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V

한국 길거리 분식 컨셉의 매장

명랑쾌활 2020. 3. 6. 10:46

리뽀 찌까랑 몰 한복판에 고블린 치즈 핫도그라는 매장이 들어섰습니다.

한국 길거리 분식 컨셉으로 떡볶이 판을 놓고 퍼담아 팔고 있습니다.


기본 핫도그가 약 1천3백원, 치즈 핫도그가 약 2천원, 가장 비싼 메뉴인 감자치즈 핫도그가 약 3천5백원입니다.

제가 한국 물가를 몰라서 그런데, 상당히 비싸게 느껴지네요.

물론 인니 물가로는 확실히 비싼 축입니다.


특히, 컵 떡볶이 가격이 2천원인 거 보고 놀랐습니다.

사진처럼 수북히 주면 그럴만 하겠지만, 절반도 안채워 줍니다.

전 비싸서 사먹어 볼 생각이 안드는데, 현지인들은 아주 가끔 사먹는 게 보였습니다.

역시 쇼핑몰에 출입하는 현지인들은 부자네요.


테스트 매장이었는지 한 보름 정도 열었다가 철수했습니다.

아주 좋은 자세네요.

비용이 좀 들더라도, 고객 반응이나 적정 가격 수준을 직접 테스트 해보는 편이 훨씬 낫겠지요.


인니에서 한국 분식이 뜨기 시작한 건 2018년 후반, 2019년 초반 무렵입니다.

기업 자본 뿐만아니라 개인 업소들도 여기저기 생기기 시작했는데, 대부분 프렌차이즈 체인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걸로 보입니다.

술을 팔지 않고는 매출이 왠만큼 높아도 한국인의 기대 수익에 미치지 못하거든요.

나쁘지 않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분식은 저렴하게 한 끼 떼우는 음식 종류라 비싸면 안되지만, 외국에서는 한식의 일종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한국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가격으로도 통하거든요.

정통 한식처럼 조리가 복잡하지도 않고 식재료 종류도 적은데 입맛의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에 프렌차이즈 관리가 용이할 겁니다.

한국이라면 만만해서 아무나 할 수 있으니 경쟁이 심해서 오히려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분야지만, 외국에서는 만만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일테고요. (아직까지는요.)


그렇다 하더라도 소자본으로 뛰어 드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인니도 소규모 외식 업계는 한국 못지 않게 경쟁이 심하거든요.

오토바이에 조리도구 얹고 다니면서 두 개 50원짜리 튀김을 파는 길거리 상인이 아직도 드물지 않습니다.

몇 십원부터 몇 만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먹거리들이 경쟁하는 곳이지요.

게다가 앞서 말했듯, 수익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이것저것 다 떼면 한 달에 2백만원 이상 쥐기 힘들 겁니다.

한인 식당들이 기를 쓰고 소주 한 병에 1만2천원에 파는 게 다른 이유가 아니예요.

음식 팔아서 남는 이익은 가게 유지하는데 다 들어가고, 소주 팔아 남는 이익이 '버는 돈'입니다.

그러니 분식만 팔아서는 이익의 한계가 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기 소유 가게 하나 갖고 생활비 버는 셈 친다면 그럭저럭 할 만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