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 인니 정부의 조치는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그 이상은 방치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지침, 검사, 격리, 치료... 모든 정부 활동은 하지 않으면 욕 먹으니까 하는 것일 뿐이예요.
싫어서가 아니라 못합니다.
사회 역량이 안돼요.
누가 걸렸는지 전혀 추적 안됩니다.
밖에 나서는 순간부터 모든 곳이 위험합니다.
감염 위험보다 더 심각한 건, 의료 인프라 부족입니다.
감염될 경우 대증 요법이 전부입니다.
목숨이 경각에 달릴 정도로 위험할 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습니다.
형편되는 국민들이 사비로 의료용 산소통을 구비해 집에 두고, 형편이 좀 부족한 사람들은 몇 사람이 돈을 모아 그러고 있어요.
게다가 의료 보험도 제대로 혜택을 못받습니다.
입원비, 치료비가 하루 10만원이 넘습니다.
차라리 집에서 열 오르면 해열제 먹고, 기침 나면 기침약 먹으면서 버티는 편이 나아요.
이번에 델타 변이로 인니가 1일 확진자수 랭킹에서 일약 1위로 올라섰습니다.
덕분에 속속들이 한국으로 귀국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유학생이나 주재원 가족들, 한국으로 가도 상관없는 사람들입니다.
귀국하지 않고 인니에 남아 있는 교민들은 용감한 것도 아니고, 멍청한 것도 아녜요.
한국에 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면 그동안 쌓았던 생업이 끊겨요.
잠시 멈췄다가 돌아와서 재개할 수 없기 때문에 그냥 못가는 겁니다.
코로나 시국에도 맡은 바 사명감으로 회사를 지킨 모 주재원이 어쩌고 하는 괴상한 미담 나올 법도 한데, 개소립니다.
코로나 걸려서 죽을 확률이 열 명중 한 명이라면, 한국 사회에서 생계 끊기면 인간 이하로 살 확률이 100%입니다.
용감하거나, 멍청해서 외국에 남아 있는 거 아닙니다.
낙천적이지도, 비장하지도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