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담배 한 대 피우고 있으려니 (트인 곳이라면 식당 안에서도 흡연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인니에서의 소소한 행복이다. 물론 비흡연자들의 불행이지만.), 개 한 마리가 도로를 따라 종종종 지나간다.
도로 중앙 하얀선만 밟고 걷는게 우습다.
땡볕에 하얀 선 위는 그나마 덜 뜨거워서 그럴게다. :)
들렀던 곳 이름은 아르따띠 롬복 Artati Lombok (구글맵에도 표시되어 있음)
이제 길을 다시 나선다.
셀롱 블라낙 해변 Pantai Selong Belanak 들어가는 길은 길이 넓어서 그런지 차단봉이 두 개다.
안들어갔다.
이제 지도상으로는 한동안 해변은 보이지 않고 산만 넘는 지역에 들어섰다.
한 고개 넘을 때마다 멋진 경치가 계속 펼쳐진다.
그러다 담배밭이 드넓게 펼쳐진 들판이 나온다.
처음엔 인니 토종 배추인줄 알았다. ㅋㅋ
들판 사이로 직선 도로가 길게 이어진다.
이쯤 되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서쪽으로 가는 중에 이렇게 긴 직선도로는 없었는데...
길을 잘못 들어서 북쪽 방향 공항 가는 길에 들어선 거다. =_=
길 잘못 든 김에 공항 지나 큰 길 따라 꾸따로 복귀할까 하는데, 큰 길과 만나는 삼거리 경찰초소에 경찰들이 떡!하니 앉아 우리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얌전히 스쿠터를 돌려 왔던 길로 돌아가니, 굳이 쫓아와서 잡진 않는다. ㅋㅋ
큰 길 나갔으면 면허증 아니라 헬멧 때문에라도 잡았을 거다.
돌아가는 길에 기름도 넣고.
이런 주유소 기름 꼭 넣어보고 싶었다.
링겔 비슷한 구조인데, 깨끗한 기름 정량을 준다고 강조하는 거다.
하지만 유리병의 눈금이 워낙 굵고, 정확한지도 모르니 어차피 그게 그거다.
그냥 병으로 파는게 약간 더 저렴하다. (어차피 내 오토바이도 아니니.)
물이 거의 마른 저수지 바닥에서 뭔가 잡기도 하고, 꼬마애 하나는 발가벗고 멱 감으며 놀고 있다.
사진을 찍으니 이쪽을 보며 소리치며 손을 마구 흔든다.
나도 손을 번쩍 들어 마구 흔들어 주고 다시 카메라를 들이대니, 열정적으로 폼을 잡아 준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게 시골 다니는 재미다. :)
지났던 길 되돌아 오는 것도 새롭다.
보는 방향이 다르면 보이는 것도 다르다.
같은 일도 관점에 따라 받는 느낌이 다르다.
꾸따 서쪽 산에 도착했다.
건물을 증축하고 있는 레스토랑이 경치가 좋아보여 들어가 봤다.
사진 우측 밑에 동그란 징이 걸려 있는 오두막은 요가 강습 하는 곳이다.
레스토랑 내부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나름 내추럴 컨셉인가 보다.
경치 끝내준다.
꾸따 중심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어제 동쪽으로 롸이딩 하면서 갔었던 곳들도 한눈에 들어온다.
작게 나와 사진으로는 식별이 어려운데, 노보텔 옆 신전도 보인다.
이 좋은 경치를 내 발 아래로.
이런 거 아무 곳에서나 안찍는다. 마음이 동해야 찍는다. ㅋㅋ
반쯤 눕듯이 앉는 의자가 요물이다.
다리 쭉 펴고 등 붙이고 널브러져 있으면 정말 몸 일으키기 싫어진다.
여긴 특별석인 모양이다.
예약되어 있댄다.
아쉬따리 Ashtari
영업시간이 특이하게도 아침 6시 반부터 밤 8시까지다.
하긴, 밤에는 길이 깜깜하고 구불구불한 산길에, 거의 불이 다 꺼져 있어서 야경이랄 것도 없으니 별 메리트가 없다.
골든타임은 6시 근처 선셋 타임이다.
라이브 공연도 5시 반에 시작해서 7시 반까지다.
오늘은 어제 점심 먹었던 의외의 맛집 랄라빤에서 피자와 닭튀김을 먹었다.
피자도 그럭저럭 괜찮고, 닭튀김은 정말 예술이다.
저녁 7시 넘으면 자리가 없다.
서양인이나 동양인이나 짜고 달고 기름진 것에 대한 입맛은 다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