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VII

여자맛 곤약 젤리

명랑쾌활 2024. 5. 5. 08:00

곤약 젤리 제품 왼쪽 것은 포도맛, 오른쪽 것은 여자맛...?!?

ㅋㅋㅋㅋ 이게 뭐냐 싶어서 사진 찍었는데, 업로드하려고 사진을 다시 봤더니 '여자'가 아니라 '여지'였다.

(여지 : 열대과일 리치 Lychee의 한국어 표기)

음란마귀에 씌인 건가? ㅋ

 

한국 제품이 아닌데도 포장 디자인에 한글이 쓰여 있는 게 딱히 신기하지도 않을 정도로 이제 한류는 일상화 됐다.

한국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세련됨을 강조하기 위해 포장 디자인에 영문 알파벳을 썼듯, 알파벳을 자국어 표기 문자로 쓰는 인니가 한글을 쓰는 거다.

하지만 한글만 쓰는 건 아니다. 일본 히라가나 문자를 쓴 제품은 예전부터 꾸준히 있어왔다.

한국은 최근 들어서야 뜨게 된 거고, 인니에서 일본이 잘사는 나라, 일제가 품질 좋고 고급스러운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던 건 몇 십 년 전부터다.

 

한글을 이용한 마케팅 방식을 쓰는 제품들 중 다수가 중국계 회사 제품, 혹은 중국 업체 수입품이라는 점은 뒷맛을 좀 찝찝하게 한다.

한국산 배가 수분이 많고 고급스러운 단맛으로 유명하니까, 중국 남부에서 재배한 신고 품종 배에 한글로 '신고 배', 'Korean Pear'라는 스티커를 붙여서 파는 걸 흔하게 볼 수 있다.

사진의 곤약 젤리도 중국계 기업 제품인데 한글을 전면에 배치하고, 리치의 중국어 독음인 '리즈이' 대신 한국식 독음 '여지'를 그대로 썼다.

애초에 여지가 중국 한자 표기에서 유래한 건데 중국 기업이 도리어 한국 독음을 쓰다니, 중국인들의 상술은 참 대단하다 싶다.

중국의 짝퉁 이미지를 희석하는데 한글이 이용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