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태국 0808

방콕 짜뚜짝, 재래시장의 학을 떼다 ~부록 : 별 어려울 거 없는 MRT 타는 법~

명랑쾌활 2008. 10. 6. 16:39


쓰레기차는 우리나라와 같은데, 악취 장난 아니다.
아직 분리수거라는 개념이 없어서 그런듯.

잠신님의 호의로 나발라이의 조식부페를 먹게 됐다.
방 혼자 쓰시는데 조식권이 두 장 나오신다면서 오라 하셨다.
어찌나 챙겨 주시는지... 감사할 따름이다.
요즘 뜨고 있는 나발라이 호텔.
나이쏘이 바로 건너편에 있다.
고기 고기 고기 고기 +_+
고기로 이루어진 인간은 고기를 먹어야 한닷!
(그럼 소나 코끼리는 뭐냐 -ㅂ-)
잠신님의 조언대로 월남뽕 MRT 역까지 택시타고 가서 짜뚜짝으로 가기로 했다.
제법 먼데다가 주말이라 많이 막힐테니 저렴하게 쾌적하게 가는 방법이라 하신다.
주말이라 막히는 건지, 짜뚜짝 때문에 막히는 건지...
택시로 월남뽕까지 59밧, MRT 월남뽕부터 깜뺑팟까지 39밧.
(짜뚜짝에서 내리면 멀다. 한 정거장 더 가서!)

짜잔~ 짜뚜짝에 왔다.
이때만 해도 사람도 별로 없다고 생각했다.
일단 큰길 따라 한 바퀴 돌면서 이거 뭐야 라고 비웃었다는... -_-;;
안쪽 들어가서 돌아 다니다가 방향감각을 상실해 버렸다.
짜뚜짝은 넓다기 보다는 크다고 해야 할 곳이다.
가히 동남아 최대의 시장이라 할 만하다.

암파와의 교훈을 되살려 중간중간 수분을 섭취해 주고~
요상한 콜라가 있길레 마셔 봤는데... 콜라 맛이었다. 10밧.
물도 10밧인데 콜라 가격이란건 참 묘하다.
하긴... 유럽 여행 때도 물보다 콜라가 싸서 콜라만 마시고 다녔었다.
사려했던 태국 헐랭이 바지 (피셔맨 팬츠라고들 하는 그 바지)를 찾아 다녔으나 당최 찾을 수가 없었다.
한 군데 찾았으나 350밧 불러 버리길레 흥정도 안하고 나와 버렸다.
원래 100밧이라는데 3분의 2 이상 깎느니 관두고 만다.

조리를 샀다. 200밧이라고 써있다.
150밧 달라고 했더니 안된단다.
두 개 살테니 300밧에 해 달라고 했다.
점원이 주인으로 보이는 아줌마에게 얘기한다.
주인 아줌마 심각하게 고민하더니 340밧, 그 이하로는 안된단다.
샀다.
...아줌마나 점원이나 후려치려고 쑈 한거 였다. ㅠㅠ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산 조리는 100밧이면 떡친다고 한다.

티셔츠 디자인이 참신하다.
헐랭이 바지는 포기하고, 티라도 한 벌 살까 하고 돌아 다녔다.
좁고 더운 통로를 울긋불긋한 물건들 보면서 헤메다 보니 어질어질 하다.
방향감각도 잊고, 시간도 잊고...
물건을 보는게 보는게 아니다.
그러다 언뜻 뇌리에 강한 인상을 주는 물건이 스쳐 지나간다.
헛 뭐였지?
다시 찾아본다.
그것은 바로...
싱하횽 이다~~ +_+
닭신음 낼 때의 표정이라면 더 좋겠지만 이게 왠 일이냐.
싱하횽의 강렬한 포스에 홀린듯 가게로 들어갔다.
두 평 남짓한 가게... 조그마한 예쁜 아가씨가 살인 미소를 날린다.
완벽한 원투 펀치에 헤롱헤롱...
아가씨의 작고 날씬한 손가락이 계산기에 찍는대로! 지갑에서 돈이 나왔다.
혼이 빠져 나갔다고나 할까... 계산기에 찍힌 165라는 숫자를 보고 지갑에서 돈을 꺼내는 행동을 하면서, ' 난 미친거야. 정신 나간 짓이야 이건...' 을 반복하는데 도무지 멈춰지질 않는다. ㅋㅋㅋ
그나마 나중에 엄마가 세탁 한 번 해보시더니, 면은 좋은 거라고 하신다. 물도 안빠지고.
아무렴 그 천사같은 얼굴로 거지같은 물건 팔겠나... (아직 정신 못차렸다. ㅋㅋ)

오후 2시 쯤? 더 있다가는 쓰러질거 같았다.
미련없이 MRT를 타고 다시 월남뽕으로 돌아왔다.(결합은 분해의 역순이다.)
숙소 가려 택시를 잡을까... 하는데 바로 앞에 개천인지 뭔지가 보인다.
오홍 이거나 사진 한 방 박아 보실까나~
별거 아닌 지저분해 보이는 하천. 왜 난 이런게 더 구경하고 싶을까.
하천 옆 가로수에 남루한 옷을 입은채 누워있던 아버지 곁의 아이.
사진 찍는걸 보더니 자기도 하나 찍어 달라고 달려온다.
찍은 거 보여주고... 갖고 있던 마이쮸도 하나 주고...
상대적 빈곤감에 세상 원망 말고, 극복해야 할 시련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살렴.
...장난감을 보니 완전 숙자는 아닌거 같고... 정체가 뭐야.

사진 찍고 되돌아 와서 MRT 역 앞에서 택시 잡아탔어야 했다.
왠지 되돌아 가기 싫어기도 한데 중국거리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가 시야를 사로 잡는다.
마침 차도 진행방향. 좀 더 걷다가 잡아 타 볼까 하며 내쳐 걷는다.
이게 실수였다...
사선으로 놓인 교차로들이 방향감각을 흐리기 시작한다.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택시를 잡으려 했으나, 작당을 했는지 서질 않는다.
어라라... 일단 걷는다.
웰컴 투 더 헬게이트~~
저곳에서 죽어도 택시를 잡았어야 했다.
아무 생각 없이 저 거리에 접어 드는 순간, 인도의 바깥 쪽을 점령한 노점들에 의해 차도와 완벽히 격리되어 버렸다.
하필 중국 거리도 시장이 열렸나 보다.
짜뚜짝에서 지쳐버린 심신은 이 곳에서 나를 거의 빈사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도저히 택시를 잡을 상황이 아니었다.
마음으로 울면서 시장이 끝나기를 바라며 걷고 또 걸어 기어이 끝까지 관통했다.
족히 1km은 걸은듯...
택시를 잡아 탔다.
중국 거리는 뭔가 달라도 다르다.
영어를 못알아 듣는다.
" 람부뜨리 로드" 는 못알아 듣고, " 타논 람부뜨리" 는 알아 듣는다. -ㅂ-

편의점에서 물 댓병 하나 사서 숙소로 들어갔다.
반 마시고, 찬물 샤워 하고, 마저 반 마시고... 그대로 뻗어 버렸다.

정신없이 자다, 잠신님의 전화에 깼다.
저녁 6시 반 쯤... 출출하다.
나이쏘이 갈비국수나 먹어볼까나... 했으나 영업 끝났단다.
나이쏘이는 다섯시 반까지만 한단다.
의기소침. 이럴땐 라면에 공깃밥으로 몸보신해야 한다.

그냥 자긴 맨숭맨숭.
원래 별로지만 오늘따라 사람 많은 곳은 징~~그럽다.
잠신님, 지미님과 나발라이 강변 레스토랑에서 맥주를 마신다.
아침이면 조식 부페를 먹는 그곳이다.
남채꿍반? 남꿍채반? 꿍채남반?
첫 입력 때 헷갈린 단어는 계속 헷갈린다.
대여섯 차례 확인하고 또 까먹고 또 확인하고... 지금 또 헷갈린다. ㅋㅋ
여튼 저 야채를 곁들인 날새우 요리는... 너무 짰다.
태국 내공 깊으신 잠신님 얘기로는 음식 너무 못한단다.
싱하 맥주는 제법 괜찮았다.
싱하횽 티를 샀으니 싱하 맥주 정도는 먹어주는 센스다.

돌아가는 길에 람부뜨리 로드 뒷 편에서 헐랭이 바지를 팔고 있다.
100밧... -_-;;
난 도대체 오늘 뭘 한건지 회의가 들었다.

~부록 : 별 어려울 거 없는 MRT 타는 법~

우리나라에서 타던 가락이면 발가락으로도 탈 수 있는 수준인 지하철이지만, 그래도 외국이라고 꺼리는 바가 있을지 모르겠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저언혀 그럴 필요 없다.
이런거 쓰는거 자체가 쓸 데 없다고 생각하면서 쓰고 있다.(뭔 말이레... -_-;)

MRT로 뚜벅뚜벅 걸어간다.
시국이 불안한지 경찰들 입구에 깔려 있다.
관광객은 그런거 없다.
그냥 뚜벅뚜벅 걸어가는 거다.

잔돈이 없으면 저 곳에서 표를 사는 센스.
태국말을 못해도, 영어를 못해도 상관없다.
가고 싶은 역을 찍어 주면 된다.

잔돈 있으면 자판기 이용해 주는 센스.
어떤 순서로 해야 하는지가 주먹만한 숫자로 써있다.
1. 터치 스크린의 가고 싶은 역을 터치하면 금액이 뜬다.
2. 돈을 넣어 준다.
3. 표가 나온다.

이게 표다.
단가 깨나 나갈거 같다.
그럼 태국이 우리보다 부자??

저 교통카드 대라고 하는 부분같은 데에다가 바둑알 표를 사정없이 갔다 댄다.
동전같이 생겼다고 넣은 구멍 찾으면 대략 낭패다.

혹시 개찰구를 통과해서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는 분이 있을까 싶어 올린다.
저런 곳으로 내려가면 된다.
우리나라하고 똑같다. (우왕 신기하다. -ㅂ-)

우리나라 지하철은 큰편이다.
그 유명한 빠리의 메트로도 쬐꼬맣다.
독일도 그렇고, 런던도 그렇다.
우리나라와 필적하는 나라는 일본 정도?
...일본 차량 들여왔으니 당연한 얘기다... -_-;;
방콕 지하철은 빠리 지하철보다는 크지만 우리나라보다는 작은 편이다.
내부는 청결했는데 이용객이 너무 적은듯 했다.
주렁주렁 다닥다닥 매달린 손잡이가 특이했다.
저거 한 개당 한 사람씩 꾸역꾸역 잡으면 완전 밀착모드가 된다.

깜뺑팟이라고 써있는 글씨가 보인다.
코카콜라가 돈질 좀 하고 있는가 보다.

들어갈 때 갖다 대고 들어 왔다고 나갈 때도 들이대고 나갈 생각이라면, 당신은 단순한 사람.
단가 비싸 보이는 바둑알 표를 어떻게 회수하라는 얘기?
저 동전 구멍에 넣어 주면 문이 활딱 열려 주시겠다.

나가는 길은... 그냥 사람들이 많이 가는 쪽으로 졸졸 쫓아가면 대부분 실패 없다.
에스컬레이터 같은 것도 무료이니 부담없이 즐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