉각 피드백이 된다는 답장을 보내왔다.
WA로 주문하란 건 사장 니가 그런 건데?
WA 메시지 확인 잘 안하는 거랑, 다른 사람들이 주로 카톡으로 주문한다는 게 뭔 상관인가. 나도 카톡 WA 둘 다 쓰는데, 둘 다 메시지 받고 확인하는 거 전혀 어렵지 않다.
그냥 미처 확인 못했다 미안하다 하면 끝날 일을, 마치 WA로 주문한 내 탓이라는듯 요상한 답이다.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하는 게 반드시 고객 편의를 목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키오스크 주문 방식도 가게 쪽 좋자고 손님에게 수고를 전가하는 시스템이다.
그래도, 자기 편한 방식에 손님이 안따랐다고 손님 탓하는 건 영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1달 쯤 후, 다시 주문할 일이 있었다.
배달 직원이 안와서 오늘은 배달 영업 못한단다.
식당은 홀 장사는 보조고 배달 장사가 주력인 곳이다. 그리고, 주문도 오후 4시로 바쁜 타임도 아니다.
그 식당보다 다섯 배 큰 한인 식당도 여차하면 한인 사장이 자기 차로 직접 배달한다.
포장해 놓으면 내가 가지러 가겠다고 했다. 어떤 상황인지 보고 싶었다.
가게에 갔는데, 매장은 손님 한 테이블도 없고 평온한 분위기다. 젊은 사장은 한가한 표정으로 계산대에 앉아 노트북 두드리고 있다. 근심걱정이 없어 보인다. 안쪽 주방에서 나오는 사장 모친으로 보이는 분 표정이 더 안좋다.
손님이 차 끌고 와서 음식을 받는데, 젊은 사장은 느끼는 점이 저언혀 없어 보인다.
모친 맘 고생 많겠구나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