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란 숙마 Jalan Sukma 거리에 있는 패밀리 게스트하우스.
새벽이 다 되어서 도착했을 때 정의의 우붓 청년들의 도움을 받아 묵었던 곳이다.
연락을 받은 집주인 할아버지가 주무시다 깨서 마당에 나와 주무시면서 나를 기다려 줬던 고마운 곳.
잘란 숙마 지역의 숙박업소들은 주 대상이 장기투숙자다.
일주일 정도로는 장기 축에도 못낀다.
적어도 한 달 이상은 묵어야 장기 숙박으로 디스카운트 해준다.
그래서인지, 중심지 몽키 포레스트 거리와는 달리, 번잡스럽지 않고 조용한 현지인 마을 분위기다.
집 한 가운데에 사원이 있고, 둘레로 숙소들이 있는 구조다.
역시 발리는 종교가 곧 생활인 곳이다.
속도는 느리지만 어쨌든 와이파이도 된다. (그게 어딘감. 공짜다!)
음악 틀어놓고, 아침 식사나, 차를 마시며 여행기도 쓰고, 책도 읽고, 그러고 있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가끔 저 보이는 마당에 이름 모를 작은 새들이 와서 놀다 가곤 한다.
오후 즈음에 숙소에 있으면 달달한 간식거리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차나 커피는 아무때나 부탁하면 마실 수 있다. (이건 이 곳만 그런게 아니라 우붓 숙소들이 전부 이렇다.)
짬나면 평상에 걸터 앉아 야자잎으로 공물 바칠 때 쓰는 자그마한 접시를 만든다.
이름이 뭐였더라... 이거 찍을 때 물어 봤었는데...
태사랑에도 소개된 로까 하우스.
은근 찾기 어려운 면도 있다.
첫 째, 운동장 가까이에 있는 골목이 아니라, 운동장 테두리에 붙어 있는 골목(?)길을 따라 들어와야 한다는 것.
둘 째, 저 간판 보이는 뒤편으로 골목길이 담벽에 갈려 두 개가 나란이 있는데, 그 중 왼 편 길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
셋 째, 놀랍게도! 근처 가게들에 물어봐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인니에 살면서 놀란 것 중 하나가, 인니인들은 자기랑 상관 없으면 유별날 정도로 주변에 뭐 있는지를 모른다.
아마도 늘 변화에 대처하며 치열하게 사는 한국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주변 상황을 신경 쓰는데, 인니인들은 느긋해서(솔직히 말해 게을러서) 그런 거 잘 신경 안쓰고 사는게 아닌가 싶다.
패밀리 게스트하우스와는 달리 소박한 편이다.
1층에 약간 큰 방 두 개, 2층에 약간 작은 방 두 개가 전부다.
당연하다는 듯, 마당 한 켠에 제단이 있었고, 연못...이라고 하긴 뭐한 아담한 곳에 물고기도 기르고 있었다.
패밀리 게스트하우스에 묵으면서 디파짓 찔러 두었는데, 방 비었다 연락이 왔다.
마침 1층 오른편 방을 제외하고는 다 비어서 이것저것 따져보고 고르다, 2층 올라가서 왼쪽에 있는 방을 선택했다.
프라이버시 측면이나 풍경이나 가장 괜찮은 방이다.
2층 오른편 방은 왼쪽 방 오가는 사람에게 약간 노출된다.
방 앞으로 펼쳐진 풍경.
소도 왔다 갔다 하며 풀도 뜯고...
왜 저렇게 그냥 풀밭으로 놔두냐고 집주인 아주머니에게 물어봤더니, 원래 논이었는데 지금은 농사 안짓고 그냥 두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럼 나중에 다시 짓는 거냐고 물었더니, 그건 자긴 모르겠단다.
아무렴, 그건 땅주인 맘이지. -ㅂ-;
빗장으로 잠그는 방문.
왠지 이런걸 보면, " 이리 오너라~" 라던가, " 마님, 왜 돌쇠한테만 쌀밥을 주시남유." 이런 대사가 떠오른다.
아침 식사는 그럭저럭 무난한, 계란 후라이 끼운 호밀 토스트다.
커피나 차는 저런 식으로 보온병의 따듯한 물과 함께 수시로 채워 놓아 주어, 언제든 마실 수 있다.
아주 예술적인 방 열쇠고리.
너무 인상적이라 시장 가서 몇 개 사려고 했는데, 외국인이라고 너무 세게 후려쳐서 안사버렸다.
아무리 봐도 만5천 루피아 정도면 후한 거 같은데 5만에서 깔짝깔짝 장난치는 건 너무하지 않능가.
하우스키퍼 구스띠 Gusti.
커피 놓아두는 테이블에 몇 차례 팁을 놓아두었으나 한 번도 건드리지 않는 묘한 사람이었다.
대신에 오토바이 대여라던가, 투어 알선 등으로 열심히 돈을 벌려고 하는 것 같긴 한데... 자존심이려나?
나쁜 사람은 아닌데, 뭔 얘기만 하면 자꾸 투어 쪽으로 끌고 나가는 거 같아서 우움...
(한국인 기준이겠지만) 왠지 그렇게 부지런해 보이지도 않고...
그래도 여행 중 만난 인니인들 중 중상은 되는 사람이었다.
로까하우스 아주머니.
나중에 사진 보고 나도 깜딱 놀랐다. 제법 닮지 않았능가!?!
너무 친절하고, 착한 분이시다.
싸롱(인니 남자들이 입는 치마) 사고 싶다고 했더니, 오토바이 태워서 시장 가서 직접 깎아 사주기도 했다.
그 얘기 자랑 삼아 얘기했다가 주인 아저씨에게 핀잔 섞인 눈치도 받으시고... ㅋㅋ
아무렴, 싸게 산 나야 좋지만, 더불어 사는 이곳 사람들 입장에서는 삼가하셨어야 할 행동이다. ^^;
우붓 시장.
로까하우스 아주머니와 와서 알게 된 사실인데, 현지가의 기본 세 배 이상이며, 제아무리 깎아 봐야 두 배 밑으로는 안내려간다고 한다.
거의 외국인 상대의 시장이며, 현지인들은 오토바이로 10~20여 분 정도 거리의 다른 시장에서 사거나, 덴파사르 나갈 일 있으면 거기서 사온다고 한다.
아주머니와 시장 갔다 오는 길에 들러 먹거리를 샀던 길거리 가게.
뭐든 무조건 하나에 천 루피아였다.
이런 것들이 하나 당 무조건 천 루피아, 120원 꼴이다.
한 다석 개 정도 먹으면 요기 될 정도?
제법 맛있다. :)
피자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내가 피자 집에 안가볼 수 있나.
로터스 레인 Lotus Lane 피자에 가봤다.
오븐에 직접 구워 만드는 피자는 담백하고 맛있었다.
로마에서 먹어봤던 피자와 비교해봐도 80% 수준은 된다고 느꼈다.
(참고로 피자헛 피자는 20%, 미스터 피자는 40%. 물론 내 취향이겠지만...)
뭣 보다도 중요한 건, 피자헛 피자나 미스터 피자보다 싸다!
한창 먹고 있는데 슬금슬금 기어들어 와서 테이블 밑에 자리 잡고 어필하던 고양이.
손님이 싫다고 하면 내쫓기는 하지만, 아무 말 없으면 점원들도 내쫓거나 하지 않는다.
인니인들은 동물에 관대하다.
한국처럼 괜히 돌 던지고 발로 차고 낄낄 거리지 않는다.
(한국인 행동 중 제일 싫어하는 것 중 하나. 꼭 정신병자 같다. ㅋㅋ)
로터스 피자의 흠이라면, 매니저인듯 보이는 뚱뚱하고 덩치 큰 아자씨.
친절하긴 한데 약간 건들건들, 웨스턴들에게와는 달리 동양인들은 은근히 깔보는 기색이다.
(영어였으면 몰랐겠지만, 인니어라서 말하는 어투에서 느껴졌다.)
한국에서 이런 피자 먹어 봤겠니... 하는 듯한. -_-;;
볶음밥이 맛있다고 태사랑에 정보가 올라있던 와룽 따만 Warung Taman.
(와룽은 식당, 따만은 공원, 정원 이라는 뜻)
중국계 가게 답게 입구에 동그란 중국식 등을 걸어 놨다.
허름한 내부지만, 예술의 도시 우붓 답게 그림이 걸려 있다.
새우돼지고기 볶음밥을 먹어 봤다.
중국식으로 화력이 세서 고슬고슬 맛있었지만, 새우에 약간 비린 맛이 돌아서 감점.
그냥 돼지고기 볶음밥으로 먹을 걸 그랬다.
한국에 대비하여 값도 싸고 입맛에 맞아, 추천한다.
참고로 내가 먹어본 인니 볶음밥 중에는 솔직히 10위권 이내지만 5위권 밖이다.
관광지 물가를 감안하면 싼 편이지만, 현지인 물가라면 여기 절반 가격에 더 맛있는 집 많다.
아마 우붓에도 어딘가 있을 것이다.
(찾아 봤어야 했는데 게을러서리... 다음에 꼭 다시 갈테니 그 때 찾아볼까 한다.)
뭐 당연한 얘기겠지만, 일단 외국인을 위한 영어 메뉴판이 있다면, 무조건 비싼거다.
데와 와룽 Dewa Warung.
(데와는 신, 참고로 데위 Dewi는 여신. 유일신을 가리키는 뚜안 Tuhan와 구분되어, 다신교의 신을 지칭한다.)
근처에 씩씩한 웨스턴들이 묵는, 아주 저렴한 대신 쵸큼 더러운 숙소들이 많아서 그런지, 웨스턴들이 미어 터졌다.
다른 날에도 몇 번 지나치며 봤는데, 저녁 시간이면 늘 웨스턴들로 가득 차 자리가 없었다.
무척이나 고단한 인상의 아주머니.
무지무지 무뚝뚝하고 불친절했지만, 왠지 납득하게 만드는 포스였다.
중국인이거나 중국계일 확률 100%.
발리어는 해도 인니어는 못하는지 의사소통이 전혀 안되었다.
맨 위에는 이미 꽉 차서 할 수 없이 밑에 돗자리 깔린 곳에서 먹어야 했다.
이딴 데에 손님을 받을 수 있냐고 따지면 한 대 맞을 거 같아 얌전히 앉아서 먹었다.
하긴, 가격 생각한다면, 이거에 불만 느끼면 도동넘이다.
태사랑 추천대로 바비 께짭 Babi Kecap (바비는 돼지, 께짭은 '장' - 된장, 고추장 같은)을 먹어 봤다.
약간 단 맛과 매운맛, 그리고 신 맛이 독특했다.
국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찌게라고 하기도 뭐한 어중간한 국물도 묘했고.
그래도 한국 입맛에 잘 맞는다. 추천!
낮에 다시 와 봤다.
밤에 왔을 때는 저기 내려다 보이는 돗자리 구석에서 먹었던 거다.
포크 미트볼을 시켜봤다.
소스는 한국의 케찹 탕수육에서 신 맛 더하고 단 맛 빼면 비슷할 듯.
미트볼이라 각오는 했지만, 정체불명의 것들(물렁뼈 따위) 함량이 너무 높아 별로였다.
그보다는 이 브럼 Brem 강추다!
쌀이나 코코넛으로 만드는 인니식 막걸리인데, 한국 막걸리와 맛이 매우 유사하다.
막걸리처럼 걸쭉하지는 않고, 가라앉혀 윗부분만 마시나 보다.
약간 라임 맛이 도는데 상큼해서 잘 어울렸다.
한국 가면 레몬 가미해서 한 번 먹어봐야겠다.
단, 그리 청결하진 않다.
잔에 왠 상추 쪼가리가 붙어 나와서 질겁했다.
뭐, 설겆이 제대로 하겠나...
청결 신경쓰는 분이나, 배탈 민감하신 분은 주의!
물담배라는 것이 도대체 뭔지 알고 싶어서 운동장 바로 옆 엑스오 라운지 XO Lounge에 가 봤다.
프리 와이파이라길레 노트북도 챙겨 들고.
인테리어나 손님층을 봐서 각오는 했지만, 꽤 비쌌다.
요 빵쪼가리 네 개가 세금 빼고 4만5천 루피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세금은 10~15%. 보통 메뉴판에는 뺀 가격이 명시되어 있다.)
두둥! 처음 피워보는 물담배.
우붓 특산도 아니고, 이미 피워본 사람들도 많겠지만, 굳이 감상을 말하자면...
'덜빨린다' 라는 표현이 뭔지 아는 흡연자에게는 비추, 담배가 도대체 뭔 맛일까 궁금한 사람들에겐 한 번 쯤은 권할 정도.
포도맛이 좀 특이하긴 했지만, 덜빨려서 맨숭맨숭 허탈했다.
가격도 7만 루피아로 너무 비싸다. (3인까지 같이 피울 수 있다.)
로까하우스 바로 옆, 축구장에 면해 위치한 사키-따리-우스 Sjaki-Tari-Us.
Sjaki는 아마도 saki의 고어인듯 한데 뜻은 친구, tari는 춤, us는 영어인듯 하다.
그래서, 아마도 '친구야, 우리와 함께 춤을 추자' 요 정도의 뜻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궁수자리인 사지타리우스 Sagittarius를 변형하여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곳의 특이한 점은, 인니의 정박아 아이들을 가르치는 곳 한켠에 식당을 운영하여 운영비를 보태는 곳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서빙하는 사람들은 다들 자원봉사자들이다.
(북유럽 계통으로 보이는 미남청년과 호주인으로 보이는 아줌마가 서빙했다.)
이곳 말고도 다른 곳에도 몇 군데 있다고, 테이블에 있는 브로슈어에 쓰여 있었다.
옆으로 운동장이 보인다.
전날 과음한 관계로, 소또 아얌 Soto Ayam (Soto는 국, 스프. Ayam은 닭)을 먹었다.
일반적인 소또와는 달리 카레가 약간 첨가되었다.
원래 카레가 들어간 국은 굴라이 Gulai라고 따로 구분되는데, 여기만 그런건지, 잘못 나온건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리 역하지 않고 얼큰한 편이라 속풀이에 좋았다.
이런 좋은 취지의 가게였다면 진즉에 자주 들려줄 걸 그랬다.
역시 운동장 모서리 즈음에 위치한 뚯막 Tutmak (뜻 모름. 발리어인듯.)에서 먹었던 꿰 띠오 Kue Tiau.
넓~적한 면을 닭고기나 쇠고기, 해산물 등과 야채를 짭짤한 소스로 볶은 중국식 음식인데... 지옷같았다. -_-;;
면은 퉁퉁 불어서 어디는 짜고 어디는 싱겁고... 지금껏 먹어봤던 꿰 띠오 중 최악.
종업원도 불친절했다.
특히 카운터에서 계산하는데, 거스름돈을 툭하니 카운터테이블에 던져주는 만행을 당했다.
(인니에서는 그다지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은 아니다. 단, 자기와 동급이거나 낮은 사람에게 하는 행동이며, 외국인들은 불쾌해 한다는 것을 어지간하면 알고 있다.)
보통은 테이블에서 계산 해달라고 해서, 계산서 갖다 주면 거기에 돈 끼워 주고, 나중에 약간의 팁을 끼워두고 나오는 형식인데, 직접 와서 계산해서 그런 건지...
괘씸해서 팁 안주고 천 루피아 한 장까지 싹싹 긁어 나왔다.
우붓 페스티발 행사 내내 저녁이면 운동장 한 켠에서 팔았던 사떼 Sate (꼬치구이).
매콤짭짤하니 완전 강추!! (어지간하면 완전 강추라는 표현 잘 안씀.)
길거리 가다 저런 형식의 꼬치 파는 곳 보이면 꼭 한 번 먹어보길 권한다.
단, 외국인들에게 천연덕스럽게 바가지를 씌우지 않는 곳이 드무니, 그정도는 감안하길.
비싸다고 흥정해 봤는데, 내 기술이 부족한 건지, 절대 안해준다.
그래봐야 3천 루피아 정도지만 기분이란게 있지 않은가. 원래 가격 모르는 것도 아니고... -_-+
대략 개 당 천 루피아 정도로 보면 된다.
저것의 경우 7개에 만 루피아 주고 사먹었다.
(보통은 양을 좀 줄이더라도 개당 천 루피아에 맞춘다.)
군옥수수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길거리 음식. +_+b
지나가다 보이면 꼭꼭 사먹을 정도로 사랑에 빠져 버렸다.
편의점에서 만난 반가운 한국 컵라면들.
중국산이나, 인니산이지만 맛이 그렇게 다르진 않다.
가격도 신라면 작은 컵 사이즈가 8천 루피아 정도로, 한국과 비슷하다.
한국 음식 그리울 때 하나 먹어주면, 보약이 따로 없다.
여행자 센터는 우붓왕궁 건너편에 있다.
무료로 주는, 광고 잔뜩 들어간 우붓 간단 지도를 얻을 수 있다.
발리 전역이 자세히 나온 지도는 무려 5만 루피아에 판다.
쁘라마 여행사는 의외로 잘 눈에 뜨이지 않는다.
태사랑 지도 참고하여, 삼거리에서부터 꽤 멀리 떨어져 있다.
(삼거리 등지고 진행하여 오른 쪽에 있다.)
발리, 롬복은 쁘라마 여행사 강추다.
(강추고 뭐고 자시고, 독보적이다.)
다른 곳도 싸고 좋은 곳들이 분명 있지만, 개사기꾼 같은 곳도 있다는 리스크를 감안해야 한다.
한국 같으면 고소를 당해도 몇 번을 당했을 곳들이 버젓이 영업한다.
(치안의 불안정이라고나 할까, 부정부패라고 할까... 비중있는 개발도상국임에도 불구하고, 인니가 아직도 후진국 소리 듣는 이유다.)
투어는 몰라도 여행지 간 이동은 쁘라마 여행사를 이용하길 권한다.
* 우붓... 말이 필요없습니다.
물론 취향따라 다르겠지만, 적!극! 강추합니다.
대부분 꾸따 Kuta 같은 해변을 생각하시는데요, 진정한 발리를 보고 싶으시다면 우붓에 가보세요. :)
새벽이 다 되어서 도착했을 때 정의의 우붓 청년들의 도움을 받아 묵었던 곳이다.
연락을 받은 집주인 할아버지가 주무시다 깨서 마당에 나와 주무시면서 나를 기다려 줬던 고마운 곳.
잘란 숙마 지역의 숙박업소들은 주 대상이 장기투숙자다.
일주일 정도로는 장기 축에도 못낀다.
적어도 한 달 이상은 묵어야 장기 숙박으로 디스카운트 해준다.
그래서인지, 중심지 몽키 포레스트 거리와는 달리, 번잡스럽지 않고 조용한 현지인 마을 분위기다.
집 한 가운데에 사원이 있고, 둘레로 숙소들이 있는 구조다.
역시 발리는 종교가 곧 생활인 곳이다.
속도는 느리지만 어쨌든 와이파이도 된다. (그게 어딘감. 공짜다!)
음악 틀어놓고, 아침 식사나, 차를 마시며 여행기도 쓰고, 책도 읽고, 그러고 있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가끔 저 보이는 마당에 이름 모를 작은 새들이 와서 놀다 가곤 한다.
오후 즈음에 숙소에 있으면 달달한 간식거리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차나 커피는 아무때나 부탁하면 마실 수 있다. (이건 이 곳만 그런게 아니라 우붓 숙소들이 전부 이렇다.)
짬나면 평상에 걸터 앉아 야자잎으로 공물 바칠 때 쓰는 자그마한 접시를 만든다.
이름이 뭐였더라... 이거 찍을 때 물어 봤었는데...
태사랑에도 소개된 로까 하우스.
은근 찾기 어려운 면도 있다.
첫 째, 운동장 가까이에 있는 골목이 아니라, 운동장 테두리에 붙어 있는 골목(?)길을 따라 들어와야 한다는 것.
둘 째, 저 간판 보이는 뒤편으로 골목길이 담벽에 갈려 두 개가 나란이 있는데, 그 중 왼 편 길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
셋 째, 놀랍게도! 근처 가게들에 물어봐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인니에 살면서 놀란 것 중 하나가, 인니인들은 자기랑 상관 없으면 유별날 정도로 주변에 뭐 있는지를 모른다.
아마도 늘 변화에 대처하며 치열하게 사는 한국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주변 상황을 신경 쓰는데, 인니인들은 느긋해서(솔직히 말해 게을러서) 그런 거 잘 신경 안쓰고 사는게 아닌가 싶다.
패밀리 게스트하우스와는 달리 소박한 편이다.
1층에 약간 큰 방 두 개, 2층에 약간 작은 방 두 개가 전부다.
당연하다는 듯, 마당 한 켠에 제단이 있었고, 연못...이라고 하긴 뭐한 아담한 곳에 물고기도 기르고 있었다.
패밀리 게스트하우스에 묵으면서 디파짓 찔러 두었는데, 방 비었다 연락이 왔다.
마침 1층 오른편 방을 제외하고는 다 비어서 이것저것 따져보고 고르다, 2층 올라가서 왼쪽에 있는 방을 선택했다.
프라이버시 측면이나 풍경이나 가장 괜찮은 방이다.
2층 오른편 방은 왼쪽 방 오가는 사람에게 약간 노출된다.
방 앞으로 펼쳐진 풍경.
소도 왔다 갔다 하며 풀도 뜯고...
왜 저렇게 그냥 풀밭으로 놔두냐고 집주인 아주머니에게 물어봤더니, 원래 논이었는데 지금은 농사 안짓고 그냥 두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럼 나중에 다시 짓는 거냐고 물었더니, 그건 자긴 모르겠단다.
아무렴, 그건 땅주인 맘이지. -ㅂ-;
빗장으로 잠그는 방문.
왠지 이런걸 보면, " 이리 오너라~" 라던가, " 마님, 왜 돌쇠한테만 쌀밥을 주시남유." 이런 대사가 떠오른다.
아침 식사는 그럭저럭 무난한, 계란 후라이 끼운 호밀 토스트다.
커피나 차는 저런 식으로 보온병의 따듯한 물과 함께 수시로 채워 놓아 주어, 언제든 마실 수 있다.
아주 예술적인 방 열쇠고리.
너무 인상적이라 시장 가서 몇 개 사려고 했는데, 외국인이라고 너무 세게 후려쳐서 안사버렸다.
아무리 봐도 만5천 루피아 정도면 후한 거 같은데 5만에서 깔짝깔짝 장난치는 건 너무하지 않능가.
하우스키퍼 구스띠 Gusti.
커피 놓아두는 테이블에 몇 차례 팁을 놓아두었으나 한 번도 건드리지 않는 묘한 사람이었다.
대신에 오토바이 대여라던가, 투어 알선 등으로 열심히 돈을 벌려고 하는 것 같긴 한데... 자존심이려나?
나쁜 사람은 아닌데, 뭔 얘기만 하면 자꾸 투어 쪽으로 끌고 나가는 거 같아서 우움...
(한국인 기준이겠지만) 왠지 그렇게 부지런해 보이지도 않고...
그래도 여행 중 만난 인니인들 중 중상은 되는 사람이었다.
로까하우스 아주머니.
나중에 사진 보고 나도 깜딱 놀랐다. 제법 닮지 않았능가!?!
너무 친절하고, 착한 분이시다.
싸롱(인니 남자들이 입는 치마) 사고 싶다고 했더니, 오토바이 태워서 시장 가서 직접 깎아 사주기도 했다.
그 얘기 자랑 삼아 얘기했다가 주인 아저씨에게 핀잔 섞인 눈치도 받으시고... ㅋㅋ
아무렴, 싸게 산 나야 좋지만, 더불어 사는 이곳 사람들 입장에서는 삼가하셨어야 할 행동이다. ^^;
우붓 시장.
로까하우스 아주머니와 와서 알게 된 사실인데, 현지가의 기본 세 배 이상이며, 제아무리 깎아 봐야 두 배 밑으로는 안내려간다고 한다.
거의 외국인 상대의 시장이며, 현지인들은 오토바이로 10~20여 분 정도 거리의 다른 시장에서 사거나, 덴파사르 나갈 일 있으면 거기서 사온다고 한다.
아주머니와 시장 갔다 오는 길에 들러 먹거리를 샀던 길거리 가게.
뭐든 무조건 하나에 천 루피아였다.
이런 것들이 하나 당 무조건 천 루피아, 120원 꼴이다.
한 다석 개 정도 먹으면 요기 될 정도?
제법 맛있다. :)
피자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내가 피자 집에 안가볼 수 있나.
로터스 레인 Lotus Lane 피자에 가봤다.
오븐에 직접 구워 만드는 피자는 담백하고 맛있었다.
로마에서 먹어봤던 피자와 비교해봐도 80% 수준은 된다고 느꼈다.
(참고로 피자헛 피자는 20%, 미스터 피자는 40%. 물론 내 취향이겠지만...)
뭣 보다도 중요한 건, 피자헛 피자나 미스터 피자보다 싸다!
한창 먹고 있는데 슬금슬금 기어들어 와서 테이블 밑에 자리 잡고 어필하던 고양이.
손님이 싫다고 하면 내쫓기는 하지만, 아무 말 없으면 점원들도 내쫓거나 하지 않는다.
인니인들은 동물에 관대하다.
한국처럼 괜히 돌 던지고 발로 차고 낄낄 거리지 않는다.
(한국인 행동 중 제일 싫어하는 것 중 하나. 꼭 정신병자 같다. ㅋㅋ)
로터스 피자의 흠이라면, 매니저인듯 보이는 뚱뚱하고 덩치 큰 아자씨.
친절하긴 한데 약간 건들건들, 웨스턴들에게와는 달리 동양인들은 은근히 깔보는 기색이다.
(영어였으면 몰랐겠지만, 인니어라서 말하는 어투에서 느껴졌다.)
한국에서 이런 피자 먹어 봤겠니... 하는 듯한. -_-;;
볶음밥이 맛있다고 태사랑에 정보가 올라있던 와룽 따만 Warung Taman.
(와룽은 식당, 따만은 공원, 정원 이라는 뜻)
중국계 가게 답게 입구에 동그란 중국식 등을 걸어 놨다.
허름한 내부지만, 예술의 도시 우붓 답게 그림이 걸려 있다.
새우돼지고기 볶음밥을 먹어 봤다.
중국식으로 화력이 세서 고슬고슬 맛있었지만, 새우에 약간 비린 맛이 돌아서 감점.
그냥 돼지고기 볶음밥으로 먹을 걸 그랬다.
한국에 대비하여 값도 싸고 입맛에 맞아, 추천한다.
참고로 내가 먹어본 인니 볶음밥 중에는 솔직히 10위권 이내지만 5위권 밖이다.
관광지 물가를 감안하면 싼 편이지만, 현지인 물가라면 여기 절반 가격에 더 맛있는 집 많다.
아마 우붓에도 어딘가 있을 것이다.
(찾아 봤어야 했는데 게을러서리... 다음에 꼭 다시 갈테니 그 때 찾아볼까 한다.)
뭐 당연한 얘기겠지만, 일단 외국인을 위한 영어 메뉴판이 있다면, 무조건 비싼거다.
데와 와룽 Dewa Warung.
(데와는 신, 참고로 데위 Dewi는 여신. 유일신을 가리키는 뚜안 Tuhan와 구분되어, 다신교의 신을 지칭한다.)
근처에 씩씩한 웨스턴들이 묵는, 아주 저렴한 대신 쵸큼 더러운 숙소들이 많아서 그런지, 웨스턴들이 미어 터졌다.
다른 날에도 몇 번 지나치며 봤는데, 저녁 시간이면 늘 웨스턴들로 가득 차 자리가 없었다.
무척이나 고단한 인상의 아주머니.
무지무지 무뚝뚝하고 불친절했지만, 왠지 납득하게 만드는 포스였다.
중국인이거나 중국계일 확률 100%.
발리어는 해도 인니어는 못하는지 의사소통이 전혀 안되었다.
맨 위에는 이미 꽉 차서 할 수 없이 밑에 돗자리 깔린 곳에서 먹어야 했다.
이딴 데에 손님을 받을 수 있냐고 따지면 한 대 맞을 거 같아 얌전히 앉아서 먹었다.
하긴, 가격 생각한다면, 이거에 불만 느끼면 도동넘이다.
태사랑 추천대로 바비 께짭 Babi Kecap (바비는 돼지, 께짭은 '장' - 된장, 고추장 같은)을 먹어 봤다.
약간 단 맛과 매운맛, 그리고 신 맛이 독특했다.
국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찌게라고 하기도 뭐한 어중간한 국물도 묘했고.
그래도 한국 입맛에 잘 맞는다. 추천!
낮에 다시 와 봤다.
밤에 왔을 때는 저기 내려다 보이는 돗자리 구석에서 먹었던 거다.
포크 미트볼을 시켜봤다.
소스는 한국의 케찹 탕수육에서 신 맛 더하고 단 맛 빼면 비슷할 듯.
미트볼이라 각오는 했지만, 정체불명의 것들(물렁뼈 따위) 함량이 너무 높아 별로였다.
그보다는 이 브럼 Brem 강추다!
쌀이나 코코넛으로 만드는 인니식 막걸리인데, 한국 막걸리와 맛이 매우 유사하다.
막걸리처럼 걸쭉하지는 않고, 가라앉혀 윗부분만 마시나 보다.
약간 라임 맛이 도는데 상큼해서 잘 어울렸다.
한국 가면 레몬 가미해서 한 번 먹어봐야겠다.
단, 그리 청결하진 않다.
잔에 왠 상추 쪼가리가 붙어 나와서 질겁했다.
뭐, 설겆이 제대로 하겠나...
청결 신경쓰는 분이나, 배탈 민감하신 분은 주의!
물담배라는 것이 도대체 뭔지 알고 싶어서 운동장 바로 옆 엑스오 라운지 XO Lounge에 가 봤다.
프리 와이파이라길레 노트북도 챙겨 들고.
인테리어나 손님층을 봐서 각오는 했지만, 꽤 비쌌다.
요 빵쪼가리 네 개가 세금 빼고 4만5천 루피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세금은 10~15%. 보통 메뉴판에는 뺀 가격이 명시되어 있다.)
두둥! 처음 피워보는 물담배.
우붓 특산도 아니고, 이미 피워본 사람들도 많겠지만, 굳이 감상을 말하자면...
'덜빨린다' 라는 표현이 뭔지 아는 흡연자에게는 비추, 담배가 도대체 뭔 맛일까 궁금한 사람들에겐 한 번 쯤은 권할 정도.
포도맛이 좀 특이하긴 했지만, 덜빨려서 맨숭맨숭 허탈했다.
가격도 7만 루피아로 너무 비싸다. (3인까지 같이 피울 수 있다.)
로까하우스 바로 옆, 축구장에 면해 위치한 사키-따리-우스 Sjaki-Tari-Us.
Sjaki는 아마도 saki의 고어인듯 한데 뜻은 친구, tari는 춤, us는 영어인듯 하다.
그래서, 아마도 '친구야, 우리와 함께 춤을 추자' 요 정도의 뜻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궁수자리인 사지타리우스 Sagittarius를 변형하여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곳의 특이한 점은, 인니의 정박아 아이들을 가르치는 곳 한켠에 식당을 운영하여 운영비를 보태는 곳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서빙하는 사람들은 다들 자원봉사자들이다.
(북유럽 계통으로 보이는 미남청년과 호주인으로 보이는 아줌마가 서빙했다.)
이곳 말고도 다른 곳에도 몇 군데 있다고, 테이블에 있는 브로슈어에 쓰여 있었다.
옆으로 운동장이 보인다.
전날 과음한 관계로, 소또 아얌 Soto Ayam (Soto는 국, 스프. Ayam은 닭)을 먹었다.
일반적인 소또와는 달리 카레가 약간 첨가되었다.
원래 카레가 들어간 국은 굴라이 Gulai라고 따로 구분되는데, 여기만 그런건지, 잘못 나온건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리 역하지 않고 얼큰한 편이라 속풀이에 좋았다.
이런 좋은 취지의 가게였다면 진즉에 자주 들려줄 걸 그랬다.
역시 운동장 모서리 즈음에 위치한 뚯막 Tutmak (뜻 모름. 발리어인듯.)에서 먹었던 꿰 띠오 Kue Tiau.
넓~적한 면을 닭고기나 쇠고기, 해산물 등과 야채를 짭짤한 소스로 볶은 중국식 음식인데... 지옷같았다. -_-;;
면은 퉁퉁 불어서 어디는 짜고 어디는 싱겁고... 지금껏 먹어봤던 꿰 띠오 중 최악.
종업원도 불친절했다.
특히 카운터에서 계산하는데, 거스름돈을 툭하니 카운터테이블에 던져주는 만행을 당했다.
(인니에서는 그다지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은 아니다. 단, 자기와 동급이거나 낮은 사람에게 하는 행동이며, 외국인들은 불쾌해 한다는 것을 어지간하면 알고 있다.)
보통은 테이블에서 계산 해달라고 해서, 계산서 갖다 주면 거기에 돈 끼워 주고, 나중에 약간의 팁을 끼워두고 나오는 형식인데, 직접 와서 계산해서 그런 건지...
괘씸해서 팁 안주고 천 루피아 한 장까지 싹싹 긁어 나왔다.
우붓 페스티발 행사 내내 저녁이면 운동장 한 켠에서 팔았던 사떼 Sate (꼬치구이).
매콤짭짤하니 완전 강추!! (어지간하면 완전 강추라는 표현 잘 안씀.)
길거리 가다 저런 형식의 꼬치 파는 곳 보이면 꼭 한 번 먹어보길 권한다.
단, 외국인들에게 천연덕스럽게 바가지를 씌우지 않는 곳이 드무니, 그정도는 감안하길.
비싸다고 흥정해 봤는데, 내 기술이 부족한 건지, 절대 안해준다.
그래봐야 3천 루피아 정도지만 기분이란게 있지 않은가. 원래 가격 모르는 것도 아니고... -_-+
대략 개 당 천 루피아 정도로 보면 된다.
저것의 경우 7개에 만 루피아 주고 사먹었다.
(보통은 양을 좀 줄이더라도 개당 천 루피아에 맞춘다.)
군옥수수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길거리 음식. +_+b
지나가다 보이면 꼭꼭 사먹을 정도로 사랑에 빠져 버렸다.
편의점에서 만난 반가운 한국 컵라면들.
중국산이나, 인니산이지만 맛이 그렇게 다르진 않다.
가격도 신라면 작은 컵 사이즈가 8천 루피아 정도로, 한국과 비슷하다.
한국 음식 그리울 때 하나 먹어주면, 보약이 따로 없다.
여행자 센터는 우붓왕궁 건너편에 있다.
무료로 주는, 광고 잔뜩 들어간 우붓 간단 지도를 얻을 수 있다.
발리 전역이 자세히 나온 지도는 무려 5만 루피아에 판다.
쁘라마 여행사는 의외로 잘 눈에 뜨이지 않는다.
태사랑 지도 참고하여, 삼거리에서부터 꽤 멀리 떨어져 있다.
(삼거리 등지고 진행하여 오른 쪽에 있다.)
발리, 롬복은 쁘라마 여행사 강추다.
(강추고 뭐고 자시고, 독보적이다.)
다른 곳도 싸고 좋은 곳들이 분명 있지만, 개사기꾼 같은 곳도 있다는 리스크를 감안해야 한다.
한국 같으면 고소를 당해도 몇 번을 당했을 곳들이 버젓이 영업한다.
(치안의 불안정이라고나 할까, 부정부패라고 할까... 비중있는 개발도상국임에도 불구하고, 인니가 아직도 후진국 소리 듣는 이유다.)
투어는 몰라도 여행지 간 이동은 쁘라마 여행사를 이용하길 권한다.
* 우붓... 말이 필요없습니다.
물론 취향따라 다르겠지만, 적!극! 강추합니다.
대부분 꾸따 Kuta 같은 해변을 생각하시는데요, 진정한 발리를 보고 싶으시다면 우붓에 가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