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말레이시아

[Kuala Lumpur] 09. 정리 및 이것저것

명랑쾌활 2014. 4. 28. 07:52

 

 

1. 휴대폰 사용

7일 이내 일정이라면 공항 입국 심사 직전에 있는 Celcom 부스에서 트라벨러 셋트를 이용하시길 권합니다.

제가 알기론 30링깃이면 약간의 통화 및 3G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한테 계산기 두드려 내미는데 38링깃이더군요.

이걸 했어야 했는데...

일반 상점의 쟝글에서 저처럼 용팔이한테 뒤통수 맞는거 보단, 차라리 안전할 겁니다.

부스 근처에 환전소도 있으니 링깃 화폐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2. 담배

비쌉니다. 대략 3천5백원 가량 합니다.

거기다 개떡 같은 사진이 담배갑에 인쇄되어 있어요.

한국에서 오신다면 공항 면세점에서 사갖고 오시길

 

3. 말레이의 개방적인 외국인 정책

저를 엿먹인 용팔이들 중 용팔이1은 베트남인이고, 용팔이2는 중국인이라고 합니다.

(어쩐지 둘다 인니어가 심각하게 안통했습니다.)

현지인의 얘기에 의하면 말레이는 취업비자가 그렇게 까다롭지 않고, 업종 제한도 심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니 말레이어도 못하는 외국인이 휴대폰 매장에서 일을 할 수 있겠죠.

인니는 조또 없는 주제에 체류 허가나 취업 비자가 너무너무너무 까다롭고, 업종도 심하게 제한합니다.

(회사에 경리, 총무, 인사 담당은 반드시 자국인을 고용해야 한다는 조항까지 있습니다.)

예전엔 인니가 꼴에 대국기질이 있어서 건방져서 그렇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마 인구 때문에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말레이는 그 큰 땅덩이에 인구가 2천6백만명 밖에 안되니 외국인 들어오는데 빡빡할 이유가 없겠죠.

반면에 인니는 무려 2억3천명이 바글바글 미어터지니, 외국인들 들어오는게 싫을테고요.

한 국가의 문화나 대외정책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역사나 종교, 기후 등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인구밀도 역시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이 제 생각을 확 깨었습니다.

 

4. 이건 대부분의 한국인들에게는 그닥 상관 없는 정보인데요,

쿠알라 룸푸르에는 중국계가 많은데, 이들은 인니어(말레이어)를 못하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잘란 알로에서도 의사소통 하느라 애먹었습니다.

외국인 취업이 어렵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아마 중국계 말레이인이 아니라 정말로 중국에서 일 하러 온 중국인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는 얘기는 영어 의사소통이 용이하다는 뜻도 되겠습니다.

지방으로 갈수록 영어 의사소통이 점점 어려워지고, 대부분 말레이어를 쓴다고 합니다.

참고로, 말레이 영어도 싱글리시 못지 않게 요상한 편입니다.

 

5. 말레이에서 소주의 가격은 원화로 7천원 가량이었습니다.

일단 적법한 주류 취급 허가를 득했다면, 영업에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인니는 소주의 가격은 원화로 1만4천원 가량입니다.

그러나 인니는 허가를 득했다 하더라도, 경찰이나 종교 경찰, 지역 지도자, 지역 청년회 등등 별의별 잡것들이 금품을 요구하거나 영업을 방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말레이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이슬람이 국교입니다.

인니는 무슬림이 국민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이슬람이 국교는 아닙니다.

섣부른 단정은 지양해야 하지만, 인니는 비합리적이고, 종교를 내세우는 일련의 조치나 활동들이 그다지 순수하지 않다는 생각이 이번 말레이 여행에서 더 굳어지는 것 같습니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종교를 구실로 이용하는 경향이 강하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정말 신앙이 진실되고 올바른 무슬림들도 많습니다만. :)

 

7. 2014년 들어 인니는 중국의 표기를 Cina [치나]에서 Tiongkok [띠옹꼭]으로 공식적으로 변경했습니다.

그냥 중국의 공식 영어표기인 China의 인니식 발음이지 않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되는데, 인니의 중국계들이 느끼는 감정은 다릅니다.

BIPA 시절, 중국인 친구가, 서구의 식민수탈 시대 때 대거 유입된 중국인 노동자를 비하하는 말에서 비롯된 단어라, 중국인들은 불쾌감을 느낀다며, 가급적 차이나라고 불러 달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조센징이나 쪽바리 같은 느낌인가 공감이 가서, 그 뒤로는 저도 차이나라고 발음해왔습니다.

중국계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더군요. :)

그러다 점차 강해지는 중국의 영향력과 인니 국내 중국계의 위상에 따라, 드디어 표기를 바꾸게 되었나 봅니다.

그러나 인구의 25%가 중국계 말레이인이고 화교 경제가 명실공히 중추를 차지하고 있는 말레이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치나라고 합니다.

중국계들 스스로도 그러더군요.

중국계 말레이인들도 대부분 식민수탈 시대 때 대거 유입된 노동자들의 후예인데, 왜 그럴까요?

 

8. 교수를 영어의 Professor에서 따와 Profesor라고 하는데, 보통은 줄여서 이름 앞에 Prof. 라고 표기합니다.

Dr. ~ 와 비슷한 개념이지요.

그런데 웃기는게, 뉴스에서 보니 그걸 호칭으로 그대로 발음 하더군요.

예를 들어 아나운서가 교수에게 "프롭,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이런 식으로요. ^^

 

9. 뉴스 등 방송 프로그램의 시작 인사나 공식석상 인사로 "Asslam Alaikum, Satu Malaysia." 라고 합니다.

"신의 평화가 깃드시기를, 하나의 말레이시아" 라는 뜻입니다.

말레이시아도 국가 통합을 상당히 강조하는 모양입니다.

 

10. 이번 여행은 정말 오랜만의 외국 여행이었는데 (인니 여행은 국내 여행 느낌),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라고 자평합니다.

성공한 부분은, 필요한 상황이 되니까 영어가 그럭저럭 튀어 나온다는걸 확인했다는 겁니다.

인니어가 능숙해질수록 그나마 그럭저럭 써먹었던 영어가 파묻혀 가는거 같아 고민이었습니다.

일전에 마나도 Manado 에 갔을 때도, 서양인이 영어로 말을 거는데, 그 말은 이해가 되는데 대답하려면 인니어가 튀어나왔었거든요.

그래서 제 머리로는 2개국어가 한계인가 좌절했었는데, 괜찮을거 같습니다.

잘하면 3개국어도 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_+

실패 부분은, 체력이 예전같지 않아 여행의 재미가 다소 반감되는걸 부정할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몸상태가 변함에 따라 쉬엄쉬엄 느긋한 여행을 선호하는 쪽으로 취향이 변하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체력이 필요한 상황이 있을 때도 있는데 그때는 몸이 힘든만큼 제대로 즐기지 못하게 되더군요.

여행기 내용 중에서 언급했었습니다만, 운동하긴 싫으니 아무래도 돈을 열심히 벌어야겠습니다. ^^;

편하고 싶으면 그만큼 돈이 더 들게 마련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