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IV

은행에서 500 루피아짜리 잔돈 교환

명랑쾌활 2019. 3. 11. 10:37

아는 분께 부탁 드려서 은행에서 잔돈으로 교환을 했습니다.

25만 루피아 어치입니다.


인니는 아무 은행에 아무 때나 찾아가 잔돈으로 바꿔 달라고 해봐야 소용 없습니다.

은행의 서비스 수준이 한국에 비해 현저히 낮기 때문이지요.

(비단 은행만 그런 게 아닌데, 어쩌면 한국의 서비스 수준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걸 수도 있습니다.)

은행에 미리 주문을 해서, 언제 오라고 하면 그 때 가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마저도 황송하게도, 은행과 자주 거래해서 잘 아는 사이에나 가능합니다.

원래 해주지 않는 서비스이지만, 단골에게는 특별히 해주는 거지요.


저렇게 돈을 바꾼 이유는, 매일 출근길, 큰 길에서 마을길로 진입하는 입구에 있는 문지기 놈들 때문입니다.

인니는 유턴이나 비보호 우회전(인니는 차선이 반대임), 큰 길 진입 등을 하는 차량을 위해 반대편 차선의 차량을 막아 주고 대가로 약간의 팁을 받는 이른바 빠 오가 Pak Ogah 라는 셀프 취업 직업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감사의 의미로 받는 팁이기 때문에, 줘도 그만 안줘도 그만이지요.

오히려 빠 오가 때문에 방해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ㅋ

문제는 제가 다니는 회사의 빠 오가 놈들은 잔돈을 안주면 눈에 띄게 인상을 팍 구긴다는 겁니다.

단순히 도움을 주고 팁을 받는 개념이 아니란 뜻이지요.

간혹 외지인에 대한 텃세가 심한 지역의 경우, 마을 진입로에서 통행료를 받는 곳도 있습니다.

제 일터가 있는 곳이 드세고 텃세 심하기로 유명한 지역이다보니, 빠 오가 팁과 마을 통행료가 혼합된 개념으로 깡패짓을 하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잔돈을 따로 바꿨습니다.

살다 보면, 잔돈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데, 없어서 안주면 인상을 써대니 해꼬지를 당할지도 모르고, 그렇다고 큰 돈 주는 건 배알이 뒤틀려서 싫거든요.

팁으로 통용되는 가장 낮은 액수인 500 루피아 짜리로 바꿔서, 딱 그 정도만 주겠다는 거죠.


뭐 다른 나라에 살다 보면, 한국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희안한 일들을 규칙으로 받아 들여야 하는 일이 심심찮게 생기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