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평소엔 게으르고 늦잠 자다가도 여행만 오면 일찍 일어났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게으른 건 여전하지만 평소에도 일찍 일어난다.
일찍 일어나면 하루가 길어서 좋다.
하루하루 사는 게 재미 있어서 이렇게 변하지 않았나 싶다.
사는 게 재미없다면 하루가 긴 것도 달가울리 없다.
일을 좀 신바람 나게 하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면 회사에도 분명 이득일 거다.
금전적 보상은 한계가 있으며, 비전 제시가 정답이라는 건, 조직경영을 연구하는 분야에서도 이미 사실로 판명된지 오래다.
비전 제시라고 하면 좀 추상적인데, 쉽게 말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목적과 가치를 명확히 하고, 성취감을 공유하는 거다.
사회 집단의 구성원으로서의 인간은 쓸모있는 존재이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하기 싫지만 돈 때문에 억지로 하는 게 일이라고 규정을 하고 있다.
고용 주체가 그렇게 인식하고 있으니, 당연히 직원들도 부여받은 일들이 싫을 수 밖에 없다.
일이 본질적으로 하기 싫은 행위였던 것이 아니라, 원래는 그렇지 않았는데 하기 싫게 된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렇게 된 원인은 산업화를 통한 고도의 분업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신발 한 켤레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든다면, 그 결과물은 실제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는 직접적인 보람이다.
하지만, 대규모 신발 공장에서 밑창 붙이는 일만 하는 노동자에게 있어서 매일 쏟아져 나오는 수천 켤레의 신발은 추상적인 보람이다.
그에게 실질적인 보람은 월급봉투 뿐이다. (그나마도 요즘엔 전자계좌에 숫자로 찍힌다.)
비록 분업된 일에 종사할지라도,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이 맡은 일의 의미와 가치를 안다면, 일 하는 게 신바람 나지 않을까?
이런 내 생각이 맞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
직원들이 하루 하루의 즐거움을 기대하며 아침 일찍 일어나 신바람 나게 출근하는 회사를 만들어 보고 싶다.
남의 회사에서는 안될 일이니, 내 회사부터 세우고 나서.
무난한 아침 부페
오믈렛과 구운 토스트, 버터와 잼이 있다면 인도네시아 호텔 치고는 무난한 거다.
3성급 호텔이라면서 아침에 볶음밥 한 종류만 제공하는 곳도 많다.
아침부터 연애질 하고 있는 소금군과 후추양
호텔 건너편 교회
이슬람과 기독교가 공존하는 평화로운 곳이다.
어젯밤 손님이 미어터졌던 카페
일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딴중 쁜담 해변에도 아침 일찍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3년 전에 봤던 뒤로 사람을 먹고 앞으로 뱉던 죠스도 여전히 잘 지내고 있다.
3년 전에 왔을 때는 아침에 간조였는데, 지금은 만조다.
숙소에서 오토바이를 빌려 딴중 끌라양 해변으로 갔다.
24시간 10만 루피아.
호텔 통해서 빌려서 좀 비싼 거고, 직접 구하면 7~8만 루피아면 된다.
하지만 따로 대여점이 없기 때문에 여행 초심자는 구하는데 난이도가 좀 있다.
블리뚱은 도로 정비가 잘 돼있고, 운전도 난폭하지 않아, 오토바이 초보에게도 롸이딩 권할만 하다.
등대섬 투어 출발하는 딴중 끌라양 해변 Pantai Tanjung Kelayang
저 멀리 새 바위 Batu Burung 가 보인다.
요즘엔 가루다 바위 Batu Garuda 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뭐든 어마어마한 게 좋은 거다.
돈 드는 거 아니고, 상표권 항의 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타고 갈 전당포호
깃발에 쓰여진 Pegadaian은 전당포라는 뜻이다.
어제 아이ㅎ 아저씨를 통해 등대섬 투어 배를 미리 예약했는데, 잘한 결정이었다.
예약 없이 온 여행객 한 무리가 배 없어서 허탕 치고 내일 출발하는 걸로 예약하고 갔다.
5명이니 내가 대여한 배에 같이 태울 수도 있었는데, 그런 수작 부리지 않아서 좋았다.
인니 다른 지역이라면 분명히 그런 수작 부렸을 거다.
배 1척 하루종일 대여에 10명 이하로 인원 상관 없이 45만 루피아 (4만원 정도).
스노클링 장비 1세트 당 4만 루피아, 오리발 원할 경우 따로 5만 루피아 추가
3년 전과 가격 조건이 동일하다. @_@b
예전에는 점심은 알아서 준비해야 했는데, 지금은 원하면 점심도 준비해 준다.
블리뚱 너무 좋다.
일행이 있으니 이런 지랄도 한다.
배가 난파되어 저런 무인도에 도착하게 된다면 난감하겠다.
말라 죽거나 굶어 죽거나 둘 중 하나다.
아, 갈증에 훼까닥 돌아서 바닷물 배 터지게 마시고 죽을 수도 있겠다.
사진 중앙에 조그맣게 등대섬의 등대가 보인다.
등대섬 도착
기껏해야 뭍에서부터 30분 정도 걸린다.
나로서는 이해가 안가지만, 다 필요하니까 생돈 들여 저런 플랑카드 만들어 들고와 사진 찍고 그러는 거겠지.
단체 관광객들이 보이길레 서둘러 먼저 올라가기로 했다.
올려다 보기만 해도 욕 나오는데 왜 난 꾸역꾸역 또 올라가려 할까?
이 새끼가 이 분이 만들었나 보다.
블리뚱 남서쪽에 있는 작은 섬인 수므당섬 Pulau Sumedang에도 등대가 있댄다.
블리뚱에서 주석이 많이 나오니까 네덜란드인들이 여기저기 등대 많이 만들었나 보다.
다행히 일반 개방은 안하는듯 하다.
행색을 보아하니 순탄한 삶을 산 거 같지는 않아 보이던 고양이
하긴, 육지에서 꽤 떨어진 죤만한 섬까지 왔다는 거 자체가 이미 흔한 일은 아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던 사진을 찍던 미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는데, 나중에 내려올 때 보니 어디론가 사라졌다.
일행이 있으니 이런 지랄도 한다.
꼭데기 올라가서 이 사진 찍고 바로 내려왔다.
가뜩이나 좁은데 단체 관광객 올라 오면 미어터질까 걱정됐다.
하지만, 내려와 보니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있어서, 등대 입구 앞에 바글바글 기다리고 있었다.
등대 갔다 온 소감은...
내려 오는데 등대 내부 공간에 암내가 가득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