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훈 Bihun (쌀국수) 으로 만든 김치라면과 잡채 한국 음식들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별별 제품이 다 출시되고 있다. 인니 쌀국수인 비훈 Bihun 을 이용한 김치라면과 잡채가 편의점에 진열되어 있다. 예전에 비훈 볶음면을 시도해보고 포스팅한 적 있다. (https://choon666.tistory.com/1564) 식감도 그렇고 영 내 취향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 한국 스타일 제품들도 시식해보진 않았다. 원래 비훈 라면 제품의 원조. Indonesia/서식기 VI 2024.02.05
공정함을 가장한 편파 1. 부자 부모가 자식 미국 유학 뒷바라지를 대줬다. 2. 노점을 하는 부모가 자식 미국 유학 뒷바라지를 해줬다. 자식 쪽에 포커스를 맞추면 1번은 자식이 갈만한 형편이니까 간 거고, 2번은 자식이 부모 등골 빼먹은 게 되겠지만 부모 쪽에 포커스를 맞추면 1번은 부모 찬스라 욕하고, 2번은 훌륭한 부모라고 칭찬한다. 둘 다 부모 찬스다. 부자의 돈이나 가난한 사람의 돈이나 돈은 똑같다. 둘 다 부모 덕 본 거다. 1번에는 분노하면서, 2번은 괜찮다고 하는 건 공정이 아니다. 그런 공정은 정의가 아니라, 자신에게 불리한 것에 대한 불만일 뿐이다. 단상 2024.02.02
3중 자각몽 출입구가 두 곳인 넓은 집에서 새끼 고양이 세 마리를 찾았다. 눈에 띄어 잡아보면 내가 찾는 새끼 고양이가 아닌 것을 반복했다. 들어온 출입구를 통해 밖으로 나가려는데 내가 신고 온 슬리퍼가 없었다. 다른 출입구 쪽으로 가니 아이들이 앉아서 마당에서 펼쳐지고 있는 공연을 보고 있었다. 아이들 사이사이에 많은 슬리퍼들이 나란히 정리되어 있었다. 그중 내 슬리퍼가 눈에 띄었다. 잡으려고 가까이 가니 어느 틈에 아이 하나가 그 위에 깔고 앉아 있다. 아이 뒤편에 앉아 기다리고 있으니 아이가 일어났다. 그런데 내 슬리퍼가 아닌 비슷한 색깔의 다른 슬리퍼가 있었다. 그 순간 지금 꿈속이라는 걸 느꼈다. 꿈에서 깨어 일어났다. 잠들기 전 기억한대로, 옆으로 누워 잠든 상태 그대로였다. 플로레스 섬의 전통 마을 큰집.. etc 2024.01.31
콩자반이 너무 비싸서 모 한인마트에서 오이소박이나 진미채 조림, 콩자반 같은 간단한 밑반찬들을 판매합니다.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그 마트치고는 상당히 이례적인 서비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타겟 고객층이 한인 기업 공장 내 기숙사에 거주하는 한국 직원 대상 단체식당이고, 그런 곳들은 대부분 한식 조리 가능한 현지인 가정부를 두기 때문에 어지간한 한식은 만들 수 있거든요. 게다가 냉동육이나 냉동 식품 위주로 구색을 갖춘 것으로 보아 (냉장육은 아예 취급 안함) 유통 및 재고관리 편이성을 가장 중시하는 운영 방침인듯 한데, 그런 곳에서 밑반찬을 취급한다는 건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닐 겁니다. 아마도 회사 밖 주택에 따로 거주하는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것이지 않나 싶습니다. 자선 단체 아니고 엄연히 장사인데 이문은 남겨야 하겠.. Indonesia/서식기 VI 2024.01.28
곤란한 부탁을 받았을 때 "생각할 시간을 달라." 사정은 잘 알겠는데... 무슨 얘긴지 알겠는데... 구구절절 어색하게 이런 저런 말 주워섬길 필요 없다. 그냥 일단,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면 된다. 그러고서 거절할 방법을 찾든, 들어줄 방법을 찾든, 다른 방법을 찾는다. 상대도 당신이 곤란해할 부탁이란 거 안다. 고민을 거듭하다 부탁했을 거다. (그게 아니라면 들어줄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부탁 받는 당신도 들어줄지 고민할 시간을 갖는 게 당연하다. 보신하라는 게 아니라. 그저 당신 입장이 그렇다. 한쪽만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부탁은 부탁이 아니다. 상대의 부탁을 그대로 들어주는 것보다, 서로를 위해 더 나은 길이 있을 수도 있다. 당신도 사정이 있어서 전부 들어줄 수 없을 수도 있다. 그 게 당신 입장이다. 상대가 즉답.. 단상 2024.01.26
모국어로 대화하는 즐거움 외국에 아무리 오래 살았고 그 나라 언어가 유창해져도,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머릿속으로 사고하는 언어는 모국어이기 때문이다. 생각을 모국어로 하기 때문에, 들을 때나 말할 때나 번역의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다. 유창하다고 해도 결국 번역의 과정이 습관화 되어 빨라진 것 뿐이다. 그래서 한국인을 만나서 모국어로 대화하는 건 그 자체로도 즐거움이다. 의사 소통을 위한 언어 구사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생각하는 데만 온전히 뇌를 쓴다는 건, 정체를 벗어나 뻥 뚫린 도로를 달리는 기분 같다. 어깨까지 잠긴 물 속을 걷다가 나와서 뭍의 편안한 길을 걷는 기분 같다. 마스크를 쓰고 오르막을 오르다, 마스크를 벗고 평지를 걸으며 마음껏 숨을 쉬는 후련함이다. 혹시나 정말 마음에 맞는 사람, 혹은 친구를 만.. Indonesia/서식기 VI 2024.01.24
현지 생산 단무지 제품 한국 식재료 같으면서도 묘하게 조악한 제품들을 생산하는 수까부미 Sukabumi 소기업에서 단무지를 출시했다. 한인 마트에서 단무지가 두 달 넘게 품절 상태라 포기하고 있었는데, 현지 대형 마트에 있길레 사봤다. 한인 마트에서는 팔지 않는 건 뭔가 이유가 있을 거다. 한국 수입 단무지의 절반 가격이다.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단무지가 뭐 대단한 기술이 필요한 식재료가 아니니 당연하다. 무가 좀 억센 느낌이 있는데, 토양이 다르니 어쩔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 이 제품을 주로 선택해야겠다. 수까부미 소기업 운영하시는 분이 참 열심히 사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Indonesia/서식기 VII 2024.01.21
삶의 의미고 나발이고 당신이 어떤 목적에 의해 태어났다면, 기쁜 감정이 들까, 불쾌한 감정이 들까. 당신이 의도에 의해 태어났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거의 대부분의 인간은 별다른 목적 없이 태어났다. 어디 써먹으려고 나온 게 아니다. 거대한 참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인생을 허무하게 느낀다고 한다. 희생자 중엔 평소 늘 타인을 배려하고 양보하던 사람도 있었을 거다. 생존자 중에 나쁜 사람,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도 있을테고. 생사를 가른 이유가 체력이나 기민한 판단력이 아닌, 그저 운이다. 내가 살아 남은 건 착한 일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그저 마침 이 곳에 있어서다. 의도가 없는 죽음이란 건 그래서 무자비하다. '무슨 짓을 했기 때문에' 당하는 죽음이 차라리 인간적이다. 인간이 목적 없이 태어났다는 사실.. 단상 2024.01.19
안받기도 애매한 뒷돈 인니 물정 잘 모르던 시절, 다니던 회사의 공장을 신축하는 건설업체 사장으로부터 봉투를 받은 적이 있다. 사장은 내 또래 젊은 중국계였다. 외부에서 점심 식사를 같이 하고 헤어졌는데, 차에 타고 나서야 자켓 주머니 안에 봉투가 있는 걸 발견했다. 2천만 루피아 짜리 수표였다. 크다고 하기엔 어정쩡한 액수다. 어째야 하나 몰라서 인니 거주 선배에게 물었다. 거주 20여 년차에 공장 건축이나 증축도 많이 진행했던 법인장이었다. 받으면 뒷탈 난다고, 돌려주라고 해서 돌려줬다. '이런 거 받을 생각 없다. 업무 깔끔하게 해줘서 늘 고맙고, 앞으로도 오래 같이 일하고 싶다.'라고 했는데, 어째 돌려 받는 사장 표정이 영 안좋았다. 그 후 사장은 만나더라도 업무적 얘기만 했다. 거리를 두는 기색이 역력했다. 공장 .. Indonesia/서식기 VI 2024.01.17
꼴락 Kolak - 허기 달래기 좋은 달달한 간식 팬데믹 시국에 벌이가 시원찮아지자 주택 단지 내 일반 가정집에서 부업으로 주전부리를 파는 곳들이 생겼다. 그 중 한 곳에서 배달 시켜 먹었던 꼴락 kolak. 굴라 메라 Gula Merah (적설탕), 산탄 santan (코코넛 밀크), 빤단 pandan (바닐라 비슷한 향료) 을 국물(?) 베이스로 하고, 지역에 따라 다채로운 내용물을 넣는 간식이다. 맛이 달달하고 부드러워서, 뿌아사 Puasa (금식 기간) 동안 금식이 해제되면 공복을 달래기 위해 식전에 먹는 간식으로 많이 먹는다. 큰 덩어리는 바나나인데, 일반 바나나가 아니라 요리에 쓰는 큰 바나나다. 주황색 조각들은 고구마, 살짝 보이는 노란색 조각은 싱꽁 Singkong (카사바) 다. 건더기들은 공통적으로 별로 안달다. 시원하고 달달한 국물과.. Indonesia/인니 음식(Makanan) 2024.01.15