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인도네시아

반둥 트란스 스튜디오 Trans Studio Bandung

명랑쾌활 2014. 2. 14. 09:13

 

인니의 롯데월드 격인 실내 놀이공원 반둥의 트란스 스튜디오

인니 놀이공원 중 가장 최근에 오픈한 곳이고 시설도 괜찮다고 해서 기대 좀 했다.

물론 인니에서 '큰' 기대는 금물이다.

 

뉴스교양 채널인 Trans TV와 예능 채널인 Trans7을 방송하는 방송그룹답게 입구 상단에 자사 TV 프로그램을 떡하니 틀어준다.

인니 기준에 과하게 짧은 나풀나풀 치마를 입은 아가씨들이 안내를 하고 있는데, 친절하긴 하지만 뭔가 건조하다.

반둥이 미인이 많은 도시로 유명하다는데, 소문처럼 미인이 많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거만하기로는 인니 최고가 아닐까 싶다.

 

실내 놀이공원은 좀 허접한 시설도 조명으로 얼마든지 감추고 때울 수 있다.

 

귀신의 집

놀이공원 가면 꼭 이용해 보는 두 가지 중 하나다.

 

누군가 이런 얘기를 했다.

인니 영화관에서 공포영화 한두편 정도는 늘 상영하는걸 보면 인니인들이 공포영화를 좋아하고, 한국인이 보기엔 공포영화의 무서운 정도가 좀 시시하고 맨숭맨숭한 편인걸 보면 인니인들이 공포에 약하지 않나 싶다고.

놀이공원 귀신의 집에 가보니, 그 말에 신빙성이 더해진다.

이용하는 사람은 많은데, 그닥 무섭진 않다.

예를 들어, 커튼이 설렁설렁 움직이는 곳을 지날 때, 뭔가 확 튀어나오면 정말 재밌겠다 싶은데... 그냥 그게 끝이다.

그런데 같이 놀이기구에 탑승했던 사람들 중 어떤 20대 남자는 무섭다고 고개를 못들고 끙끙 거리고 있다.

아무리 봐도 연기는 아니다.

 

에버랜드의 스테디셀러 후룸라이드 비스므리한 놀이기구.

이것도 그닥그닥

 

놀이공원 상공을 한 바퀴 도는 놀이기구를 타고 내려다 봄

 

 

놀이공원에 인공 클라이밍 시설이 있는 것도 의외였지만, 그걸 진짜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건 더 의외다.

아니면, 몸 움직이고 힘쓰는거 안좋아하는 내가 보기에만 그런가?

 

첫 사진에 보면 나오는 건물 밖으로 나갔다 들어오는 롤러코스터를 타러 들어가는 입구

야마하가 스폰서인 모양인데, 아주, 심하게, 노골적으로 스폰 기업을 선전한다.

 

놀이공원에 가면 꼭 이용해보는 두 가지 중 나머지 하나는 롤러코스터다.

그럭저럭 괜찮은 편인데 단점은 코스가 한 40초 가량으로 너무 짧다.

대부분 맨 앞에서 타는걸 꺼려해서, 롤러코스터는 어지간하면 맨 앞에서 타는 나한테는 좋았다.

 

흡연실이 따로 있다.

너무 당연한거 아니냐 싶겠지만, 인니에서는 보기 드물다.

 

콘서트 형식의 쇼타임

한국은 놀이공원=어린이 인식이 있기 때문에, 공연도 대부분 다 큰 어른이 인형탈 쓰고 귀염질 하는 동심의 세상인 반면, 여긴 걍 콘서트다.

목청 탁 트인 여가수가 불렀다, 남가수가 불렀다, 듀엣으로 불렀다, 한국식 보이그룹이 나와 어설픈 군무를 보였다 (군무는 역시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다시 모두 나와 합창을 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데...

수준이 프로와 아마추어 중간 정도라 그닥그닥.

 

인니라는걸 감안한다면 시설은 아주 괜찮은 편이지만, 아무래도 떨어지는 점이 많다.

첫째, 규모가 작다.

롯데월드 실내 시설 대비 절반 크기 정도?

놀이기구는 이용 안하고 그냥 구석구석 돌아보기만 한다면 대략 20분이면 충분한 크기다.

둘째, 놀이공원 내에서 사용하는 충전카드 시스템이 불편하다.

공원 내 가게들에서 음식이나 기념품을 사려면, 우선 충전소에 가서 입장권으로 받는 플라스틱 카드에 충전해서 그걸로 계산해야 한다.

소매치기나 도난 방지 따위 때문이 아니다.

어차피 충전소 가서 충전할 때 돈을 내야 하는데, 뭔 의미가 있겠나.

음식점이나 기념품 가게 직원들이 삥땅 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한국인도 삥땅 치는 사람 사람 없는건 아니지만, 인니인들은 정말 심하다.

각 가게마다 돈을 주고 받는다면,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 관리해도 소용없다.

그래서 충전소를 따로 만들어 놓고, 거기 일하는 사람들만 돈을 만지게 해놓는 거다.

 

결론.

한번은 갈만한데 두번은 글쎄...

양다리나 몇다리 걸치고 있다면 두번 이상 갈 수도 있겠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