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III

오토바이 밀어주기 동반주행

명랑쾌활 2017. 6. 19. 12:17

오른발로 일행의 오토바이를 밀어주며 같이 주행하고 있습니다.


기름이 떨어졌거나 고장이 난 오토바이를 다른 사람이 오토바이를 탄 채로 발로 밀어주는 일은 인니에서 흔합니다.

자전거 탄 학생들이 대화를 주고 받으며 나란히 서행하는 경우도 흔한 나라지요. 

4륜차량 운행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오토바이나 자전거는 도로에 다니는 것 자체도 조심스럽고, 다니더라도 꼭 일렬로 다니게끔 의식이 각인된 한국인이 보기엔 생소한 광경이겠습니다.


문제는 출근 시간에 도로가 한참 혼잡할 때 저러고 있다는 겁니다.

가뜩이나 좁은 왕복 2차선의 도로에 저런 식으로 걷기보다 약간 빠른 속도로 주행하게 되면 뒤에 늘어선 차량들은 환장합니다.

민폐 오토바이들은 천연덕스럽습니다.

반대편 차선의 지나치는 사람들이 자기들 뒤로 줄줄이 밀려 오고 있는 차량 행렬과 자신들을 쳐다보는 시선을 느낄만도 한데, 빨리 재촉하지도, 갓길로 붙이지도 않고 유유히 자기들 갈 길만 가더군요.

가뜩이나 뒤에 쫓아가는 빨간 가방 맨 사람이 타고 있는 오토바이도 일행입니다.

자신이 무슨 정의의 사자인 양 뒤에서 호위하고 있습니다만, 문제는 민폐 오토바이들의 바깥쪽으로 주행하면서 추월하려는 오토바이나 차량들을 방해하고 있다는 겁니다.

보통 정의 구현을 위해 자기 희생을 한다고 도취된 인간들이 저런 폐를 끼치지요. ㅎㅎ


한국 같으면 생난리가 나서 쌍욕을 바가지로 먹을 일이지만 인니는 안그렇습니다.

당연하게 인식하는 것도, 이해하는 것도 아닙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라고 느끼지만 어지간하면 그냥 화를 내지 않고 넘어갑니다.

화내 봐야 소용 없는 남의 일이고, 어차피 지나고 나서 잊으면 그만인 일이니까 그런듯 합니다.


시속 5~6km 속도로 약 5분 정도를 따라가고 나서야 민폐 오토바이들은 골목으로 빠졌습니다.

그들로 인해 발생한 어이없는 정체는 아마도 30분 정도는 여파가 남을 겁니다.

인니의 도로 정체는 규칙성이 없어서, 밀리지 않는 시간에 밀리는 일이 비일비재 합니다.

보통은 정체 구간을 지나다 보면, 사고라던가 공사, 행사 등 정체 원인을 알 수 있습니다만, 나중에 정체 구간에 들어선 사람은 이유를 도대체 알 수 없는 정체도 종종 있습니다.

위와 같은 상황이 그렇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