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VI

촌놈이 자카르타 롯데 에비뉴 가봄

명랑쾌활 2023. 10. 6. 12:30

아내 한국 비자 신청하러 한국 비자 센터 간 김에 롯데 에비뉴 한 바퀴 돌아 봤다.

 

거부 당하고 다시 방문하는 애증의 장소

정부와 위탁 계약한 민간 업체라는 거 모르는 사람 많더라.

무조건 여기서 사야하고, 돈 내고 물건 못받아도 책임 전혀 안져도 아무 문제없는, 노나는 독점 사업이다.

편의를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건 나도 선호하는 편이다.

하지만 선택지를 지우고 강매하는 건 거부감이 든다.

 

비자 접수 마치고, 부유층 대상 마트에서는 뭘 팔려나 구경했다.

한국 딸기 한 팩이 5만원이 넘는다.

한국 딸기 최고다. 한국 사람도 비싸서 먹기 힘든 대단한 과일이다.

 

훗, 그정도 가지고.

호주 태즈매니안 체리는 한 팩에 원래 10만원 넘는 거 옛다 세일해서 8만원이다.

팔리니까 갖다 놨겠지.

인니 부자들 무시하지 마라.

 

깡 뜨부 Kang Tebu : 사탕수수 아저씨

인니어로 사탕수수는 tebu다.

사탕수수 즙 팔길레 냉큼 샀다.

놀랍게도! 인니 10여년 살면서 사탕수수 즙 처음 먹어보는 거다.

내가 어디 다닐 때면 사탕수수 파는 행상들이 소식 듣고 숨었는데, 여기는 미처 숨지 못했다 보다.

 

깔끔하게 만들어진 즙 짜는 기계에 사탕수수대를 밀어 넣으면 밑으로는 즙이, 반대편으로는 짜고 남은 찌꺼기가 떨어진다.

 

플라스틱 규제한답시고 마트 비닐 봉지 20원씩 받아 쳐먹으면 뭘하나, 이런 건 전혀 규제를 안하는데.

인니 정부가 어떤 문제를 해결한답시고 내놓는 대책들은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일단 돈을 징수한다, 징수한 돈 어디에 쓰는지 정확한 자료가 없다, 문제도 딱히 개선이 안된다.

발리 외국인 관광객 추태에 대한 발리 정부가 내놓은 대책도 발리에 들어오는 외국인에게는 1만원 상당의 관광세를 부가한다는 거다.

힌두교 성지에서 누드로 사진찍는 문제를 관광세 1만원 받는 걸로 어떻게 개선하지?

니들 잘못했고 주민들 반감이 심하니 돈 내놔 논리라고 생각한다.

 

사탕수수 즙 진짜 맛있다. 딱 내 입맛이다.

엄청 달지만 설탕 같은 자극이 없어서 입에 착 붙는다.

뒷맛에 살짝 도는 풀향도 좋았다.

맨날 마시고 싶은데, 인니에 흔하디 흔한 게 사탕수수인데 왜 난 볼 수 없나 모르겠다.

 

 

아, 아내 한국 비자는 통과 됐다.

한국인 배우자 자격으로 방문 비자 받는 거니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