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2030 세대가 윗세대의 청년 시절 때에 비해 더 불행하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윗세대 때가 더 힘들었다는 말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요즘 2030 세대는 윗세대 때보다 '더 불행함을 느끼고' 있을 뿐이다.
불행은 감정이다. 감정은 정량 비교 할 수 없다.
불행은 결핍감에서 나오고, 대부분의 결핍은 비교로부터 비롯된다.
요즘은 예전에 비해 비교가 더 분명하고 수월해졌다.
동류들과 분노와 불행의 감정을 나눠 증폭되기 쉬워졌다.
더 불행함을 느끼는 이유는 정보 공유 기술의 발전 탓이다.
요즘에 비해 사회와 기술 발전이 뒤떨어진 시대였기 때문에 더 힘들었다는 말은 틀렸다.
'더' 힘들다는 비교는 동일 조건에서 해야 한다.
80, 90년대가 지금보다 뒤떨어진 시대였지만, 그 당시에는 최첨단 시대였다.
현재는 늘 가장 최첨단이다.
더 힘들다, 덜 힘들다는 비교는 동시대 동세대끼리 해야 성립한다.
그리고,
민초는 원래 힘들지 않은 적이 없다. 그런 세상은 없다.
어차피 삶은 고통이다. 완벽한 충족은 없고 늘 결핍이 있다.
대부분 쓴맛 속에 익숙해져 살고, 가끔 보는 단맛으로 버텨나가다 뒈지는 게 인생이다.
예전 사람들이 현자라서 일상속에서 행복을 찾아가며 살았던 게 아니다.
그저 잘 몰라서, 불행감을 덜 느꼈을 뿐이다.
지방에 태어났다는 것만으로 서울과 생활 격차가 컸다. 서울에 올라가 사는 것도 큰 각오가 필요했다.
하지만 박탈감은 크지 않았다.
서울 사는 대기업 직원이 잘 사는 건 대충 알지만, 얼마나 벌고 얼마나 잘사는지 정확히는 몰랐기 때문이다.
예전엔 같은 회사 직원들 끼리도, 친구 끼리도 월급 얼만지 서로 말 잘 안했다.
정확히 아는 사람이 있어도 정보 공유할 방법이 없었다.
얼마나 잘사는지, 말로는 듣고 상상은 해도 구체적으로 들여다 볼 수가 없었다.
모르는 게 어리석은 거라면, 예전엔 어리석어서 덜 불행했던 거다.
요즘 2030은 똑똑해서, 몰라서 당하는 거 극도로 싫어하고 한푼 손해 안보려고 한다.
그런데 늘 손해다. 늘 불공평하다.
피기득권자는 기득권자에게 일정 부분 수탈을 당할 수 밖에 없는 게 사회구조인데, 그걸 너무 잘 알게 됐다.
그래서 박탈감과 불공평함을 느낀다.
늘 비교를 한다.
비교 대상은 자신과 비슷한 배경의 부류가 아니다.
자신과 배경이 다른 부류까지 전체를 놓고 비교한다.
시선은 중간에 있지 않고, 중간 위쪽에 있다.
행복할 수가 없다.
똑똑해서, 잘 알아서 더 불행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