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신교는 민주주의와 맞지 않다.
본질적으로 독재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신교는 인간에 계급을 두어 독재 구조를 세웠다면, 유일신교는 종교 자체가 독재 구조를 강화한다.
어떤 면에서는 정치 형태로서의 독재보다 더 지독하다.
정치적 권력 독점은 피지배집단의 납들을 전제로 한다.
납득을 위해 최소한의 논리가 필요하다.
논리가 필요하다는 건 곧 제약이 있다는 뜻이다.
종교 영역이라면 논리도 납득도 필요 없기 때문에 제약도 없다.
모든 것은 '신의 뜻'이다.
정치 영역에서의 독재는 옳고 그름의 논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유일신 종교에서의 독재는 논의할 필요가 없는 지극히 당연한 선이다.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이 옳은 것이냐는 등의 민주주의에서라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는 담론이, 유일신교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
신의 정의를 이행하기 위한 자기 희생을 숭고한 행위로 간주하는 게 바로 유일신교다.
소를 위한 대의 희생조차도 '신의 뜻으로' 선이 된다.
유일신교는 개개인의 가치관이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다.
선악의 절대적 기준이 있고, 따르지 않으면 죄가 되는 계율이 있으며, 모두가 신에 종속된 존재이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가치관 따위는 한없이 하찮다.
혹시 유일신교와 독재를 결부하는 논리에 불쾌감을 갖는다면, 그건 독재라는 단어가 내포한 부정적 의미 때문이다.
신이 유일하다는 건 진리이며, 민주주의나 독재는 인간이 만들어 낸 정치체제일 뿐이다.
신의 앞에서 민주주의는 선이 아니요, 독재는 악이 아니다.
둘 다 아무런 가치가 없다.
당신이 당신의 유일신을 진실로 믿는다면, 애써 민주주의와 결부 시키려 할 필요가 없다.
그저 신을 따르면 된다.
독재자의 지시에 반론을 제기해서는 안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