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라우 스리부 지역의 섬들 중 리조트로 개발된 곳은 열 군데 정도 있다고 한다.
가까운 곳으로는 뿔라우 비다다리 Pulau Bidadari(선녀),
뿔라우 아예르 Pulau Ayer(물)이 있고,
멀리는 뿔라우 알람 꼬똑 Pulau Alam Kotok(Alam은 자연, kotok은 묽은 닭똥...이라고 사전에 나오긴 했지만 설마. 로고로 보아 소라가 아닐까 싶음. 섬이 소라 모양인듯),
뿔라우 마짠 Pulau Macan(호랑이),
뿔라우 세파 Pulau Sepa(맛이 없는... 이라지만 난 한국외대에서 나온 이 사전 반만 믿는다. 인니어 대사전에는 나오지 않음),
뿔라우 빤따라 Pulau Pantara(뜻 없음. 아마도 합성어가 아닐까 싶음) 등이 있다.
가까운 위치의 섬들은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놀거리나 시설이 잘 돼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무래도 바다가 깨끗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으며, 먼 거리의 섬들은 그 반대라 하겠다.
30분 거리의 비다다리 섬 같은 경우 돌고래 쑈도 있다고 한다.
먼 거리의 섬들은 스노클링이나 스쿠버 다이빙을 제외하고는 그저 휴양에 적합하다.
알람 꼬똑 섬은 시설은 좀 떨어지는 편이지만, 괜찮은 스쿠버 다이빙 포인트가 있다고 하며,
세파 섬의 경우는 하얀 모래 사장이 섬을 두르고 있다.
뭐 모래사장이래봐야 그렇게 넓은 것도 아니지만.
특히 세파 섬은 뿌뜨리 섬에 필적할 정도로 괜찮은 시설을 갖추고 있고, 해양 레저 스포츠는 뿌뜨리 섬보다 더 다양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데, 결정적으로 음식이 별로라는 평판이 발목을 잡는다.
내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던 뿌뜨리 섬의 식사를 그럭저럭 괜찮다고 평가한 사람이 그런 것이니, 많이 후졌나 보다.
비싼게 문제이긴 한데, 기회가 된다면 다른 섬도 가볼까 한다.
뿌뜨리 섬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가장 유명하고 무난해서다.
첫 시도는 가장 무난한 곳이 좋다.
무난하다는 것은 그만큼 검증이 되었다는 거고, 다른 곳을 갔을 때 기준이 되기도 한다.
뿌뜨리 섬 만의 특징이라고 할 만한 것도 있는데, 그것이 바로...
해양 터널 수족관이다.
그러나...
이게 다다.
절대로 큰 기대를 해서는 안된다. ㅋㅋ
그냥 동물의 왕국이 더 낫다.
선명하지도 않고, 결정적으로 덥다.
비닐하우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도 머리 위로 헤엄치는 물고기의 모습은 좋았다.
보기 힘든 광경이기도 하고.
만약 물고기가 하늘을 난다면 이렇지 않을까 싶다.
한적한 곳에서 마주친다면 주머니 돈을 털어 순수히 바쳐야 할 듯한 포스의 물고기.
이런 것들이 떼로 다닌다는 것이 더 두렵다.
해가 진 후 활동을 시작하는 성게군.
성게하면 무슨 밤송이를 생각하는데, 이 녀석들 무지 무서운 넘들이다.
찔릴 경우, 수술해서 빼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스노클링 하다가 잘못해서 이 녀석들 군락지에 들어간 적이 있는데, 진짜 소름이 쫙 끼쳤다.
져녁이 되면 선셋 크루즈를 한다.
큰 배에는 대부분 현지인들이 탔는데, 대부분 중국계였다.
어떻게 아냐고? 그냥 느낌이 온다.
당신도 여기 조금만 있으면 알게 된다.
뭔가 다르다.
한국 사람들은 동남아 사람들 구분 못하지만, 중국 사람과 일본 사람 구분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웨스턴들은 왠일인지 선셋 크루즈는 하지 않았다.
진짜 크루즈가 아니라서 시시하단 걸까? ㅋㅋ
선셋 크루즈 배를 타기 위해 오다 보니까, 해가 떨어지는 바닷가에 비치의자를 갖다 놓고 둘이서 오붓하게 맥주를 마시는 웨스턴 연인들을 보긴 했다.
외국인이라면 일본인 몇 명과 한국인들.
그나저나 직원들이 왜 다른 작은 배로 권했는지 모르겠다.
얘기했다시피, 왠지 현지인들과 자꾸 격리하려 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유창하진 않지만 그럭저럭인 인니어로 여기 자리 많으니 여기 탄다고 했더니, 매우 곤란한 표정으로 서로 시선을 교환하다 마지못해 허락한다.
냉큼 가장 좋은 명당인 배 맨 앞머리를 차지했다.
먼저 탄 현지인들에겐 위험하다고 통제한 덕분에, 느긋하게 차지할 수 있었다.
이런 경우, 외국인들은 당연하다는듯 당당하게 행동하면 제지를 받지 않는다.
제지하려고 해도 말이 안통하면 골치 아프기 땜시... ㅋㅋ
내가 그렇게 타자, 뒤에 있던, 다른 배를 권유 받았던 일본인 몇 명도 슬그머니 큰 배에 묻어 탔다.
역시 현지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은 여러모로 유리하다.
의사소통이 안됐다면 밀치고 억지로 탈 수도 없으니, 영문도 모르고 그저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일단 컨셉 사진 한 방.
바다와 하늘을 발 밑에!
안전장치도 허술하고 출렁거려 쫄았다.
재빨리 찍고 다시 안전자세로 전환. ㅋㅋ
다른 섬들도 조용히 밤을 준비하고 있다.
저 중 하나 사고 싶은데, 생각해 보니 배가 없어서 참기로 했다.
한국인은 땅은 만만하게 보는데, 배에는 좀 경외감을 느끼나 보다.
이 곳이 뿌뜨리 섬에 버금간다는 세파 섬.
섬 전체를 면적이 작긴 하지만, 하얀 모래사장이 두르고 있다.
아이를 동반했다면 이 섬이 더 나을 것 같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뿌뜨리 섬보다 고적한 느낌.
나를 위시해서 다른 외국인들도 다 큰 배에 타는 바람에 작은 배를 통째로 전세낸 셈이 된 기생관광 패거리들.
20대 중후분, 혹은 30대 초반 정도 되어 보이는 한국인들이었는데, 현지인 직업여성들을 하나씩 끼고 끊임없이 스킨쉽을 해댄다.
이 쪽 큰 배에 있던 사람들이 그걸 보며 박수를 치자, 급기야 한 커플은 진하게 키스를 나눈다.
이 쪽 배 현지인들의 비릿한 환호성 속에서...
아마도 저런 인간들 때문에 외국인과 현지인을 격리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오다가다 지나치면서 봤는데, 현지말을 못해서 저질영어로 떠듬떠듬 말을 주고 받는다.
하긴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바디랭귀지로 심도있는 토론을 하려고 데려 왔는데.
최소한 지들끼리 말할 때 한국말이라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제적인 개망신 덩어리들.
기생관광의 원조 일본인들도 이런 데는 안끼고 온단 말이다!!
누가 봐도 느낄 수 있는 그들 사이의 묘한 분위기는 현지인들도 충분히 느껴지나 보다.
식당에서 그들의 테이블과 묘하게 거리를 두고 앉는다던가, 수근거린다던가 하는 것을 몇 차례 봤다.
저것들 씹어대다가 동행했던 후배에게 제대로 면박 받았다.
한국 사람들도 똑같다며.
그 때 당시에는 그냥 면박 자체가 당황스러워서 아무 소리 못하고 찌그러지긴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의아하다.
이 나라 사람들도 똑같다가 아니라 한국 사람들도 똑같다?
이 나라 사람들도 똑같다 라고했으면 저 넋 빠진 한국애들 두둔한 것이겠지만,
아무래도 후배는 내가 직업여성들을 비난하는 것으로 오해한 모양이다.
난 저 아가씨들은 비난하지 않는다. 아니, 안쓰러울 뿐이다.
가라오케에서 홀랑 벗고 맥주를 몸에 쳐발라가며 팁 받는 거야 밀실이니 그렇다 하지만, 이 곳에서 저들은 같은 현지인들의 시선과 수근거림에 난도질을 당하고 있었다.
스노클링 하자는 한국놈의 제의에도 그냥 고개를 저으며 거절하는 미소가 씁쓸해 보였다.
남들 스노클링 하는 것을 움츠린채 앉아 시선도 둘러보지 못하고 앉아 있던 아가씨의 모습과, 그런 그녀의 주위에서 한 번씩 묘한 눈길로 흘끔 거리던 현지인들의 모습이 대비되어 보였다.
그럼에도 파트너 한국놈이 손을 뻗으면, 시선 속에서도 꾿꾿이 미소지으며 자연스럽게 몸을 밀착시켜 감는다.
그러고는 덥고 피곤하다며 방으로 가자고 한다.
그렇게 그들은 남자 꿰차고 놀러 온 것이 아니라, 일하러 온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그런데 내가 어찌 그 아가씨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
후배야, 난 그 아가씨들을 비난한게 아니란다.
그 정신나간 한국 수컷들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인해 떨어질 한국인 평판에, 내가 받을 피해 때문에 화 났을 뿐이란다.
(정의감 따윈 아니야.)
계집질을 하던 남색을 하던, 좀 요령있게 하면 누가 도시락 싸들고 쫓아가서 욕하니?
물론 통쾌하지도 않은 남 씹는 얘기 옆에서 계속 주절거려서, 아름다운 대자연을 감상하는 네 기분을 망쳤을 수도 있겠구나.
그건 내 생각이 짧았다.
그래도 가끔씩 터지는 네 직설적인 면박은 좀 어떻게 안되겠니?
너무나 급작스럽고 단호해서, 끔찍할 정도로 무안하단다.
뭐, 그게 니 개성이긴 하다만... ㅋㅋ;;
사진 가운데에서 약간 오른 쪽에 보이는 노란 점은 모닥불이다.
그렇다고 캠프파이어는 아닐거 같은 것이, 이 곳은 건물 공사 현장과 텐트 등이 보였다.
이런 섬 사다가 텐트 치고 고기 잡아다 궈먹고 그러면... 무지 귀찮고 번거롭겠구나?
내츄럴한 생활이란거 게으른 넘은 할 짓이 못된다.
무슨 섬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성하게 뒤덮은 숲 사이로 방갈로의 불빛들이 보인다.
땅거미(이럴 경우 바닷거미라고 해야 하나?)가 거의 다 져가고 있다.
바다는 산과 달리 여명이 길다.
램프의 요정 지니가 복싱 자세를 취한 듯한 구름.
등 근육으로 보아 펀치력 발군일 것이다.
목이 긴 편인 것이 방어력에는 약점이 되겠군.
다시 뿌뜨리 섬에 도착할 즈음엔 거의 어두워져 있었다.
가까운 곳으로는 뿔라우 비다다리 Pulau Bidadari(선녀),
뿔라우 아예르 Pulau Ayer(물)이 있고,
멀리는 뿔라우 알람 꼬똑 Pulau Alam Kotok(Alam은 자연, kotok은 묽은 닭똥...이라고 사전에 나오긴 했지만 설마. 로고로 보아 소라가 아닐까 싶음. 섬이 소라 모양인듯),
뿔라우 마짠 Pulau Macan(호랑이),
뿔라우 세파 Pulau Sepa(맛이 없는... 이라지만 난 한국외대에서 나온 이 사전 반만 믿는다. 인니어 대사전에는 나오지 않음),
뿔라우 빤따라 Pulau Pantara(뜻 없음. 아마도 합성어가 아닐까 싶음) 등이 있다.
가까운 위치의 섬들은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놀거리나 시설이 잘 돼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무래도 바다가 깨끗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으며, 먼 거리의 섬들은 그 반대라 하겠다.
30분 거리의 비다다리 섬 같은 경우 돌고래 쑈도 있다고 한다.
먼 거리의 섬들은 스노클링이나 스쿠버 다이빙을 제외하고는 그저 휴양에 적합하다.
알람 꼬똑 섬은 시설은 좀 떨어지는 편이지만, 괜찮은 스쿠버 다이빙 포인트가 있다고 하며,
세파 섬의 경우는 하얀 모래 사장이 섬을 두르고 있다.
뭐 모래사장이래봐야 그렇게 넓은 것도 아니지만.
특히 세파 섬은 뿌뜨리 섬에 필적할 정도로 괜찮은 시설을 갖추고 있고, 해양 레저 스포츠는 뿌뜨리 섬보다 더 다양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데, 결정적으로 음식이 별로라는 평판이 발목을 잡는다.
내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던 뿌뜨리 섬의 식사를 그럭저럭 괜찮다고 평가한 사람이 그런 것이니, 많이 후졌나 보다.
비싼게 문제이긴 한데, 기회가 된다면 다른 섬도 가볼까 한다.
뿌뜨리 섬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가장 유명하고 무난해서다.
첫 시도는 가장 무난한 곳이 좋다.
무난하다는 것은 그만큼 검증이 되었다는 거고, 다른 곳을 갔을 때 기준이 되기도 한다.
뿌뜨리 섬 만의 특징이라고 할 만한 것도 있는데, 그것이 바로...
해양 터널 수족관이다.
그러나...
이게 다다.
절대로 큰 기대를 해서는 안된다. ㅋㅋ
그냥 동물의 왕국이 더 낫다.
선명하지도 않고, 결정적으로 덥다.
비닐하우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도 머리 위로 헤엄치는 물고기의 모습은 좋았다.
보기 힘든 광경이기도 하고.
만약 물고기가 하늘을 난다면 이렇지 않을까 싶다.
한적한 곳에서 마주친다면 주머니 돈을 털어 순수히 바쳐야 할 듯한 포스의 물고기.
이런 것들이 떼로 다닌다는 것이 더 두렵다.
해가 진 후 활동을 시작하는 성게군.
성게하면 무슨 밤송이를 생각하는데, 이 녀석들 무지 무서운 넘들이다.
찔릴 경우, 수술해서 빼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스노클링 하다가 잘못해서 이 녀석들 군락지에 들어간 적이 있는데, 진짜 소름이 쫙 끼쳤다.
져녁이 되면 선셋 크루즈를 한다.
큰 배에는 대부분 현지인들이 탔는데, 대부분 중국계였다.
어떻게 아냐고? 그냥 느낌이 온다.
당신도 여기 조금만 있으면 알게 된다.
뭔가 다르다.
한국 사람들은 동남아 사람들 구분 못하지만, 중국 사람과 일본 사람 구분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웨스턴들은 왠일인지 선셋 크루즈는 하지 않았다.
진짜 크루즈가 아니라서 시시하단 걸까? ㅋㅋ
선셋 크루즈 배를 타기 위해 오다 보니까, 해가 떨어지는 바닷가에 비치의자를 갖다 놓고 둘이서 오붓하게 맥주를 마시는 웨스턴 연인들을 보긴 했다.
외국인이라면 일본인 몇 명과 한국인들.
그나저나 직원들이 왜 다른 작은 배로 권했는지 모르겠다.
얘기했다시피, 왠지 현지인들과 자꾸 격리하려 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유창하진 않지만 그럭저럭인 인니어로 여기 자리 많으니 여기 탄다고 했더니, 매우 곤란한 표정으로 서로 시선을 교환하다 마지못해 허락한다.
냉큼 가장 좋은 명당인 배 맨 앞머리를 차지했다.
먼저 탄 현지인들에겐 위험하다고 통제한 덕분에, 느긋하게 차지할 수 있었다.
이런 경우, 외국인들은 당연하다는듯 당당하게 행동하면 제지를 받지 않는다.
제지하려고 해도 말이 안통하면 골치 아프기 땜시... ㅋㅋ
내가 그렇게 타자, 뒤에 있던, 다른 배를 권유 받았던 일본인 몇 명도 슬그머니 큰 배에 묻어 탔다.
역시 현지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은 여러모로 유리하다.
의사소통이 안됐다면 밀치고 억지로 탈 수도 없으니, 영문도 모르고 그저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일단 컨셉 사진 한 방.
바다와 하늘을 발 밑에!
안전장치도 허술하고 출렁거려 쫄았다.
재빨리 찍고 다시 안전자세로 전환. ㅋㅋ
다른 섬들도 조용히 밤을 준비하고 있다.
저 중 하나 사고 싶은데, 생각해 보니 배가 없어서 참기로 했다.
한국인은 땅은 만만하게 보는데, 배에는 좀 경외감을 느끼나 보다.
이 곳이 뿌뜨리 섬에 버금간다는 세파 섬.
섬 전체를 면적이 작긴 하지만, 하얀 모래사장이 두르고 있다.
아이를 동반했다면 이 섬이 더 나을 것 같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뿌뜨리 섬보다 고적한 느낌.
나를 위시해서 다른 외국인들도 다 큰 배에 타는 바람에 작은 배를 통째로 전세낸 셈이 된 기생관광 패거리들.
20대 중후분, 혹은 30대 초반 정도 되어 보이는 한국인들이었는데, 현지인 직업여성들을 하나씩 끼고 끊임없이 스킨쉽을 해댄다.
이 쪽 큰 배에 있던 사람들이 그걸 보며 박수를 치자, 급기야 한 커플은 진하게 키스를 나눈다.
이 쪽 배 현지인들의 비릿한 환호성 속에서...
아마도 저런 인간들 때문에 외국인과 현지인을 격리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오다가다 지나치면서 봤는데, 현지말을 못해서 저질영어로 떠듬떠듬 말을 주고 받는다.
하긴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바디랭귀지로 심도있는 토론을 하려고 데려 왔는데.
최소한 지들끼리 말할 때 한국말이라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제적인 개망신 덩어리들.
기생관광의 원조 일본인들도 이런 데는 안끼고 온단 말이다!!
누가 봐도 느낄 수 있는 그들 사이의 묘한 분위기는 현지인들도 충분히 느껴지나 보다.
식당에서 그들의 테이블과 묘하게 거리를 두고 앉는다던가, 수근거린다던가 하는 것을 몇 차례 봤다.
저것들 씹어대다가 동행했던 후배에게 제대로 면박 받았다.
한국 사람들도 똑같다며.
그 때 당시에는 그냥 면박 자체가 당황스러워서 아무 소리 못하고 찌그러지긴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의아하다.
이 나라 사람들도 똑같다가 아니라 한국 사람들도 똑같다?
이 나라 사람들도 똑같다 라고했으면 저 넋 빠진 한국애들 두둔한 것이겠지만,
아무래도 후배는 내가 직업여성들을 비난하는 것으로 오해한 모양이다.
난 저 아가씨들은 비난하지 않는다. 아니, 안쓰러울 뿐이다.
가라오케에서 홀랑 벗고 맥주를 몸에 쳐발라가며 팁 받는 거야 밀실이니 그렇다 하지만, 이 곳에서 저들은 같은 현지인들의 시선과 수근거림에 난도질을 당하고 있었다.
스노클링 하자는 한국놈의 제의에도 그냥 고개를 저으며 거절하는 미소가 씁쓸해 보였다.
남들 스노클링 하는 것을 움츠린채 앉아 시선도 둘러보지 못하고 앉아 있던 아가씨의 모습과, 그런 그녀의 주위에서 한 번씩 묘한 눈길로 흘끔 거리던 현지인들의 모습이 대비되어 보였다.
그럼에도 파트너 한국놈이 손을 뻗으면, 시선 속에서도 꾿꾿이 미소지으며 자연스럽게 몸을 밀착시켜 감는다.
그러고는 덥고 피곤하다며 방으로 가자고 한다.
그렇게 그들은 남자 꿰차고 놀러 온 것이 아니라, 일하러 온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그런데 내가 어찌 그 아가씨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
후배야, 난 그 아가씨들을 비난한게 아니란다.
그 정신나간 한국 수컷들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인해 떨어질 한국인 평판에, 내가 받을 피해 때문에 화 났을 뿐이란다.
(정의감 따윈 아니야.)
계집질을 하던 남색을 하던, 좀 요령있게 하면 누가 도시락 싸들고 쫓아가서 욕하니?
물론 통쾌하지도 않은 남 씹는 얘기 옆에서 계속 주절거려서, 아름다운 대자연을 감상하는 네 기분을 망쳤을 수도 있겠구나.
그건 내 생각이 짧았다.
그래도 가끔씩 터지는 네 직설적인 면박은 좀 어떻게 안되겠니?
너무나 급작스럽고 단호해서, 끔찍할 정도로 무안하단다.
뭐, 그게 니 개성이긴 하다만... ㅋㅋ;;
사진 가운데에서 약간 오른 쪽에 보이는 노란 점은 모닥불이다.
그렇다고 캠프파이어는 아닐거 같은 것이, 이 곳은 건물 공사 현장과 텐트 등이 보였다.
이런 섬 사다가 텐트 치고 고기 잡아다 궈먹고 그러면... 무지 귀찮고 번거롭겠구나?
내츄럴한 생활이란거 게으른 넘은 할 짓이 못된다.
무슨 섬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성하게 뒤덮은 숲 사이로 방갈로의 불빛들이 보인다.
땅거미(이럴 경우 바닷거미라고 해야 하나?)가 거의 다 져가고 있다.
바다는 산과 달리 여명이 길다.
램프의 요정 지니가 복싱 자세를 취한 듯한 구름.
등 근육으로 보아 펀치력 발군일 것이다.
목이 긴 편인 것이 방어력에는 약점이 되겠군.
다시 뿌뜨리 섬에 도착할 즈음엔 거의 어두워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