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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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중 자각몽

명랑쾌활 2024. 1. 31. 07:56

출입구가 두 곳인 넓은 집에서 새끼 고양이 세 마리를 찾았다.

눈에 띄어 잡아보면 내가 찾는 새끼 고양이가 아닌 것을 반복했다.

들어온 출입구를 통해 밖으로 나가려는데 내가 신고 온 슬리퍼가 없었다.

다른 출입구 쪽으로 가니 아이들이 앉아서 마당에서 펼쳐지고 있는 공연을 보고 있었다.

아이들 사이사이에 많은 슬리퍼들이 나란히 정리되어 있었다.

그중 내 슬리퍼가 눈에 띄었다.

잡으려고 가까이 가니 어느 틈에 아이 하나가 그 위에 깔고 앉아 있다.

아이 뒤편에 앉아 기다리고 있으니 아이가 일어났다.

그런데 내 슬리퍼가 아닌 비슷한 색깔의 다른 슬리퍼가 있었다.

그 순간 지금 꿈속이라는 걸 느꼈다.

 

꿈에서 깨어 일어났다.

잠들기 전 기억한대로, 옆으로 누워 잠든 상태 그대로였다.

플로레스 섬의 전통 마을 큰집 평상이었다.

평상 밑에는 내 슬리퍼가 있었다.

신고 집을 나섰다.

내가 묵고 있는 숙소로 가는 길이었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골목 너머로 바다와 중형 페리 선박 세 대가 보였다.

내가 깨어 일어났던 전통 마을은 산속에 있는 곳이어서 바다가 보일리가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 순간 난 아직 꿈속이라는 걸 느꼈다.

 

꿈에서 깨어 일어났다.

잠들기 전 기억한대로, 옆으로 누워 잠든 상태 그대로였다.

꿈에서 내가 가려고 했던, 묵고 있던 숙소였다.

고양이를 찾던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집이기도 했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런 집에서 잠든 기억이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 순간 난 아직도 꿈속이라는 걸 느꼈다.

 

깼다.

잠들기 전 기억한대로, 옆으로 누워 잠든 상태 그대로였다.

집 거실이었다.

최근 구조한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거실 구석 잡동사니 보관상자 뒤에서 뭘 갖고 노는지 부시닥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직 머릿속에 잔상으로 남아있는 신기한 경험에 취해 그 상태로 1분쯤 누워있었다.

꿈속 기억들이 휘발되기 전에 적어 두기 위해 일어났다.

지금 그 글을 쓰고 있다.

글로 옮겨도 꿈속에서 봤던 것들은 잊혀질 거다.

그래도 3중자각몽을 꿨던 사실은 남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